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노력으로 꼽은 '제도개선협의체' 마지막 만남은 1년전?
건보공단 '수사기간 11→3개월 단축·송치율 향상' 단언
의료계가 반발 중인 국민건강보험공단 특별사법경찰 제도와 관련, 건보공단이 "온 직원이 염원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의료계 설득을 위한 노력 중임을 전했다. 대표적 소통 노력으로 '제도개선협의체'를 꼽았는데, 마지막 만남은 지난해 이후 1년째 이뤄지지 않았다.
김남훈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상임이사는 20일 전문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제22대 국회에서 공단 특사경 제도 도입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건보공단 직원에게 특별사법경찰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4개 의원실에서 공단 특사경 제도 도입 법안을 발의했는데, 이번 22대 국회에서는 벌써 6개 의원실에서 동일내용의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불법의료기관에 대한 환수실적의 부진은 단골 의제로 등장하는데, 공단은 부진의 이유를 '특사경법 미제정'에서 찾고 있다.
불법개설기관 수사가 평균 11개월 등으로 장기화되고 있어, 사무장병원·면허대여약국 불법개설에 한정할 수 있는 '공단 특사경'이 필요하다는 것이 공단의 주장이다.
김남훈 건보공단 급여상임이사는 "불법개설자의 재산은닉 및 위장전입 등 지능적인 납부책임 면탈행위로 단속에 한계가 있다"며 "공단의 의료전문인력과 변호사·경찰 수사관 경력직 등 조사 전문인력,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어 3개월까지 수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 통과를 위해 국회는 물론, 의료계를 포함한 각계 이해관계자를 설득 중이라는 설명도 더했다. 의료계와의 소통 노력으로 '제도개선협의체'를 꼽았지만, 의료계 이슈로 인해 작년 만남 이후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이화연 건보공단 요양기관지원실 조사사후관리부장은 의료계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안전장치나 복안이 있는가에 대한 질의에 "의료계는 공단 특사경 도입으로, 불법개설기관 외 부당청구에 대한 부분까지 수사를 확대할 것을 우려하는 것 같다"며 "적용되는 법이 완전히 다르다는 부분을 설명,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당청구는 건강보험법에서, 불법개설기관은 의료법에 근거해 조사를 하기 때문에 부당청구까지 확장될 여지는 없다는 설명이다.
수사기간을 3개월로, 기존 평균 기간인 11개월에서 8개월 단축을 자신할 수 있는 가에 대한 질의에 대해서도 "2014년부터 행정조사 경험이 있다. 수사관 출신 전문인력이 있어 시뮬레이션을 하기도 했다. 특사경이 도입되면 한분의 검사 지휘를 받게 된다. 송치율도 올라갈 것으로 생각한다. 법안이 도입되면, 별도의 조직을 만들 생각인데 서울에 수사단을 꾸릴 예정"이라고 답했다.
의료계는 수사권 남용 우려, 공단 전문성 부족, 절차주의적 사요 역행 등을 문제로 짚으며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대등해야 할 보험자와 공급자의 관계가 왜곡될 가능성이 높다"며 "의료기관 대상 조사를 빌미로 하는 임의 절차마저도 심리적 압박으로 인해 사실상 강제 수사처럼 변질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입법조사처 역시 지난 국정감사를 앞두고 공개한 2024년도 국정감사 이슈분석에서 공단 특사경법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입법조사처는 "비공무원에 대한 사범경찰권 부여 사례를 참조할 때, 공단 임직원의 전문성과 사안의 긴급성, 불가피성이 인정되는 것이 선결과제"라며 "수사권한 부여의 불가피성에 대한 공감대가 먼저 확보될 필요가 있다"고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