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두경부암, 표적 치료제 개발 기대

난치성 두경부암, 표적 치료제 개발 기대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5.01.08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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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EGFR억제제 '다코미티닙' 반응 예측인자 규명
난치성 두경부암에 대한 맞춤형 표적 치료제 개발 가능성 열어

조병철 교수
김혜련 교수
국내 연구진이 난치성 두경부암의 표적치료제인 EGFR 억제제의 반응 예측인자를 규명해 앞으로 난치성 두경부암에 대한 맞춤형 표적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의대(종양내과) 조병철·김혜련 교수팀이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대한항암요법연구회 두경부암분과 연구진, 제욱암연구소 윤미란 박사 등이 수행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암연구지(Clinical Cancer Research)> 온라인판 2014년 11월 25일자에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두경부암은 전 세계적으로 7위의 발병률을 보이고 있는 암이다. 국내에서도 약 3000여명의 신환자가 매년 발생하고 있다.

또 국소 진행성 병기를 가진 환자의 30% 정도는 2∼3년내에 재발을 하게 되고, 대부분의 재발성 두경부암 환자는 고식적인 항암치료의 대상이 되며, 효과적인 항암제가 없는 현실에서 이러한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1년 이내로 보고되고 있다.

전이성 두경부암의 치료방법으로는 백금계 항암 치료가 대부분이고, 치료 효과는 수개월 지속되는데 불과하다(반응률 30%, 평균 무진행 생존기간 3∼4개월). 또 백금계 항암제에 실패한 난치성 두경부암의 경우 별다른 치료법이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백금계 항암제 불응성, 난치성 두경부암의 평균 생존 기간은 6∼8 개월로 매우 불량한 예후를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 FDA 승인이 된 표적치료제는 얼비툭스(erbitux)가 유일하며, 효과는 미미한 편이다. 따라서 이러한 난치성 두경부암을 대상으로 한 표적치료제의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1세대 EGFR 억제제인 이레사(Iressa)·타세바(Tarceva), 2세대 EGFR 억제제인 아파티닙(afatinib)·다코미티닙(dacomitinib) 등이 난치성 두경부암에서 임상연구가 시도되고 있다.

조병철 교수는 "EGFR 억제제 얼비투스와 이레사 등이 난치성 두경부암 표적치료제로 연구되지만, 치료 반응률이 10% 내외에 그치고, 암이 진행되지 않고 안정을 유지하는 무진행 생존기간도 2~3개월에 불과하다"며 "따라서 EGFR 억제제 다코미티닙을 49명의 난치성 두경부암 환자에게 투여한 결과, 치료 반응률 20.8%, 평균 무진행 생존 기간이 3.9개월로 향상된 것을 토대로 치료효과를 보이는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 예측인자를 찾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 난치성 두경부암에서 다코미티닙 치료효과에 PI3K 시그날 돌연변이 및 염증성 사이토카인 발현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규명해 냈다. 실제 전체 생존율에서도 PI3K 돌연변이가 없거나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낮게 발현된 환자 군이 6.4개월 이상 길었다.

이같은 연구결과에 따라 앞으로 PI3K 시그날 돌연변이와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난치성 두경부암 환자에 다코미티닙 등을 사용하기 위한 예측인자로 활용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결과는 49명의 불응성 두경부암 환자의 암 조직에 대한 유전자 시퀀싱 분석등을 진행한 데 따른 것으로, PI3K 시그날 돌연변이가 없는 환자 군이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 군보다 다코미티닙에 대한 반응률(24% 대 0%)과 무진행 생존기간(4.9개월 대 2.9개월)이 향상됐다.

또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낮게 발현된 환자 군이 높게 발현된 환자 군 보다 반응률(40% 대 13%)과 무진행 생존기간(9.9개월 대 2.8개월)이 향상됐다.

조병철 교수는 "난치성 두경부암에서 현재까지 효과를 보이는 표적치료제는 EGFR 억제제"라며 "하지만 어떠한 환자들이 이러한 표적 치료젱 효과를 보이는지는 지금ㄲ지도 미지의 영역이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연구를 통해 다코미티닙을 포함한 EGFR억제제에 대한 예측 인자(Predictive Biomarker)를 발굴해 예후가 매우 불량한 난치성 두경부암에 '맞춤형 표적치료(Personalized Cancer Therapy)'의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연구팀은은 대한항암요법연구회 두경부암 분과의 적극적인 연구 참여, 제욱암연구소의 참여 등 산·학·연 간의 적극적인 공동 연구를 통해 어려운 문제를 극복했다.

또 이 연구는 2012년 1월∼2013년 3월까지 연세암병원 주도로 대한항암요법연구회 두경부암 분과 소속의 국내 병원에서 다기관 임상 연구가 진행됐으며, 차세대 시퀀싱과 나노스트링, 면역 염색 및 ELISA 등 통합분석법(Multi-Omics)을 이용한 바이오마커 분석은 연세암병원과 제욱암연구소 주도로 진행됐다.

<용어설명>
* 난치성 두경부암

백금계 항암제에 실패한 전이성·재발성 두경부암.
*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억제제
EGFR은 고형암에서 흔하게 과발현 또는   유전자 변이가 일어나며, 종양의 성장에 중요하다. 이를 억제하는 표적 치료제가 상용화 또는 임상 연구중이다.
* 다코미티닙(dacomitinib)
2세대 EGFR 억제제
* 예측인자
표적 치료제의 효과를 미리 예측하게 해주는 생체 마커.
* PI3K
많은 고형암에서 활성화 되어 있는 신호 경로이며, 암의 생존, 성장, 전이 및 항암제 내성에 중요하다.
* 염증성 사이토카인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발현은 암의 발병과 관련이 깊으며, 암의 성장과 생존을 돕고, 전이를 촉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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