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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 참을 수 없는 고통…대상포진

청진기 참을 수 없는 고통…대상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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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3.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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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중식(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 엄중식(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2000년대 후반부터 최근 눈에 띄게 증가하는 감염질환 중의 하나가 대상포진이다.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가 주로 소아기에 수두를 일으킨 후 장기간 체내에 잠복하고 있다가 50세 이후 연령이 증가하며 세포매개면역이 자연스럽게 감소하거나 종양질환·HIV 감염·고형장기 또는 조혈모세포 이식·면역억제제 복용 등과 같이 세포매개면역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돼 대상포진을 일으키게 된다.

대상포진이 발생하면 두통·병감·통증 등이 시작되고 수일 내에 피부 발진과 특징적인 물집 형태의 피부 병변이 나타나며 해당 부위에 심한 통증과 감각 이상이 동반되는데 통증의 강도가 연령이 높을수록 강하고 대상포진을 앓고 난 후에도 짧게는 수주에서 수개월 이상 신경통이 이어지는 합병증이 나타나기도 해 환자에게 지속적인 고통을 줄 수 있다.

대상포진의 중증도와 통증의 강도 그리고 대상포진후 신경통의 경우 연령이 높을수록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헌보고에 따르면 대상포진으로 발진이 발생할 때 삶의 질이 약 30% 정도 감소해 6개월 이내에 회복되지 않고 발진 발생 이후 30일 이내에 노동력 손실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2003년 이후 대상포진을 치료하는데 필요한 의료비용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사회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에서도 인구의 고령화와 다양한 만성질환 및 면역저하질환이 증가하면서 대상포진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발생률은 연간 1000명 당 0.88~4.8명으로 알려져 있으나 고령 인구에서의 발생률은 1000명당 7.2~11.8명 정도로 높아 적어도 해마다 4~5만 명에서 대상포진이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30세 이상 성인 중 약 93% 이상에서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 IgG 항체가 양성인 점과 우리나라에 수두 백신이 1988년 도입돼 2005년부터 국가예방접종사업에 포함된 점을 고려하면 성인들의 경우 대부분이 대상포진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

대상포진이 발생한 환자들을 진료하는 과정에서 세포매개면역을 저하시킬 수 있는 질환이 동반됐는지에 대한 평가를 반드시 해야 한다. 실제로 대상포진 환자의 상당수에서 종양질환이나 면역저하를 유발하는 질환이 동반된 경우를 볼 수 있다.

고령 환자의 경우 반드시 종양질환의 가능성을 자세한 문진과 신체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영상검사나 내시경 검사와 같은 침습적 검사도 고려해 야 한다. 또 50대 미만의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 대상포진이 발생한 경우 HIV 감염과 같은 면역저하질환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최근 다행스러운 점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의 약독화 생백신이 2009년부터 50세 이상 성인에서 대상포진 예방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을 받았고 2013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공급이 시작된 것이다.

대상포진백신과 관련된 일련의 연구에서 백신의 효과는 약 51%로 보고됐으며, 50대 및 60대 연령군만 보면 각각 70%, 64%의 백신효과를 보였다.

또 대상포진후 신경통을 39% 감소시키는데 70대에서 55% 정도의 감소효과가 보고됐다. 언뜻 보면 백신의 효과가 만족스럽지 않게 보일 수도 있으나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대상포진의 발생과 대상포진후 신경통을 감소시킬 수 없는 상황에서 비교적 유용한 백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감소 효과를 근거로 영국의 경우 70대 연령군에서 대상포진백신을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으로 포함시켜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과거 백신을 통해 감염질환을 예방하는 것은 어린이들에 국한된 것으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성인에서도 여러 가지 백신이 감염질환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며 이를 통해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대상포진백신은 대표적인 성인예방접종 백신의 하나로 환자에게 끔찍한 수준의 통증을 주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며 사회경제적 부담을 증가시키는 대상포진을 일정 수준 이상 예방하며 이를 통해 건강한 노년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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