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환자 유치 실적 뻥튀기 '유감'

해외환자 유치 실적 뻥튀기 '유감'

  • 이정환 기자 leejh91@kma.org
  • 승인 2009.12.0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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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외국인 환자 유치에 적극 앞장서고 있는 가운데 유치 실적이 뻥튀기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 병원이 유치한 외국인 환자 1만 6356명 중 2998명이 주한미군이기 때문이다.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환자를 국내의 주요 병원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의료관광산업의 주요 목적인데 10명 중 2명이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주한미군이다보니 비판이 거셀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보건복지가족부가 주먹구구식으로 외국인 환자 유치사업을 하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정부정책을 비판하고 있어 앞으로 정부의 외국인 환자 유치사업과 이와 관련된 예산도 삭감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이 부풀려졌다는 소식은 전국 주요 도시 및 의료기관이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좋은 소식이 아니다. 자칫 과열 경쟁으로 인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의료관광산업이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몇몇 의료기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외국인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대로 갖춰놓지 않았다. 또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단체의 사단법인 허가를 놓고 두 개의 단체가 소모적인 대립을 하고 있다. 이러한 준비부족과 갈등은 결코 득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겠다.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이 부풀려 졌다는 의혹은 지난 국정감사 때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에 의해 제기됐다. 곽 의원은 국정감사 당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유치 실적에 주한미군이 많이 포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환자 유치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만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곽 의원은 또 최근 진흥원으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9월 국내 병원 7곳이 유치한 해외환자 중 주한미군이 18. 3%나 됐다"며 외국인 환자 유치사업이 본래의 취지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정부가 국무총리실에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실제 유치 인원이 아닌 연인원(환자 방문횟수)수를 보고해 최대 1만명 이상 실적이 부풀려졌다는 의혹도 불거져 이를 토대로 책정된 2010년 예산 삭감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는 25일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에서 복지부의 2010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외국인 환자 유치 활성화 지원과 관련된 예산을 삭감키로 했다. 복지부는 108억원의 예산을 요구했으나 예결소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15억원을 삭감한 것.

정부의 정책은 충분한 검토와 준비과정을 거쳐 추친돼야 한다. 그런데 과정에서 잘못된 통계를 인용해 예산을 증액시키려 했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금이라도 정확한 통계를 발표하고 제대로 된 외국인 환자 유치사업을 추진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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