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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반이 못한 일…미카르디스가 해낼까?

디오반이 못한 일…미카르디스가 해낼까?

  • 신범수 기자 shinbs@kma.org
  • 승인 2008.03.17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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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E 억제제와 비교 임상 ON-TARGET 내주 발표
'ARB+ACE 병용이 단독요법보다 우수' 입증이 관건

막강한 성장세로 고혈압 약물 계열 중 1위로 뛰어오른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차단체(ARB).

하지만 ARB와 유사한 기전이면서 개발된 지 훨씬 오래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CE) 억제제보다 우수한 약인지 아닌지는 아직 '미지수'다. 임상의들은 ARB가 최소한 ACE 억제제와 동등한 효과를 가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지만 사실 확실한 '증거'는 아직 없다.

물론 시도가 없던 것은 아니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ARB 약물 중 하나인 발사르탄(상품명 디오반, 노바티스)의 경우 'VALIANT' 임상연구로 ACE 억제제 캡토프릴과 효능을 비교한 바 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디오반은 캡토프릴에 비해 효능이 '열등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두 약을 병용했더니 각 약물을 단독으로 사용한 것에 비해 추가 이익은 없으면서 오히려 '이상반응'만 늘더라는 것이 이 연구의 결론이다. 디오반의 최대 용량(320mg)까지 증량했는데도 말이다.

디오반의 전철 밟을까? 차별화 성공할까?

이런 상황에서 미카르디스(성분명 텔미살탄, 베링거인겔하임)가 도전장을 내민다.

상대는 대표적인 ACE 억제제 라미프릴이다. ARB 약물 대상의 연구로선 최대 규모로 진행된 ON-TARGET(Ongoing Telmisartan Alone and in combination with Ramipril Global Endpoint Trial) 연구로 오는 31일 그 결과가 발표된다.

우선 개괄적인 디자인은 VALIANT와 동일하다.

연구진은 2만 5천여명의 환자를 미카르디스·라미프릴·두 약의 병용요법으로 나눠 치료했다. 대상 환자는 혈압이 잘 관리되고 있으나 심혈관계 위험이 큰 고령 환자로 이 약들이 혈압강하 효과 외 어떤 추가 이익을 보이는지 관찰했다.

연구가 증명하고자 하는 것은 미카르디스가 라미프릴과 동등한 수준의 종합적 심혈관계 위험을 줄이는가 그리고 두 계열 약을 병용하면 각각의 단독요법보다 추가 이익이 있는가이다.

이 목표 그대로 달성된다면 미카르디스는 ARB 계열에서 독보적인 차별점을 획득할 수 있다.

일단 미카르디스는 '효과가 확실한' ACE 억제제와 동등한 효과를 지닌다는 것을 확증하는 것이며, 심부전이 없는 환자에서 안지오텐신 '이중억제' 방법의 이익을 증명한 최초의 ARB 약물로 자리매김 하는 것이다.

이를 달리 이야기하면 마른 기침 등 이상반응으로 ACE 억제제를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안심하고' ARB로 갈아탈 수 있는 명분을 주는 것이고, ACE 억제제와 병용할 때 혈압강하 외 추가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ARB가 된다는 의미다.

칸데살탄(상품명 아타칸)도 CHARM-added 연구로 ARB+ACE 억제제의 임상적 이익을 증명한 바 있으나 대상 환자가 심부전을 앓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히 구분된다.

또다른 관심사…ARB 파라독스

하지만 ON-TARGET의 결과가 이렇게 드라마틱하리란 보장은 없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미카르디스, 라미프릴, 병용요법 등 3 그룹의 심혈관계 질환 예방 효과가 유사한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결국 ON-TARGET을 통해 미카르디스가 완벽하게 라미프릴을 능가하지 못한다면 그리고 병용요법마저 단독요법과 유사한 결과를 보인다면, 이 연구는 미카르디스를 디오반과 동등한 수준의 ARB로 끌어 올려 놓는 수준에서 평가가 마무리될 공산이 크다.

또다른 관전 포인트는 ARB 약물이 ACE 억제제에 비해 과연 심근경색을 더 유발하느냐이다.

ARB가 당뇨발생, 뇌졸중 예방효과는 우수해 특히 한국환자들에게 의미는 있으나 VALUE 등 연구에서 심근경색 위험을 높인다는 신호가 있어, 학계에서 활발한 논란이 진행돼 왔다.

VALUE가 발표됐을 당시 학계에선 "ON-TARGET 연구가 발표되면 확실한 답이 밝혀질 것이므로 그 전까지는 결론을 유보하자"는 목소리가 대세였다.

ON-TARGET은 소위 ARB 파라독스라 불리는 이 논란의 종지부를 찍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연구의 결과는 31일 개최되는 미국심장학회(ACC) 연례회의에서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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