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임신 돕기 위한 태반 연구 새로운 길 열어
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인공 태반 칩(Placenta-on-a chip)'을 개발해 성공적 임신을 돕기 위한 태반 연구의 새로운 길이 열렸다.
태반은 임신 중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기관으로 산소와 영양분이 태아에게 이동하도록 하고, 해로운 물질의 침투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며, 임신을 유지하는 호르몬을 방출하고 면역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태반에 대한 연구를 통해 임신의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태반의 기능을 이해 할 수 있고 임신 중독증이나 태아 발육 부전 같은 임신 합병증의 예방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의학연구자들이 태반에 대한 연구를 중요하게 여긴다.
하지만 출산 전에 태반에 대한 직접적 검사나 침습적 모니터링은 산모와 태아에게 해로울 수 있어 그동안 제대로 된 연구를 하지 못했었다.
이에 홍준석 서울의대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연구팀이 최근 태반의 기능 및 질환에 대한 연구를 쉽게 하는 '인공태반 칩(Placenta-on-a chip)'을 개발했다.
인공태반 칩은 반삼투성막으로 분리된 두 개의 작은 공간으로 구성돼 있고, 한쪽은 태반의 영양막 세포와 나머지 한쪽은 태아의 혈관 내피 세포로 채워져 있다. 그리고 칩의 기능을 밝히기 위해 글루코스를 통과시킴으로써 영양분의 이동을 증명했다.
'Organ-on-a chip'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져 폐와 같은 장기를 'chip'에 이식했지만 태반의 기능을 'chip'에 이식해 성공 시킨 것은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홍준석 교수팀이 세계 최초이다.
홍 교수팀에 따르면 태아 발육부전, 임신 중독증 등 많은 임신합병증의 원인은 태반에 이상이 발생해 생긴다. 따라서 태반을 연구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지만 지금까지의 태반 연구는 태아에게 위험성이 있어 출산 후에 배출된 태반을 단순하게 관찰하거나 동물모델 또는 실험실에서 배양한 인간세포를 이용했다.
하지만 기존 실험에 사용되는 동물의 태반은 인간의 태반과 너무나도 다르고 실험실에서 배양된 세포는 복잡한 태반 구조를 반영 할 수 없었다.
이런 이유로 홍 교수팀은 산모와 태아 간의 영양분 교류를 포함한 태반의 구조와 기능을 미세한 형태로 모방한 인공 태반 칩을 개발해 태반의 기능과 임신 시 역할에 대한 연구를 가능하게 하고자 했다.
더불어 태반이 어떻게 양방향 교류를 해 영양분과 산소를 운반하는지 등을 연구할 수 있고, 태반이 박테리아와 바이러스의 침입을 막는 기전에 대해서도 연구할 수 있어 그동안 태반모델로 밝히지 못한 의문을 해결하고, 임신에 따른 합병증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임신의 예후를 향상시키고 성공적인 임신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홍준석 교수는 "인공태반 칩을 통해 태반의 기능 및 이상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 임신 중독증, 자궁내 태아 발육 부전, 거대아 등 산과적 질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예방과 치료에 대한 연구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홍준석 교수가 공동 연구 책임자로서 김희찬 교수(서울의대 의공학교실), 김종재 교수(서울아산병원 병리과), 그리고 미국 NIH 연구팀이 국제적으로 협력해 얻은 성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