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부 독립은 국민건강 보호 위한 것"

"보건부 독립은 국민건강 보호 위한 것"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5.07.22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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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상근부회장, 국회 토론회서 정부 조직 개편 촉구
"비전문가 의한 정책 양산...최소한 복수 차관제 둬야"

"대한의사협회는 의사, 혹은 의료계의 이익을 위해 보건부 독립·복수차관제를 주장하는 게 아니다. 국민건강을 보호하고 권익에 우선해 보건복지부 조직이 쇄신돼야 한다."

▲ 강청희 의협 상근부회장

강청희 의협 상근부회장은 22일 국회에서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과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과 공동 주최한 '보건복지부 복수차관제' 정책 포럼에서 토론 패널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강 부회장은 "정부는 산업·경제에 중점을 둔 원격의료·의료영리화·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이 포함된 보건의료 규제 기요틴 등을 추진하며 의료계와 소모적인 논쟁으로 보건의료 선진화가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보건을 후순위로 밀어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와 사회복지 업무를 총괄하며 종합적인 조정 기능이 미흡하고 비전문가에 의한 정책결정이 다분하다"며 "2005년부터 지금까지 전문성 없는 인사가 장관직을 맡고 있어 보건의료 관심도가 저하됐다. 2002년 전체 보건복지부 인력의 40%였던 보건 인력이 지난해 31%로 줄어든 것이 이를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건복지부가 전문성과 독립성을 가진 전문가 중심의 보건의료 컨트롤타워가 되기 위해서는 보건부 독립이나 복수차관제가 필요하다"라며 "보건복지부 조직 쇄신을 통해 무상보육 등 정치 공약으로 인한 복지 치우침 현상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 질병관리본부의 조직을 청으로 승격시켜 방역활동 등 전문성을 강화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준하는 기구로 만드는 것도 방법"이라며 "효과적으로 역학조사인력을 확보해 전문성을 향상시키고 독립적 예산구조를 갖출 수 있어야 한다. 국립보건연구원은 R&D에 집중하고 현재의 업무를 승격된 질병관리본부에서 전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박형욱 교수의 주제발표에 이어진 토론회

"보건에 대한 국가 책임...제대로 이행돼야"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박형욱 단국대 인문사회의학교실 교수(예방의학과·변호사)는 보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조했다.

▲ 박형욱 교수

그는 "메르스 사태는 한국 보건의료체계가 얼마나 허약한지 잘 보여줬다. 이를 통해 보건의료체계를 어떻게 개선해야 하고 보건행정조직을 어떻게 재구성해야 하는지가 과제로 다가왔다"며 "보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 현재와 같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면 보건차관을 신설한다고 하더라도 보건정책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며고 주장했다.

또한 "지금까지 정부는 보건에 대한 책임을 방기해 왔다"며 "2015년 보건복지부 예산 52조원 중 42조원이 복지 예산, 건강보험 예산이 7.7조원에 달했다. 보건의료 예산은 2.2조원으로 전체 예산의 4%에 불과하다. 결국 정부는 지금까지 보건에 대한 책임을 민간의료기관에 전가해 왔으며 건강보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보건부의 독립, 혹은 보건차관의 신설 등 보건행정조직에 대한 개편 작업은 국가가 보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해 온 그동안의 모습을 반영한다"며 "국가의 책임을 분명히 하는 과정으로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의 발표에 이어 의협·대한약사회 등 관련단체와 시민단체·행정학회·전문기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온 패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복수차관제 도입을 찬성하면서도 관점의 차이를 보였다.

정 교수는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보건부 독립은 민간에서 대부분의 보건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 시스템 상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보건복지부 복수차관제 도입은 필요하다. 이는 보건 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기 보다 타부처와의 균형 측면에서 타당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복수차관제를 이미 도입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는 규모가 보건복지부보다 작다"라며 "일정 시점이 지나면 부처 간의 균형을 고려한 조직 재편이 필요하다. 지금이 바로 조정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 추무진 의협 회장

"보건복지부 복지 쪽 업무에 치우쳐 있어"

한편 이번 정책 포럼은 지난 4월 보건복지부 복수차관제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한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과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 공동으로 마련했다.

포럼에 앞서 이명수 의원은 "복지전문가들이 장·차관을 맡고 있어 이번 메르스 대응이 어려웠다고 생각한다"며 "보건복지부가 복지 쪽 업무에만 치우쳐 있다. 보건복지업무의 균형을 위해 이 법안을 발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보건부 독립이 근시일 내에 힘들다면 질병관리본부의 격상이나 복수차관제가 필요하다"며 "이번 포럼이 보건의료체계 쇄신에 일조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추무진 의협 회장도 인사말에서 "의료계가 20여년간 문제에 끊임없이 요구했던 것이 복수차관제, 더 나아가 보건부 독립"이라며 "메르스 사태를 통해 이 문제가 표면으로 올라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보건부 독립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렇다면 차선책은 무엇인지 깊이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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