한국건선협회, '2024 건선환자 설문조사' 결과 공개
다양한 치료옵션 있지만 여전히 미충족 의료 수요 높아
신체적 고통뿐 아니라 심리적, 사회·경제적 어려움 호소
'낮은 치료 효과' 가장 힘들어…"경구용 신약 기대 크다"
건선 환자들은 전신 각질, 가려움증, 발진 등으로 삶의 질 저하를 경험했으며, 다양한 치료옵션이 있지만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약 정보에 대한 관심이 많고 특히, 경구제 신약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급여 기준에 대해서는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건선 환자 대부분(68%)이 전문의 치료를 받고 있었지만, 보완대체요법에 의지하는 환자도 30%에 달해 정확한 질환 정보 전달의 중요성도 노정됐다.
한국건선협회가 국내 건선 환자들이 겪는 어려움과 치료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진행한 '건선 환자들의 치료 현황과 어려움, 신약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국내 건선환자 23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10월 31일∼11월 3일)으로 진행됐다. 조사 항목에는 건선 환자들이 치료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 치료현황, 기존 치료 옵션 및 신약에 대한 인식 등이 포함됐다.
건선은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비 전염성 만성 피부질환으로 피부에 각질과 발진이 전신에 걸쳐 다양하게 나타난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으로 인해 환자들은 정신적 스트레스나 사회활동이 위축되는 등 심리적, 사회·경제적 어려움까지 겪게 된다.
실제로 건선 환자들은 전신의 다양한 부위에 나타나는 증상과 이로 인한 삶의 질 저하를 경험하고 있었다. 건선 환자들이 응답한 주요 증상 부위는 팔·다리(75%), 몸(66%), 두피(60%), 손·발(40%), 얼굴(25%) 등이었으며, 가장 흔한 증상은 각질(90%)이었다. 이밖에도 가려움증(65%), 피부발진(50%), 수포·부종(13%) 등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삶의 질 저하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피부 병변'(90%), '주변 사람들의 시선'(71%) 등을 꼽았다. 건선은 면역 질환으로 전염성이 없지만 외관상 보이는 병변과 시선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밖에도 심리적 불안/우울감(65%), 사회적 활동 제한(55%), 경제적 부담(44%) 등을 호소했다.
건선은 실제 환자 수 대비 치료율이 낮다. 질환에 대한 낮은 인식뿐만 아니라 증상이 나타났을 때 자가 치료를 먼저 시도하거나 민간요법, 보완대체의학 등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건선협회는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환자 교육, 치료 정보 공유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치료에 대한 환자 인식 개선이 확인되는 등 적극 치료를 위한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됐다.
건선 환자 68%는 전문의 진료를 받고 있었으며, 진료기관은 상급종합병원(51%)이 가장 많았다. 의원(17%)을 찾는 비율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치료받지 않거나(27%) 자가치료(4%) 등 병원을 찾지 않는 환자가 30%를 넘었다.
중증도는 경증(42%)이 많았지만, 중등도(18%), 중증(14%) 등으로 건선환자 3명 중 1명은 중등도~중증으로 나타났다.
현재 받고 있는 치료로는 생물학적제제(38%)가 가장 많았으며, 국소치료(37%), 광치료(17%), 면역억제제(11%), 경구제 신약(5%) 등이 뒤를 이었다.
건선은 평생 치료와 관리를 해야 하는 질환이다. 환자마다 형태나 병변의 심한 정도, 합병증의 유무와 발생 위험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올바른 관리와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건선 치료에는 다양한 치료 옵션들이 사용되고 있으나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존재하며,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환자들이 치료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들이 그대로 담겼다.
건선 치료 과정에서 환자들이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낮은 치료 효과'(41%)였다. '병원 내원에 따른 시간 부담'(28%), '부작용'(16%), '주사에 대한 두려움/불편함'(4%), '비용·산정특례'(4%), '재발·합병증'(4%) 등을 호소했다.
면역억제제 치료 환자들은 '부작용'(37%), '불충분한 효과'(32%), '복약 불편'(27%), 생물학적제제 치료 환자들은 '높은 비용'(53%),' 정해진 주사 일정에 맞춰 내원'(52%) 등을 불편사항으로 꼽아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존재했다.
경구제 신약에 대한 관심은 높았다. 현재 사용 중(3%)이거나 사용 경험(6%)이 있었으며, 대부분(62%) 경구제 신약 사용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경구제 선호 이유는 '복용 편의성'(56%), '기존 치료제 대비 높은 효과'(43%), '내원 횟수 감소'(37%), '합리적 비용'(30%), '기존 치료제 대비 높은 안전성'(20%) 등이었다.
하지만 경구제 신약의 보험 급여 적용 기준을 알고 있는 환자는 5%에 불과했으며, '들어 본 적은 있으나 자세히 알지 못한다'(25%), '잘 모른다'(70%) 등 치료제 급여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선 환자들의 질환 정보 획득 경로는 협회가 운영하는 환자 커뮤니티(60%)가 가장 많았으며, 뉴스(35%), 유튜브(16%), 블로그(12%) 등 주로 온라인을 통해 정보를 접했다. 반면 의료진(26%)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더 필요한 정보로는 '신약'(79%), '병원/의료진'(44%), '약제 급여'(44%) 등을 꼽아 실제 치료 관련 정보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김성기 한국건선협회장은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건선 환자들이 신체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심리적, 사회·경제적인 어려움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여전히 현재 치료 과정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등 미충족 수요가 존재하며, 신약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라면서 "한국건선협회는 건선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치료에 도움되는 정보를 제공하고자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건선 환자들이 올바른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질환 인식 개선 활동과 더불어 정책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꾸준히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