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협회, 중점 과제...간납사 완전 철폐 주력
"처벌 근거조항 만들고 다각적 대응할 것"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의료기기 구매대행업체(간납사)를 통해 이뤄지는 불공정한 유통구조를 바로 잡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의료기기협회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협회 중점 과제로 간납사 완전 철폐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간납사'라 불리는 구매대행은 2000년 초반부터 생겨났으며, 의료기기업체로부터 물품을 납품받고 병원에 전달하는 중간 유통단계로 자리잡아왔다.
그러나 대형병원 주도로 만들어진 간납사는 업체에 과도한 수수료 징수를 요구하고, 공급 품목에 대한 대금결제 보증을 회피하거나 세금계산서 발급 지연 등의 유통질서를 문란케 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특히 치료재료의 경우에 상한금액은 정해져 있지만, 실제 업체가 받을 수 있는 납품 가격은 상한액에 못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협회 관계자는 "간납사는 병원에 물품 납품전에 일부 업체에 독점권을 주는 일도 있다"며 "대량구매를 이유로 판매가격보다 낮은 선을 청구하도록 하고, 수수료까지 떠안게 하다보니 업체는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최근에는 물류센터를 경기도로 옮기면서 물류센터에서의 비용 납부를 업체에게 떠넘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의료기기 업계의 유통구조 문제는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계속해서 제기됐으며, 협회도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을 요구해왔다. 협회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에서도 간납사의 문제를 파악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간납사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업체의 수차례 건의에도 개선이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협회는 적극적인 의견을 제출하는등 다각적인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간납사는 근본이 없는 제도로 업체에 부담만 주고 있다"며 "협회는 중점과제로 우선순위를 높이고 보건복지부 뿐만 아니라 국회 등에도 접근해 간납사 폐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원가조사 통한 가격인하 정책 폐지해야"
이밖에 협회는 치료재료 원가조사를 통한 가격인하 정책 폐지에도 주력해 나갈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치료재료의 제조·수입 원가 및 유통마진을 감안해 치료재료의 상한금액을 적정 수준으로 조정한다는 목적하에 원가조사를 실시해왔다. 원가조사에 따른 상한금액을 일괄 조정해 왔던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원가조사는 원가절감이라는 이유만으로 가격을 강제적으로 인하시키고, 업체의 혁신 의욕을 저하시키고 있다"며 "원가조사를 통한 가격인하 정책은 폐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의료기기 산업 특성이 반영된 도매마진율을 적용하고, 원가조사에 따른 인정상한금액은 현재의 상한금액을 초과하지 못한다는 단서를 없애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협회 관계자는 "원가조사를 통한 인하 정책보다는 의료기기 산업 및 각 치료재료 군별 특수성을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