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가vs자디앙 라이벌 구도 서로 도움될 듯
관심높이고 시장키우는 시너지 효과 기대
SGLT-2 억제제 계열의 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가 9월 급여인정을 앞두고 이달 말 해외 석학을 초청하는 등 포시가 알리기에 적극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시가 급여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베링거인겔하임과 릴리의 SGLT-2 억제제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이 이달 초 미국 FDA로부터 시판허가를 획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자디앙은 미국 FDA 허가에 앞서 지난 5월 유럽 EMA로부터도 허가를 받아 늦어도 올해 안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포시가와 자디앙의 출시와 급여여부가 주목받는 이유는 혈당은 물론, 체중감소 효과가 있는 새로운 제2형 당뇨병 치료제 SGLT-2 억제제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SGLT-2 억제제의 국내 안착과정에서 포시가와 자디앙은 자연스럽게 라이벌 구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계 관계자들은 포시가와 자디앙의 라이벌 구도가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SGLT-2 억제제 시장의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치 60년대와 90년대 가요계가 남진vs나훈아, H.O.Tvs잭스키스 라는 라이벌 구도를 만들면서 성장한 것과 같다는 것.
라이벌 구도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이유는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서 사람들의 관심이 쏠려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는 것은 물론이고 충성도가 강한 팬덤이 생길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특히 양강구도가 형성되면 다른 제품들에게 진입장벽이 되지만 서로의 브랜드는 인지도가 상승하는 효과를 보기도 한다.
출발은 포시가가 앞섰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해 11월말 식약처로부터 포시가에 대한 판매승인을 받은 후 올 9월 보험급여 인정여부를 앞두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포시가 출시 이후 올초부터 포시가 개발자를 초청하고 관련 학술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등 포시가 알리기에 나섰다.
자디앙이 아직 보험급여는 물론, 출시조차 못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한참 앞서나가고 있다. 자디앙이 국내에 본격 상륙하기 전에 포시가라는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를 키워 나갈 예정이다. 가장 먼저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를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직 국내에는 생소한 SGLT-2 억제제를 같이 설명해야 하는 부담은 단점이다.
후발주자인 자디앙은 포시가에 비해 부담이 줄어든다. 포시가가 SGLT-2 억제제가 무엇인지, 포시가는 어떤지를 함께 설명해야 했지만 자디앙은 자디앙만 홍보하면 된다. 포시가가 SGLT-2 억제제 시장을 만들어 놓으면 숟가락만 얹으면 된다.
베링거인겔하임측은 후발주자라는 것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후발주자의 장점도 장점이지만 DPP-4 억제제 시장에서도 후발주자로 시작해 선두를 따라잡은 경험이 있다. 자디앙 출시관련 질문에 대해서도 "아직 구체적인 마케팅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물론 그렇다고 포시가가 손해만 보는 것은 아니다. 라이벌 구도의 장점을 십분활용해 시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포시가와 자디앙은 서로 으르렁거리면서 의사들의 관심을 끌고 인지도도 올리면서 시장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베링거인겔하임측 모두 라이벌 구도에서 얻을 수 있는 서로의 이익을 최대한 가져가겠다는 계획이다.
SGLT-2 억제제는 신장에서 포도당의 재흡수를 막아 소변을 통한 포도당 배출을 촉진시켜 혈당을 강하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소변을 통한 포도당 배출기전으로 칼로리가 함께 제거돼 체중이 줄어드는 부가적인 이점이 주목받고 있다.
포도당을 배출해 혈당을 낮추고 당화혈색소(HbA1c)를 개선하면서도 베타 세포를 자극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