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수술시 비장을 함께 떼어내는 것은 해부학적 림프액의 흐름에 근거해 상부 위암이나 진행성 위암 등의 수술시 더 철저한 림프절 완전절제를 위해 시행되어 왔다. 위암이 위의 상부에 위치할 경우 비장동맥이나 비장 입구 주위의 림프절에 암세포가 전이될 가능성은 각각 10%정도. 이런 경우 광범위한 림프절 완전절제를 위해 비장을 떼어내고 있으나 이 경우 비장 보존 환자에 비해 복강 내 출혈이나 감염, 늑막에 물이 고이거나 폐가 펴지지 않는 등 합병증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림프절 완전절제를 위한 비장 제거를 둘러싸고 외과의사들 사이에서 그동안 논란이 있었으나 노성훈 교수팀(연세의대 외과)은 세브란스병원 외과에서 위전절제술을 시행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비장을 떼어내는 것이 환자의 수술 후 재발감소, 생존율의 향상에 도움이 되지 못함을 입증함으로써 비장 제거가 위암 수술시 꼭 필요한 것이 아님을 증명한 것이다.
노교수팀은 1,034명의 환자 중 비근치적 수술을 받았거나 비장 이외의 다른 장기를 절제한 경우, 위의 하부에 암이 위치한 환자를 제거한 66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비장 적출군과 비장보존군으로 나눠 연구했다.
병기별 재발율을 비장 제거군과 보존군으로 나눠 비교한 결과 1기 4.3%:0%, 2기 33%:25%, 3기 48.9%:33.3%, 4기 57.4%:65.5%로 차이가 없었고, 병기별 5년 생존율도 1기 89.8%:94.6%, 2기 67.9%:75.3%, 3기 43.4%:46.5%, 4기 17.4%:5.2%로 비장제거군과 보존군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노성훈교수는 “이번 연구는 위암 수술에서 비장의 합병 절제가 치료결과를 바뀌지 못함을 보여준 것으로, 암세포가 비장 주위 림프절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림프절 완전절제를 위해 비장을 제거해야 한다는 논리에 대한 반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앞으로 비장의 면역학적 역할과 위암 환자에서 비장이 암 자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추가 연구를 통해 비장 보존의 의의를 보다 정확히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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