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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경구 항암제 진입장벽 실감 점유율 0.5%

토종 경구 항암제 진입장벽 실감 점유율 0.5%

  • 최승원 기자 choisw@doctorsnews.co.kr
  • 승인 2014.06.24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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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벡 11개 제네릭 시장 점유율 0.5% 그쳐
가격보다 효능 입증 주력...임상시험 정공법 택해

국내 제약사들이 내놓은 토종 항암제들이 고혈압이나 당뇨병 치료제 등에 비해 높은 진입장벽으로 처방량 확대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의 경우 지난해 6월 특허만료 이후 1년여 동안 국내 제악사 11곳이 제네릭을 출시했지만 전체 백혈병 치료제 시장의 1%에도 못미치는 0.5%를 나눠 가지는데 그쳤다. 18번째 토종신약으로 지난해 하반기 출시됐던 백혈병 치료제 일양약품 '슈펙트' 역시 지난해 900여만원의 외래처방액을 기록한데 그친 것으로 보인다.

만성질환 관련 의약품에 비해 항암제의 경우 제네릭이나 국산 신약의 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어느 질환보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제네릭으로 전환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달 말 불거진 중앙보훈병원 사태. 중앙보훈병원은 지난해 10월부터 만성골수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을 처방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가격이 저렴한 보령제약의 제네릭 '글리마'를 처방하려 했으나 환자들이 글리마 처방에 반발해 병원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이같은 진입장벽을 뚫기 위해 '동일한 효능에 저렴한 약값'을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글리벡에 맞서 그나마 고군분투(?)하고 있는 보령제약은 이달 400mg제형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글리벡의 절반가량 낮췄다.

일양약품 역시 600mg 기준 슈펙트의 가격을 6만4000원으로 책정했다. 글리벡 8만6000원보다 2만여원 싸게 내놨다. 슈펙트의 경쟁자가 1세대인 글리벡이라기 보다 2세대 백혈병 치료제인 '타시그나'나 BMS의 '스프라이셀'이라고 보면 가격경쟁력은 더욱 커진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는 것이 오히려 제네릭에 대한 신뢰를 깎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국내 제약사들은 딜레마에 빠졌다.

국내 대형병원의 혈액종양 전문의 A교수는 "오리지널에 비해 제네릭이 싸다고 설명하고 환자들에게 약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지만 글리벡에서 제네릭으로 바꾼 사례는 한 건도 없다"고 털어났다.

보령제약과 일양약품 등은 결국 약에 대한 신뢰를 쌓는 정공법만이 높은 진입장벽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우선 타깃을 혈액종양 의료진으로 정했다.

보령제약측은 의료진에게 글리마에 대한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 국내 대형병원들을 중심으로 다기관 임상시험을 들어갈 계획이다. 일부 병원들에 대해서는 이미 다기관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양수왕 보령제약 PM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항암제의 특성상 약효와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근거를 확보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슈펙트 역시 같은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일양약품은 최근 유럽혈액학회에서 슈펙트 24개월 다국적 임상2상 결과를 발표했으며 식약처로부터 2차 치료제가 아닌 1차 치료제로 허가받기 위한 임상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1차 치료제로 허가받을 경우 시장확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해 글리벡 처방규모는 822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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