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채용 면접 확인…31일 오후 최종합격자 발표
의료계, 보건복지부 고공단 산하 기관 이직 관행 비판
전병왕 전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지난달 명예퇴직 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심사위원으로 새 출발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놓고 의료계 일각에서는 보건복지부 출신 고위 공무원이 산하 기관으로 옮겨가는 관행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심평원이 16~18일 진행한 상근심사위원 채용 면접에 전병왕 전 보건복지부 실장이 참여했다.
심평원 상근심사위원 채용 공고에 따르면 채용 예정인원은 총 32명으로 서류 및 면접 심사를 거쳐 이달 말 오후 5시 이후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임용서류 등록 등의 절차를 거친 후 9월부터 본격 업무를 시작한다는 일정이다. 상근심사위원의 임기는 2년이다.
전 실장은 지난달 30일자로 명예퇴직을 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산하 기관에 원서를 접수하고 면접까지 본 것.
전병왕 전 실장(59, 행시 28회)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보건복지부 내에서 보건의료정책과장, 장애인정책국장, 의료보장심의관, 사회복지정책실장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역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보건의료정책실장을 맡으며 의대정원 확대 정책 일방 추진에 기여했다.
전 실장은 이달 말 합격 통보를 받으면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승인을 받아야 한다.
공직자윤리법에는 고위 공무원이 퇴직 후 3년간 관련 있는 취업제한기관에 취업하는것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보건복지부 출신 고위 공직자가 심평원과 건강보험공단 등 산하기관에서 요직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 굳어진 관행이다.
2020년 기준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출신 퇴직 고위공무원이 관련 산업 및 산하 기관에 재취업한 사례가 2017년 이후에만 49명이었다. 대표적으로 건보공단 인사를 책임지는 임원인 총무이사는 이미 보건복지부 퇴직 공무원이 앉는 자리로 굳혀졌다.
심평원도 기관 위상 및 대외협력 강화를 위해 최근 5년 사이 정관계 인사 영입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노홍인 전 보건복지부 실장이 심평원 상근심사위원으로 근무했던 것도 이 같은 배경에 있다.
의료계에서는 보건복지부 고위공직자 이동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사 출신으로 정부 기관 근무 경험이 있는 한 전문의는 "공공연히 퇴직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산하기관에 취업하는 관행은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한 의사단체 임원은 "고위 공무원이 갑작스럽게 사직하거나 정년퇴직하고 곧바로 산하기관으로 옮겨가는 모습이 보기 좋지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본인이 보건복지부에서 갈고닦았던 전문성을 심평원에서도 잘 보여주면 이런 시각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