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학회, '2013 C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안 발표
페그인터페론 알파+리바비린에 'Boceprevir'또는 'telaprevir' 사용 권장
앞으로는 C형간염 환자에게 새로운 항바이러스제인 보세프레비르(Boceprevir/MSD)와 텔라프레비르(telaprevir/버텍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물론 대한간학회 가이드라인을 근거로 했을 때이다.
대한간학회(이사장 김창민)는 C형간염 환자의 완치율을 높이기 위해 '페그인터페론 알파'와 '리바비린' 병용요법에 'Boceprevir' 또는 'telaprevir'을 3제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진료가이드라인 개정안을 21일 대한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페그린터페론 알파(주1회 피하주사)와 리바비린(경구) 병용요법은 C형간염의 표준치료요법으로 사용돼 왔으며, 바이러스 유전자형에 따라 완치율은 60~80%를 보였다.
그러나 간경병증이 이미 진행된 환자에서는 완치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완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미국과 유럽에서 2011년부터 이미 표준치료로 사용하고 있는 3제요법(페그린터페론 알파+리바비린+ 'Boceprevir 또는 telaprevir')을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새로운 약제…C형간염 제때 치료하면 완치율 높아
대한간학회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C형간염의 표준치료는 페그인터페론 알파와 경구 리바비린 병합요법인데, 바이러스 유전자형에 따라 약 6~12개월을 치료하며 완치율은 60~80%에 이른다"고 밝혔다.
하지만 "간경변증이 이미 진행한 상태에서 치료를 하면 완치율은 낮아진다"며 "아직 치료에 따르는 부작용이 많기 때문에 치료여부는 간질환의 중증도, 치료성공 확률, 심각한 부작용 발생 가능성, 동반 질환유무, 환자의 치료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각 환자에 개별화된 치료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2011년부터 미국과 유럽에서는 기존의 페그인터페론 알파와 리바비린에 새로운 항바이러스제인 Boceprevir나 Telaprevir를 포함한 3제병합요법을 표준치료로 사용하고 있으며, 새로운 약제 추가로 치료 완치율이 20~30%정도 향상됐다"고 말했다.
또 "현재 매우 다양한 C형간염 치료제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기존약제에 새로운 약제를 추가하거나, 부작용이 많은 페그인터페론 알파 주사를 포함하지 않는 경구약제들만으로도 치료성공률이 높음이 보고되고 있는 것은 물론 치료기간도 3~4개월 미만으로 단축되고 경구약제만으로도 완치할 수 있는 가까운 미래가 다가왔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곧 새로운 약제들이 포함된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신약들의 가격이 매우 높고 약제 내성, 약물 상호작용 및 새로운 부작용 등의 문제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환자 및 가족들이 지켜야 할 예방수칙도 제시
대한간학회는 C형간염은 아직 효과적인 백신이 없지만 생활 습관 개선으로도 예방이 가능하다는 내용도 가이드라인 개정안에 포함시켰다.
대한간학회는 가이드라인에서 우리나라에서 성인의 C형간염 유병률은 1% 미만으로(2009년 전국 건강검진자 29만명에서 0.78%)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C형간염 유병률이 높아져서 40세 미만은 0.5% 미만의 유병률을 보이지만 60대 이상의 인구에서 1.5% 이상의 유병률을 보이며 남자보다 여자에서 유병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지역별로는 부산, 전남지역의 유병률이 높았다고 밝혔다.
이밖에 우리나라에서 C형간염바이러스(HCV) 감염의 위험인자로는 정맥주사 약물남용, 주사바늘 찔림, 문신, 헌혈 혈액의 C형간염검사를 하지 않던 과거의 수혈력등이므로, 의료행위 및 문신, 피어싱, 침술을 포함하는 침습적 시술을 시행할 경우 적절히 소독된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예방수칙도 제시했다.
▶대부분 증상 없어 진단을 놓치기 쉬워
대한간학회는 C형간염은 대부분 증상이 없어 진단을 놓치기 쉽기 때문에 비용대비 효과가 높은 연령군을 대상으로 일생에 한번 C형간염 선별검사를 시행할 것도 권고했다.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급성 C형간염에 걸려도 본인이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일부에서는 자연 회복되지만 상당수가 만성간염으로 진행된다. 또 일단 만성간염이 되면 자연회복은 드물고 지속적인 간손상이 유발돼 간경변증과 간암이 초래될 수 있다.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고 완치가 되면 간경변증으로 진행하거나 간암이 생기는 위험률을 1/3 이하로 줄일 수 있다.
