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김용현 전 장관, 헌재 탄핵심판서 정리 과정 공개진술
의료계 "생명 위협 넘어 존엄까지 짓밟아...즉각 사과하라" 강력 비판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는 계엄법에 따라 처단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논란의 '미복귀 전공의 처단 포고령'을 두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웃으며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혀, 의료계가 공분하고 있다.
대다수 의료인들에게 공포감과 자괴감, 두려움을 안겼던 조치를 한낱 농담거리 치부하고 나선 것에 허탈함을 넘어 극심한 분노를 느낀다는 반응이다.
전라남도의사회는 25일 성명을 내어 "의료인의 생명을 위협한 걸로 모자라 존엄성까지 짓밟았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강력 규탄했다.
앞서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은 지난 2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서 비상계엄 당시 포고령에 전공의 처단 문구가 포함된 과정을 공개적으로 진술했다.
김용현 전 장관은 해당 문구를 자신이 써 왔다고 했고, 윤 대통령은 이를 검토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걸 왜 집어넣었냐고 웃으며 얘기했다. 계고 측면이라기에 웃으면서 그냥 뒀다"고 상황을 밝혔다.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은 그저 상징적인 조항이었을 뿐 실현가능성은 없었다면서, 해당 포고령 공표가 별 일이 아니었던 것처럼 애써 그 의미를 축소했으나, 의료계는 황당함은 넘어 자괴감을 느낀다는 반응이다.
전라남도의사회는 "처단이라는 단어는 강력한 법적 제재 뿐 아니라 신체적 해를 입힐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면서 "전공의 개인을 떠나, 내 가족과 내가 돌보던 환자들에게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지난 3일 새벽 대다수의 의료인들은 잠을 이루지 못하였고 당시 느꼈던 자괴감과 두려움, 아니 이를 넘어선 공포감은 아직까지도 이들에게 큰 정신적 트라우마로 남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 포고령을 웃으면서 언급했다"고 짚은 전라남도의사회는 "이는 의료인들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는 태도이며, 대한민국 국민인 의사들의 생명과 안전을 농담거리로 삼고 위협한 명백한 인권무시이자, 의료에 대한 무지를 인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라남도의사회는 "우리 의사회는 이런 행태를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면서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의료인의 권리와 안전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을 강하게 촉구했다.
앞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장도 해당 사건에 대해 분노를 표한바 있다.
박 회장은 24일 SNS를 통해 "처단이라는 단어가 허허 웃을 거리냐. 누구는 죽을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그것이 다 장난이냐"면서 "할 말이 따로 있다. 둘 다 제정신이 아니다. 미친 자들"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