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간협 정총서 정치계 10여명, 유관단체장 등 참석
간무협 "개편안 대찬성" 홈페이지 공지 하루만에 내려
간호조무사 폐지를 골자로 하는 간호인력 3단계 개편안을 두고 간호계가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여·야 국회의원들이 간호사와의 끈끈한 가족애를 강조하며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20일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대한간호협회 제80회 정기대의원총회'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교육과학위원회 소속 등 현직 의원 10여명과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김윤수 대한병원협회장·김정곤 대한한의사협회장 등 유관단체장이 대거 참석했다.
간호협회는 개회식에서 간호인력 개편안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하면서 ▲간호사 법적인력 기준 준수를 위한 관리·감독 강화 ▲근무형태 다양화 ▲장기요양기관 간호사 의무배치 등 요구사항을 담은 건의문과 결의문을 발표했다.
성명숙 간협회장은 "올 한해 우보만리(牛步萬里)의 자세로 변화에 흔들리기보다는 우직하게 우리의 정책과제를 이뤄나가겠다"면서 "우리나라 보건의료 전체 발전과 국민 건강증진을 위한 간호인력 수급의 큰 틀에서 간호인력 개편방향을 마무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회에 불참한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치사를 통해 최근 발표한 간호인력 개편안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임을 암시했다.
임 장관은 "간호인력 수요가 급증하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엔 현재의 인력구조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간호협회에서 이 논의를 주도해나가며 보다 합리적이고 발전적인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적극 참여해달라"고 밝혔다.
정치계 인사들은 간호사 인맥을 언급하며 간호 정책과제에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오제세 국회 보건복지위원장(민주통합당)은 "며느리와 누나가 간호사"라며 "간협에서 건의한 과제들은 지당한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 당선인, 새 장관과 함께 치밀하게 검토해 최적의 방안이 무엇인지 열심히 고민해 답을 찾아내겠다"고 밝혔다.
"아내가 간호사"라며 말문을 연 이군현 국회 윤리위원장(새누리당)은 "간호사 처우 개선을 위해 모인 이 자리에는 정치권 사람들도 힘을 보태달라는 메시지가 있다고 본다"면서 "힘껏 도울테니 어려워도 힘 내시라"고 말했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 또한 "간협에서 제시한 건의사항에 충분히 공감한다"면서 "누나 2명이 간호사다. 당내에서 간호 관련 현안은 신경림 의원과 협조해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열심히 돕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진 특강에서는 간호사의 정치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 제시됐다.
'건강한 대한민국, 간호사와 함께'를 주제로 발표를 맡은 김진현 서울대 교수는 "간호인력 3단계 개편안으로 큰 변화의 물결이 다가오고 있다"며 "간호사가 국민 건강과 보건의료발전에 기여한 공로에 비해 중요하게 평가받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간호사의 법적 지위는 간호원에서 간호사로 명칭이 바뀐 것 외에는 전혀 개선되고 있지 않다. 간호법 제정도 필요하지만 단독법을 제정한다고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정책 결정과정은 정치적 과정임을 인식, 적극적인 참여와 전문가 육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개편방안을 두고 간호협회와 충돌하고 있는 간호조무사협회는 간협 정총 전날인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대회원 서신을 공지했다가 하루 만에 내리는 해프닝을 벌였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의료선진국으로의 간호인력 개편은 간호조무사가 아닌 국민을 위한 것이다. 일부 간호사들의 반대는 반대를 위한 반대에 불과하다"면서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간무협 관계자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갈등이 심화될까 우려해 공식 입장 발표를 자제해왔다"면서 "간협 정총일이기도 해서 공지문은 내렸지만, 조만간 다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