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대규모 연구서 위약 대비 효과 입증 못해
새로운 누관의 조기 혈전 발생 빈도는 37% 줄여
항혈전제 클리피도그렐(플라빅스)이 혈액투석을 위해 외과적으로 넓힌 혈관(누관)에서 조기 혈전의 발생 빈도는 줄이지만, 투석에 적합한 혈관을 확보하도록 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대규모 임상 결과가 JAMA(14일판)에 실렸다.
누관 형성을 실시한 지 하루가 지난 말기신장질환 환자와 만성 신장 질환자 877명을 대상으로 클리피도그렐(441명)과 위약(436명)을 6주동안 투여한 뒤 혈액투석 누관의 조기 실패를 줄이는 지를 살펴본 이번 연구에 따르면, 클리피도그렐 군에서 위약 군보다 조기 혈전 발생이 37% 줄었다(클리피도그렐군 12.2%, 위약군 19.5%).
하지만 적합한 누관을 만드는 데 실패한 비율은 클리피도그렐 군이 61.8%, 위약 군이 59.5%로 두 군 모두에서 높았다. 부작용의 경우 두 군에서 비슷했으며, 출혈 빈도와 심각성 면에서 클리피도그렐 군이 위약 군보다 심각하지 않았다.
혈액투석을 실시하기 위해선 혈류량을 늘릴 수 있도록 적절한 혈관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새로운 누관의 확장과 리모델링을 위해 클리피도그렐을 투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임상 결과를 얻지 못한 것.
동정맥 누관은 다른 혈관 확보 방안 보다 혈전 형성 비율와 감염률, 의료비용이 낮아 선호되지만, 혈전 발생이나 혈관 미성숙 등으로 조기 실패하는 사례가 있어 한계가 있었다.
이번 결과에 대해 보건경제학자는 "신장내과 의사들이 누관을 만든 환자에게 클리피도그렐을 처방해서는 안된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클리피도그렐이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이익을 가져다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관행적으로 클리피도그렐을 처방할 경우 혈전이 생긴 미성숙 혈관의 생존을 연장시킴으로써 다른 혈관을 확보하는 시도를 지연시키는 등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를 주도한 로라 M. 뎀버 보스턴의대 교수는 "이번 대규모 연구에서 관찰된 높은 실패율은 누관 성숙 실패 기전과 적합한 환자를 판별하는 기준, 누관 성숙을 돕는 중재를 규명하려는 시도를 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03년~2007년까지 미국 내 9개 센터에서 진행됐으며, 연구비는 NIH가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