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국민건강정보포럼'서 건강정보 개발·전달 방법 논의
전국민 대상 과학적 근거 기반한 건강정보 전달...의료인 역할 중요
보건복지부 주최, 대한의학회 국가건강정보연구사업단 주관으로 17일 오후 2시 30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회 국민건강정보포럼'에서는 '현명한 건강선택'을 주제로 대국민 건강정보 개발과 제공 전략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이날 포럼은 정부가 구축하려는 국가건강정보포털사업의 일환으로 대한의학회가 전문가 의견을 듣기 위해 ▲누구를 위한 건강정보를 개발할 것인가?(유태우 박사·닥터U와 함께) ▲어떤 건강정보를 개발해 제공할 것인가?(박기호 과장·국립암센터) ▲어떻게 건강정보를 전달할 것인가?(박동진 교수·한림대 언론정보학) 3가지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
먼저 유태우 박사는 "비만·고혈압·말기암 등 세분화한 건강정보를 특정 대상에게 제공할 수도 있고, 남녀별·연령별로도 나눌 수 있지만 전국민을 대상으로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전국민을 대상으로 할 때 상위 5%, 돌봄이 필요한 하위 20%를 제외한 4000만명이 포함돼야 하고, 이 가운데 50대 이상 고령자 2000만명은 미디어나 행사 등을 통해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20∼40대 약 2000만명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박기호 과장은 "건강정보라는 것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야 한다"며 "많은 지식인들이 동의한 방법론에 의해 검증된 건강정보가 국민들에게 제공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최근 각종 방송 매체 등을 보면 과학적인 검증이 덜 된 정보들이 남용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반성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과장은 "국민들이 어떤 정보를 골라야 하는지 고민을 하게 되는데, 모든 건강정보에 대해 근거수준을 한 눈에 보여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며, 그래야 좋은 정보와 나쁜 정보를 구별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을 통해 건강정보가 필요한 분야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진 교수는 "최근에는 건강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졌는데, 이 때문에 오히려 어떤 채널을 통해 건강정보를 전달하느냐가 고민된다"고 말했다.
또 "건강정보를 전달하는 통로는 '대중매체'와 '대인매체'가 있으며, 대중매체는 통제할 수 있는 매체와 통제할 수 없는 매체가 있다"고 밝힌 뒤 "통제할 수 없는 매체의 경우 정보원의 신뢰도, 검증기능은 물론 매체의 신뢰도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왜곡 및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일반 국민들은 건강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가장 많이 얻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신뢰도는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러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건강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을 찾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열린 지정토론에서는 건강정보를 올바로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것에 대해 모두 공감하지만 건강정보를 좀 더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과, 각종 언론매체에서 무분별하게 제공하고 있는 건강정보에 대한 규제도 필요하다는 주장들이 나왔다.
곽금주 교수(서울대 심리학과)는 "일반 국민들이 근거가 없는 건강정보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전문가들이 많이 침묵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처음부터 전문가들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건강정보를 제공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선옥 대표(소비자시민모임)는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많은 국민들이 국가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신뢰하지 않았다"며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가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창구를 단일화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종편 방송에 나오는 전문가들에 대한 자격도 검증하고, 필요하면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부분도 더 엄격하게 제한해야 하고, 통제할 수 없는 매체에 대해서는 사실에 근거한 건강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건강정보에는 의학적인 부분은 물론 의약품, 한약, 건강기능식품 등이 모두 포함되기 때문에 모두를 포괄하는 방향으로 현명한 건강선택을 국민들이 할 수 있도록 국가건강정보포털이 만들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도 올바른 건강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강조했다.
추 회장은 "의협은 의료광고를 심의하는 것은 물론 각종 방송에서 문제가 되는 '쇼닥터'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정보의 홍수속에서 올바른 건강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전문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