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대복음병원 12일 추모예배...장기려기념사업회, 병원내로 이전
고신대학교복음병원은 12일 초대 병원장인 고 성산(聖山) 장기려 박사 19주기 추모예배 및 추모식을 열고 고인의 유지를 이어 세상을 치유하는 병원을 만드는데 앞장서기로 했다.
추모식에 앞서 장기려 박사의 일대기를 담은 영상물이 상영되자 행사에 참석한 후학들과 교직원들은 숙연함을 감추지 못했다.
윤영일 원목실장의 사회와 이건오 박사의 기도로 시작된 추모식에서는 이상규 목사가 '그리스도인의 삶의 방식'을 주제로 설교를 통해 고 장기려 박사의 박애정신을 기렸다.
추모행사에는 손자 장여구 인제의대 교수(서울백병원 외과)와 고인에게 외과의사의 길을 배웠던 이건오 전 포항선린병원장을 비롯해 박영식·김영환·김광조·이대길 씨 등이 참석, 검소하고 청빈한 삶을 살았던 위대한 스승의 뜻을 기렸다.
이상욱 고신대복음병원장은 "그 분은 오직 믿음 하나로 오직 주만 섬기고 간 사람"이라며 "장기려 박사님이 남기신 선한 사마리아 인으로 살자는 뜻과 정신을 이어받아 세상을 치유하는 병원이 되자"고 강조했다.
고 장기려 박사는 1951년 고신대복음병원을 설립하고 행려병자를 진료했으며, 25년간 병원장을 맡아 가난한 환자들의 곁을 지켰다.
춘원 이광수의 소설 '사랑'의 주인공(안빈)의 실제 모델이기도한 고 장기려 박사는 1968년에는 '건강할 때 이웃 돕고, 병 났을 때 도움 받자'라는 취지로 청십자의료보험조합을 세워 소외받고 가난한 이들이 서로 도우며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민간 보험을 선보이기도 했다. 정부가 의료보험제도를 도입한 것은 이보다 10년이 지난 후다.
1975년 복음병원에서 정년퇴임한 후에도 집 한 채가 없어, 병원측이 옥상에 마련해 준 20여 평의 옥탑방에서 지내며 1995년 타개할 때까지 평생을 무소유의 청빈한 삶을 살았다. 부산시민상·대한의학회 학술상·국민훈장·막사이사이상·호암상 등을 받았다.
고신대복음병원은 장기려 박사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취지에서 '장기려 기념 의료선교센터'를 설립, 국내외 낙후지역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편, 장기려 기념사업회는 내년부터 사무실을 고신대복음병원으로 이전, 고인의 정신을 기리는 사업을 활성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