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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100년의 발자취<8>

의협 100년의 발자취<8>

  • 조명덕 기자 mdcho@kma.org
  • 승인 2008.09.2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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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존엄과 가치 이어갈 '마지막 보루'

의 사 윤 리 강 령

1. 의사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며, 의료를 적정하고 공정하게 시행하여 사람의 건강을 보호증진함에 헌신한다.

2. 의사는 학문적으로 인정된 전문적 의학지식과 양심에 따라 진료를 하며, 상호간에 우애·존경·신의로서 대하고, 품위와 명예를 지킨다.

3. 의사는 최신 전문적 의학지식의 습득에 노력하고, 공중보건의 개선과 발전에 이바지한다.

4. 의사는 진단 및 치료 과정에 환자의 의사와 선택을 반영함으로써 환자의 인격과 자기결정권을 존중한다.

5. 의사는 진단 및 치료와 관련하여 알게 된 환자에 대한 비밀과 사생활을 보호하며, 환자의 이익에 반하는 제도의 개선과 환자에 대한 책임을 다하도록 노력한다.

6. 의사는 응급환자가 아닌 자에 대하여 진료방해·과잉진료요구 등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진료를 거부함으로써 건강한 진료문화의 발달에 기여한다.

7. 의사는 죽음을 앞둔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환자가 인간답게 자연스런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8. 의사는 인체 및 생명공학 연구와 관련하여 피험자의 생명·건강과 인격을 존중하고, 윤리적·의학적·사회적 타당성을 검토함으로써 의술 향상 및 인류의 건강 증진에 기여한다.

의사 윤리' 왜, 어떻게 만들어졌나?

의학과 의료기술이 아무리 첨단을 달려도 진료·연구·교육의 최일선에 놓여있는 의사가 윤리적 판단을 해야 할 상황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을 만큼 '의사윤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덕목이다.

복잡다단한 윤리적 상황에서 의사의 판단은 개인적 가치관·생명관에 따라 결정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의사도 '불완전한 인간'인 만큼 모든 상황에서 개인적으로 최선의 선택을 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면이 없지 않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한의사협회가 윤리의 기본원칙을 반영해 제시한 '의사윤리강령' 및 '의사윤리지침'은 현행법의 규정과 무관하게, 순수한 의학적 관점에서 윤리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행위와 그렇지 못한 행위를 판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1961년 제13차 정기대의원총회부터 의사회 공식 모임에서 '의사윤리선언'을 낭독하기 시작했다.

1947년 조선의학협회로 다시 발족된 직후 의협은 협회의 상징이 될 기장과 휘장을 제정하고, 1961년 세계의사회(WMA)가 제정한 의사윤리를 번역 채택, 제13차 정기 대의원총회와 학술대회 때부터 각급 의사단체 회원이 모이는 자리에서는 어김없이 '의사윤리선언'을 낭독함으로써 윤리에 어긋나지 않는 의사가 되기 위한 결의를 다졌다.

이 의사윤리선언은 1965년까지 그대로 활용되다가 같은 해 제17차 정기 대의원총회 때 각계의 중지를 모아 수정한 데 이어 1978년 후반에 이르러 시대에 적합하지 않은 조항이 있다는 지적과 함께 의료의 공익화와 의료제도의 변천에 적응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정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같은 여론이 대두되자 의협은 1978년말 법제위원회에 의사윤리 개정안을 마련하도록 했으며, 법제위원회는 1979년 1월 19일 단일의사법제정 추진문제와 함께 의사윤리 개정에 합의하고 2차 회의를 거듭한 후 개정안을 마련해 윤리위원회에 자문을 의뢰했다.

대한의사협회는 1993년 5월 6일 '인공수태윤리에 관한 선언'을, 1993년 3월 4일 '뇌사에 관한 선언'을 제정하고 선포식을 열었다.

윤리위원회는 같은 해 4월 개정의 필요성을 인정해 일부 조항을 수정, 이사회의 결의와 한국국어교육학회의 자문을 거쳐 4월 27일 제31차 정기 대의원총회에 의안으로 상정하게 됐다.

이후 1996년 '의사윤리선언'이 규정하고 있는 내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하기 위해 '의사윤리강령' 제정 작업이 시작된다. 새로운 윤리강령을 회원에게 명확하게 인식시켜 윤리의식을 제고하는 한편 국민에게 의사가 지켜야 할 윤리적 내용을 공개함으로써 의료윤리에 대한 국민적 인식의 변화를 추구하며 비윤리적 행위에 대한 판단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이었다.

같은해 10월을 시작으로 윤리강령 제정을 위한 자문위원회가 6차례 열려 1997년 2월 최종안이 확정돼 4월 공포된 후 2006년 4월 일부 개정됐다<전문 별항>.

한편 강령이 지향하고 있는 의사윤리를 의료의 현장에서 적용해 1차적 판단기준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 1998년 부터 '의사윤리지침'을 제정하기 위한 작업이 시작된다.

같은 해 3월 지침 제정에 관한 연구용역 사업이 시작돼 1999년 2월 중간보고와 같은 4월 1일 공청회에 이어 26일 제61차 정기 대의원총회에 의결된 후 2001년 2~3월 3차례의 검토소위원회를 거쳐 4월 최종 확정돼 11월 15일 의협 창립 93주년을 맞아 공포됐으며 2006년 4월 개정됐다.

'의사윤리선언'과 '의사윤리강령'의 기본 정신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이 지침은  의사가 보다 윤리적인 의술을 펼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권·건강권을 수호하고 나아가 인권을 신장하는데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특히 최선의 의료를 시행하는 한편 연수교육 등에 적극 참여해 새로운 의학지식과 기술을 습득·연마해야 한다(제2조)는 사명감을 바탕으로, 불공정경쟁·과대광고·과잉진료 금지를 다짐하고, 뇌사·장기이식·인공수태·생명복제연구·연구결과발표 등 윤리적 판단이 요구되는 사안과 관련된 기준을 제시해 의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한편 의협은 이 지침과는 별도로 1993년 '뇌사에 관한 선언'과 '인공수태윤리에 관한 선언'을 각각 선포한다.

뇌사판정의 의학적인 정밀성과 엄정한 시행을 위해 3월 4일 선포된 '뇌사에 관한 선언'은 뇌사판정의 신중성과 정밀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고, 뇌사에 관한 법률 제정을 촉진·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

1993년 5월 6일 선포한 '인공수태윤리에 관한 선언'은 '인공수태 시술 지침'을 준수하기 위한 것이다. 당시 불임증 치료를 위해 연구 개발한 다양한 인공수태 시술방법을 임상에 활용하고 있는 점을 고려, 인공수태 시술 시 생명의 존엄성과 가치를 존중하고, 시술자의 윤리의식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사윤리에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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