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강경과 달리 금식기간 없고 합병증 적어 환자 만족도 향상
환자 옆구리 수술내시경 삽입…다른 장기 피해 없이 부신만 절제
복부 깊숙한 곳에 있는 부신을 복강경 대신 복막 뒤를 통해 절제하는 '후복막 내시경 절제술'이 보편화 됐다.
복막 뒤에 있는 부신의 위치를 고려해, 배가 아닌 옆구리로 접근해 다른 장기를 건드리지 않고 부신만 절제하기 때문에 수술 후 금식기간이 없고 합병증이 적어 환자 만족도가 크게 향상됐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외과 홍석준·성태연 교수팀은 지금까지 300여례의 부신절제술을 시행하고, 지난해부터는 복막 뒤를 통해 좌우측 부신을 절제하는 '후복막 내시경 절제술'을 본격적으로 시행해 21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부신은 신장의 바로 위, 간과 위 뒤편에 위치하고 있다.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분비해 몸의 대사 작용과 면역반응을 조절하는데, 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분비되는 갈색세포종·쿠싱증후군 등 부신질환에 걸리면 고혈압이나 비만 등을 일으키기 때문에 수술로 절제해야 한다.
기존에는 누워있는 환자의 복부에 구멍 3∼5개를 뚫고 수술기구를 넣어 부신을 잘라내는 복강경 부신절제술이 시행됐으나, 부신이 몸속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한 탓에 위·소장·대장·간·췌장 등 장기들을 먼저 조작해야 했다.
일반적으로 뱃속에는 장기들이 층층이 제자리를 잡고 있어서 수술할 장기에 접근하려면 다른 장기들을 밀고 고정해야 한다. 이 때 건드렸던 장기는 수술이 끝난 후 회복하는데 평균 이틀이 걸려서 그동안 음식을 먹을 수 없다.
이에 반해 후복막을 통한 내시경 부신절제술은 부신 이외의 다른 장기를 조작할 필요가 없다. 복부 뒤쪽에 구멍을 낸 뒤 수술내시경을 삽입해 복강 뒷부분에 있는 부신에 직접 접근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다른 장기를 조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금식기간이 필요하지 않고, 마취에서 깨어나면 바로 식사를 할 수 있다. 수술 후 평균 2∼3일 정도 짧은 시간이 경과하면 퇴원할 만큼 회복속도도 빠르다.
성태연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내분비외과)는 "지난해 서울아산병원 내분비외과에서 시행된 전체 부신절제술 중 74%를 후복막 내시경 절제술이 차지할 만큼 보편화됐고, 수술 후 복부통증, 진통제 투약률, 수술 후 합병증 등이 감소하는 등 후복막 내시경 부신절제술의 우수성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또 "이전에는 부신의 위치 탓에 후복막을 통해 양쪽 부신을 모두 절제할 수 있는 국내 병원이 많지 않았지만, 이제 더 많은 환자들이 후복막 내시경 부신절제술의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병원 중 양쪽 부신을 동시에 절제할 수 있는 곳은 서울아산병원과 세브란스병원 등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