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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자의사회 학술대회 때아닌 '낙태' 논란

세계여자의사회 학술대회 때아닌 '낙태' 논란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3.08.0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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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과 낙태' 세션, 낙태 찬성측 요구로 취소
최안나 진오비 대변인 '반발' 강연회 독자 추진

▲ ⓒ의협신문 김선경

전세계 여의사들의 축제 한마당인 세계여자의사회 국제학술대회에서 '낙태'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졌다. 

1일부터 이화여대에서 열리고 있는 제29차 세계여자의사회 국제학술대회에서 미리 예정됐던 '임신과 낙태' 세션이 일부 집행임원들의 반대로 취소됐다.

이 세션에서는 '모성 사망률과 낙태', '낙태 후 여성 정신건강' 등 낙태가 여성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었다. 발표 연자 3명은 모두 미국에서 활발한 낙태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는 인물들이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세계여자의사회 회장을 비롯한 일부 임원들이 세션 진행을 반대하고 나서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아프리카 가나 출신의 회장을 비롯한 임원 몇몇은 낙태가 '여성의 자기 권리'라고 주장하는 낙태 찬성론자들이기 때문. 

아푸아 헤세 세계여자의사회장은 "회장으로서 여성의 임신과 출산에 관련된 권리를 훼손하는 연제에 대해서 이번 국제학술대회에서 논의되지 않도록 조치했다"며 세션 취소 결정을 밝혔다. 

아푸아 헤세 회장은 "세계여자의사회는 1919년 설립된 이후로 여성의 임신과 출산에 관련된 권리가 여성 스스로의 선택에 있다는 점을 임상에서부터 정책 결정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주장한 첫 번째 국제의사단체"라며 이 같은 결정의 타당성을 강조했다.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었던 사건은 우리나라 의사출신 낙태 반대 운동론자가 가세하면서 파장이 확대됐다. 학술대회에서 '임신과 낙태' 세션을 준비한 최안나 조직위 홍보분과위원장이 세션 취소 조치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것. 최 분과위원장은 국내에서 낙태 반대 입장에 서있는 의사들의 단체인 '진오비'의 대변인을 맡고 있다.

최 대변인은 세션 취소에 항의하는 뜻으로 홍보분과위원장직을 즉각 사퇴했다. 그녀는 "세계여의사들의 축제의 장에서 이런 불미스러운 상황이 발생해 안타깝다"면서 "낙태와 관련해 순수하게 의학적인 부분으로 접근하려 했던 것인데, 일부에서는 정치적인 문제로 잘못 판단해 생긴 일"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이미 주제가 확정됐을 때에는 아무런 얘기가 없다가 행사가 시작될 때 돼서야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이해가 안된다"며 "발표 연자들까지 확정해서 발표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행사 하루 전에서야 문제가 불거져 여러 가지 곤란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취소된 낙태 관련 세션을 학술대회와 무관하게 별도의 장소에서 독자적으로 개최한다고 밝혔다. 애초 예정됐던 세션의 연제 그대로 3일 오후 3시부터 백범 기념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최 대변인은 "기존에 발표 연자를 결정할 때부터 학술대회 세션에 이어 학술대회에 참여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별도 강연을 준비했다"면서 "기존에 이화여대에서 2번의 강연을 준비했으나 이번 문제로 결국 장소를 옮겨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강연은 기존 학술대회 세션의 연자 그대로 오늘 (3일) 오후 3시부터 5시 까지 백범 기념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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