대한간학회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C형간염 검사를 해봐야 할 고위험군으로 ▲1992년 이전에 수혈이나 장기이식을 받은 경우 ▲정맥주사 약물남용자 ▲혈액투석 환자 ▲HIV 감염자 ▲한센병 ▲HCV 감염산모에서 태어난 아이 ▲HCV 양성인 혈액에 오염된 주사바늘에 찔리거나 점막이 노출된 보건의료 종사자 및 C형간염환자와 성관계 접촉력이 있는 경우를 예로 들었다.
최문석 대한간학회 홍보이사는 "일반인의 C형간염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일선 의료인들도 환자에게 C형 간염을 발견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관심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며 "미국에서는 유병률이 높은 연령대(베이비 부머 세대)의 모든 인구에서 일생에 한번은 C형간염 항체검사를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듯이 우리나라도 이같은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간학회는 C형간염 진료에 업데이트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기 위해 C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위원회(위원장 정숙향)를 구성했고,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과 자문회의, 공청회 등을 거쳐 2013년 대한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개정안을 발표했다.
C형간염 예방과 관리 및 치료를 위한 권고 사항
○ 일반인 및 C형간염 환자들을 위한 권고 사항 1. HCV에 감염된 사람은 혈액, 장기, 조직, 정액 등을 공여하지 않도록 한다. HCV에 감염된 사람은 칫솔, 구강위생용품, 면도기, 손톱깎이 및 피부에 상처를 줄 수 있는 도구를 개별 사용하고 출혈이 있는 상처는 다른 사람에게 혈액노출이 되지 않게 관리하도록 교육한다. 2. 정맥주사 약물남용자에게는 이를 중단하도록 권한다. 이들에게 HCV 감염 경로에 대해 교육하고 HCV 감염 여부를 정기적으로 검사하도록 한다. 3. 의료행위 및 문신, 피어싱, 침술을 포함한 침습적 시술을 시행할 경우 일회용 또는 적절히 소독된 재료를 사용하고 도구들에 대한 적절한 세척과 소독이 필요하다. 4. HCV에 감염된 사람이 한 명의 상대방과 지속적인 성관계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HCV가 성행위를 통해 전염될 가능성이 낮으므로 C형간염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성행위 방식을 바꾸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그러나, 성행위 상대방이 다수인 경우에는 HCV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콘돔을 사용할 것을 권한다. 5. 임산부의 산전 진찰 동안 HCV 감염의 위험인자가 발견되거나 C형간염이 의심되면 HCV 항체검사를 시행하여야 한다. HCV에 감염되었다고 해서 임신이나 모유수유를 제한하거나 제왕절개와 같은 특정한 출산방법을 선택하도록 권유하지는 않는다. 6. 만성 C형간염 환자들은 간경변증과 간암 발생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7. 알코올, 비만, 인슐린 저항성은 질병의 진행과 연관이 있으므로, 만성 HCV 감염자들에게 단주 또는 절주를 권하고, 운동과 식이조절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한다. 8. A형 및 B형 간염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없는 만성 HCV 감염자들은 HBV와 HAV에 대한 예방접종을 시행한다. ○ C형간염의 치료를 위한 권고 사항(의료진을 위한 전문적 내용 포함) 1. 치료 금기가 없는 모든 C형간염 환자는 치료의 대상으로 고려한다. 2. 치료 여부는 간질환의 중증도, 치료 성공 확률, 심각한 부작용 발생 가능성, 동반 질환유무, 환자의 치료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화해야 한다. 3. 치료 경험이 없는 유전자형 1형 또는 4형 만성 C형간염은 페그인터페론 알파와 체중에 따라 용량을 맞춘 리바비린을 병합하여 48주간 투여한다. 4. Boceprevir와 telaprevir는 유전자형 1형 환자의 초치료 및 재치료에서 페그인터페론 알파 및 리바비린과 함께 이들 약제를 포함하는 3제요법이 권장된다. 추후 더 효과적인 DAA 치료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라 우리나라 환자들에서도 이러한 약제들을 포함한 치료법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 치료 경험이 없는 유전자형 2, 3형 만성 C형간염에서는 페그인터페론 알파와 리바비린(체중에 관계없이 하루 800mg) 을 24주간 투여한다. 6. 치료 부작용 및 독성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치료 전 우울증, 심장질환, 폐질환, 고혈압, 당뇨, 갑상선질환, 빈혈 등에 대한 사전검사가 필요하다. 7. 지속바이러스반응(SVR)에 도달한 경우에도 치료 전에 진행된 간섬유화가 있는 경우, 만성간염에 준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