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사태 원인? '관료적 권위주의' vs 신세대 '가치관' 충돌!

의정 사태 원인? '관료적 권위주의' vs 신세대 '가치관' 충돌!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5.04.0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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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복리 위해 '기본권 제한' 논리 아직도 존속…신세대 가치관 달라
안덕선 고려대 명예교수, 의학회 E-NEWS LETTER 기획특집 진단
"유신시대 긴급조치 '업무개시 명령' 살아있는 한 해결 방안 안 보여"

안덕선 의료정책연구원장. [사진=송성철] ⓒ의협신문
안덕선 의료정책연구원장. [사진=송성철] ⓒ의협신문

의대정원 증원을 놓고 벌어진 의정 사태의 근본 원인 중 하나는 일제 강점기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는 명령과 통제로 일관된 보건행정의 '관료적 권위주의'와 90년대 문민정부에서 태어난 새로운 젊은 세대 간의 '가치관' 충돌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안덕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고려대 명예교수)은 대한의학회가 발행한 E-NEWS LETTER 기획특집 '의정 사태의 배경'을 통해 이같이 진단하고, 충돌을 해결할 수 있는 처방을 제시했다. 안덕선 원장은 의사의 집단행동은 불법이라며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는 유신시대 관료적 권위주의를 청산하지 않는 한 의정 갈등을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안덕선 원장은 "고도성장기에 몸으로 경험한 사회적 가치관은 과도한 정치권력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였어도 공공의 복리를 위해 가능하다는 논리가 통했다. 불행히도 과거나 지금이나 정부와 관료의 입장은 젊은 학생과 전공의 의견마저 반체제 활동이나 반사회적 활동으로 규정하려 한다"면서 "정권이나 관료에게 순종하지 않는 집단은 자기 이익 이외는 돌보지 않는 '사악한 집단'으로 간주하고, 국민과 사회의 안정을 위해 철저히 통제받아야 한다는 이념이 강하게 지배하는 듯하다. 과거 70년대의 가치관이 아직도 존속하고 있다"고 짚었다.

의정 충돌 사태의 근본 원인 역시 명령과 통제로 일관하고 있는 관료적 권위주의와 새로운 세대 가치관의 충돌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과거 70년대의 가치관이 아직도 존속하며, 이제 90년대 이후의 젊은 세대의 가치관과 충돌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대비와 적절한 변화와 적응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 안덕선 원장은 "아직도 의사의 집단행동은 다 불법이고, 문민정부가 부활시킨 유신시대 긴급조치인 '업무개시명령'이 살아있는 한 신·구 세대 간 인간의 기본권을 중심으로 한 세대 간 가치관의 충돌은 해결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업무개시명령'은 형사처벌을 수반하는 법적 절차다. 현행 의료법에서는 업무개시명령 위반 시 형사적·행정적 제재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행정적 제재로는 의료기관에 대해 1년 범위에서 개설허가의 취소 또는 폐쇄를 명할 수 있다. 의료인은 면허를 취소하거나, 1년의 범위에서 자격정지를 명할 수 있다. 업무개시명령 위반행위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하였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경우라면 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형사적 제재로는 업무개시명령을 했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이행하면 의료법 위반죄가 성립, 형사처벌(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 벌금)을 받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장관,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 등이 내릴 수 있는 '업무개시명령'은 형사처벌을 수반하는 법적 절차다. 현행 의료법에는 업무개시명령 위반 시 형사처벌(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 벌금)과 행정적 제재(1년 이하 자격정지, 금고 이상 면허취소)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진 편집=freepik] ⓒ의협신문
'업무개시명령'은 보건복지부장관,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 등이 내릴 수 있다. 업무개시명령 위반 시 형사 처벌(3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 벌금)과 행정적 제재(의료기관: 1년 이내 개설허가 취소/의료인: 면허 취소 또는 1년 이내 자격정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진 편집=freepik] ⓒ의협신문

한편, 수련병원의 전공의 교육과 직무 역시 새로운 세대의 가치관에 부합하도록 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덕선 원장은 "일제 강점기 '의국'이 모체가 된 전공의교육은 주임교수 중심의 극심한 수직적 위계 속에서 주어진 직무를 어떤 상황에서도 충실히 하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여겼다"면서 "의국이라는 독특한 폐쇄적인 환경 속에서 전공의 교육에 대한 국제적 동향이나 전공의의 조직화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고 정부 관료만큼이나 변화하지 않은 수련교육 문화의 문제점을 짚었다.

"문민정부 이후에 태어난 세대의 전공의가 과거 고도성장기의 전공의인 지금의 교수진과 전공의 교육에 대한 시각이나 기본적인 사회적 가치관을 공유하는지는 의문"이라고 밝힌 안덕선 원장은 "너무나도 가난한 시절에 전공의 과정을 밟았던 선배들과 경제적으로 중진국에서 시작하여 선진국으로 넘어가는 시대에 태어난 후배 전공의의 기대치는 엄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의 세대가 과거에 공유했던 가치를 유지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근면·성실·수월성 추구 등의 보편적 가치는 세월이 변해도 바뀌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 안덕선 원장은 "새 세대는 전공의에게 합리성을 상실한 요구는 받아들여지기 힘들 것이고, 그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면서 "수련병원의 전공의 직무는 전문 직업성과 부합할 수 있어야 하고, 교육적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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