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버려야 알릴 수 있다"
"진정, 버려야 알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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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6.1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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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마케팅⑥
▲ 김태연(모스커뮤니케이션 대표)

불교 '게송-불덕을 찬미하고 교리를 서술한 4구 싯구' 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입측진언(入厠眞言, 화장실에 들어가 편히 앉아서), "버리고 또 버리니 큰 기쁨일세".

이는 불교 본연의 '버림의 미학'이자 마케팅 이론의 '희생의 법칙(The Law of Sacrifice)'과도 일맥상통한다.

마케팅 '희생의 법칙'은 그 무엇을 얻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은 포기해야 한다는 이내용이다. 즉 '모든 사람을 위한 모든 것'이 되고자 한다면 극단적으로 '그 어떤 사람을 위한 것도 아닌,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케팅 활동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어느 분야에서건 '수 십 가지를 다 잘하는 만능 엔터테이너' 보다 '한 가지만 잘하는 외곬수'가 전문가로 더욱 인정받고 성공확율 높아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그렇지만 많은 개업의들은 사실 이 '선택과 집중'을 기꺼이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차별화·전문화를 위해 나머지 진료과목을 뚝 떼어 버려버리고 한 과목에만 매달리자니, 당장의 손실이 눈앞에 보여 도저히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우리 병원은 차별화·전문화 보다는 백화점식 진료과목으로 환자군을 보다 많이 확보하는 것이 수익창출에 더 낫다고 이야기한다.

그럴 수도 있다. 차별화·전문화가 대한민국 모든 병원에 동일하게 적용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그 병원이 처한 상황에 따라 적용 여부가 달라져야 한다. 병원이 위치한 지역의 경쟁상황, 타겟군에 따라서 차별화·전문화가 필수적일 수도 있고, 반대로 진료과목을 넓혀가는 것이 수익창출에 보다 효과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희생의 법칙'·'선택과 집중'이 꼭 필요한 분야가 있다. 바로 병원을 알리는 대외 커뮤니케이션 부분이다. 대부분의 병원장들은 우리 병원의 수많은 특장점들을 고객들에게 하나도 남김없이 다 내보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부디, 꾹 참으셔야만 한다.

전설적인 마케팅 전략가 잭 트라우트(Jack Trout)의 표현을 빌리자면 현대는 커뮤니케이션의 메가급과부화(megaload) 상태이다. 스웨덴에서 사는 보통의 소비자는 하루 3000여개의 상업적 메시지를 접한다고 한다.

사실 신문이나 잡지에 소개된 병원 광고나 기사를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 병원이 장점들이 지면을 빽빽하게 뒤덮고 있다. 같은 진료과목의 병원이라면 병원명과 원장의 사진만 바꾸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로 비슷한 내용 일색이다.

병원은 그저 주어진 페이지에 하고 싶은 말을 모두 담아낸 것 뿐이지만, 고객의 입장에서는 그것은 공해다. 열 개의 공을 동시에 던지면 단 한 개도 받아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나중엔 그 열 개의 공을 던진 사람을 아예 회피해 버릴 수도 있다.

버리고 버린, '선택과 집중'의 한 단어로 지속적으로 공략하지 않으면, 고객의 인식 속에 결코 침투할 수 없다. 진정, 버려야 알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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