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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강국으로 가는 길, 그 해답을 찾아서

신약개발 강국으로 가는 길, 그 해답을 찾아서

  • 유해영 인턴기자 chelsang48@naver.com
  • 승인 2010.07.2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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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전현직 제약협회장에게 듣다] 이경호 회장-타카시 쇼다 회장

한국 제약업계는 현재 제네릭 중심에서 개량신약 개발, 그리고 R&D 투자 확대 등 글로벌화를 위한 첫 걸음을 내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일본의 신약개발과 글로벌 경영전략 사례는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경호 한국제약협회장과 일본 제약협회장을 역임한 타카시 쇼다 다이이찌산쿄 회장은 지난 16일 오전 10시 메리어트 호텔 비즈니스 센터에서 '신약개발 강국으로 가는 길, 그 해답을 찾아서'를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이날 좌담회는 제약산업의 발전 방안과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물론 신약개발 강국인 일본의 경험을 통해 우리나라도 신약개발강국으로 가기 위한 방법을 찾는 뜻 깊은 자리였다.

좌담회는 ▲한국 제약산업의 글로벌 진출 필요성 ▲일본 제약산업의 발전상 ▲다이이찌산쿄 신약개발 사례 ▲한국 제약기업을 위한 발전방안 모색에 대해 이경호 회장과 타카시 쇼다 회장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회장과 쇼다 회장은 글로벌화를 위한 R&D투자·기업경영 선진화·해외진출의 중요성과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것에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일본과 한국이 신약 개발을 위해 상호 협력과 적극적인 교류가 있어야 하며, 한·중·일 공동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한-일 제약협회가 지속적으로 교류해야 할 필요성에도 인식을 같이했다.

▲ 이경호 회장(사진 오른쪽)과 다이이찌산쿄 쇼다 회장이 좌담을 나누고 있다.ⓒ의협신문 김선경

한국 제약산업, 어디로 가야하나?

▶한국 제약산업의 향후 과제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꼽는 분위기입니다. 글로벌화를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이경호 회장 : 국내 제약산업의 향후 과제인 신약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은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필수적으로 추구해야 할 목표입니다. 제약시장의 경쟁 상대는 국내 뿐 아니라 세계 제약사 모두입니다.

선진국의 제약사들은 국내에 진입하고 있고, 최근 제네릭 제품도 진출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한국 제약사들은 세계진출에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 진출과 관련 R&D 투자는 양적인 면에서 선진국 수준에 크게 못미치는 것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또 글로벌 경영도 노력해야 할 부분입니다.

▶신약개발을 위한 인프라는 얼마나 구축돼 있다고 보십니까?

- 이경호 회장 : 한국 제약산업은 지난 10년간 국내시장이 2배 이상 성장했고, R&D가 선진국에 비해 부족하긴 하지만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신약을 14개 개발했고, 수출 실적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154건의 신약개발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체 제약산업 규모로 봤을 때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신약개발에 대해 가시적 성과를 내는 것에는 무리가 있지만 희망적인 것은 '향후 지속적 발전을 위해 더 이상은 제네릭만으로는 안 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약계·학계의 노력과 정부 차원에서의 R&D의 정책적 지원, 한국의 젊고 우수한 맨 파워가 합해지면 신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한국 제약산업을 한 단계 성장시키기 위한 제약협회의 비전은?

- 이경호 회장 : R&D·기술개발·해외진출·기업경영의 글로벌화가 중요합니다. 제약산업은 향후 성장동력산업이므로 제약계를 비롯해 정부와 의료계 모두가 국민건강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특히 약은 국민건강과 직결이 되므로 국민의 신뢰 확보가 가장 중요합니다.

제약협회는 향후 성장동력으로 중요한 산업이라는 인식을 갖게 해야 하며, 국민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일본, 30년전부터 R&D 투자늘려 글로벌화

▶일본 제약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된 계기와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게 된 배경은?

- 쇼다 회장 : 1960~70년대에는 해외에서 수입하는 형태였고, 1980년대부터 신약을 개발해 해외에서 파트너사에 라이센스아웃해 판매했습니다.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해외에서 직접 거점을 만들어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현지회사를 기업의 자회사로 인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약산업을 글로벌화 하기 위해서는 R&D 투자가 가장 중요합니다. 약은 국경이 없어 태생적으로 글로벌화에 적합한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제약산업은 R&D에 많은 자본투자가 필요해 내수만으로는 불가능하고 글로벌화가 필요하다고 자각한 것이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신약개발 과정에서의 위험요소나 자원소모를 줄이기 위한 비결은?

- 쇼다 회장 : 일본제약공업협회에 따르면 일본 제약사들의 의약품 연구개발 성공확률은 2만분의 1이고, 기간은 9~17년이 걸리며 개발비는 500~1000억엔 정도 듭니다. 최근에는 연간 2000억엔 정도를 신약개발을 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용이 17~50%가량됩니다.

위험요소나 자원소모를 줄이려면 회사에서 어느 것을 선택할지, 계속 진행할 지 중단할 지(Go or No Go)를 판단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또 정해진 유효성과 안전성을 판단하고 상업화 성공 가능성 등을 고려해 글로벌 연구개발의 의사결정을 하게 됩니다.

다이이찌산쿄는 회사 내에 '연구개발의사결정기관(GEMRAD)'을 조직했고, R&D담당자 뿐 아니라 마케팅·영업·특허 관련 담당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해 신약개발 진행 여부에 대에 최종 결정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제약산업 발전 위해 정부차원 지원 필요

▶일본의 경험을 토대로 한국 제약협회는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 쇼다 회장 : 제약산업은 혁신적 신약개발과 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두 가지 역할이 있습니다. 한국은 의료비 증가를 억제하고 약가 증가를 억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의약품은 사람에 대한 투자이기 때문에 비용만 따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제약협회는 정기적으로 정부 4개 부처와 제약산업의 문제점과 발전방안에 관한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이 같은 노력을 했으면 합니다.

▶다이이찌산쿄의 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 이경호 회장 : 일본은 제네릭 위주의 산업환경에서 제약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R&D투자를 늘려 신약을 개발해야 한다는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이것이 제약계에 공감대를 형성했고 정부로부터의 지원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정부도 R&D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그에 상응하는 지원제도를 뒷받침해 제약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일본은 적절한 약가정책을 통해 R&D 비용을 마련했는데, 우리도 재원이 확보될 수 있는 약가정책을 펼쳤으면 합니다.

▶한-일 두 나라가 협력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 이경호 회장 : 제약시장은 국경이 없는 산업이므로 국가간 협력이 중요합니다. 앞으로 일본 제약업계와 적극 교류해 발전적인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쇼다 회장 : 한-일 두나라 제약산업의 협력을 위해선 우선 의약품 개발을 위한 국제협동임상시험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또 한-일 제약협회의 정기적인 회합을 지속적으로 이어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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