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보험증 도입 논란부터 PM 2000 인증취소까지

전자보험증 도입 논란부터 PM 2000 인증취소까지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5.09.23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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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심평원 국감 종합, 여야의원들 질타
심평원, 실손의료보험 위탁심사 고려 안해

▲ 22일 국회에서는 건보공단과 심평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이뤄졌다.
22일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이번 국감에는 심평원이 실손의료보험 심사위탁 필요성에 대해 검토할 필요성을 못느낀다는 입장을 전했다. 건보공단이 연구용역을 진행하며 추진중인 전자건강보험증에 대해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신중한 도입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심평원, 실손의료보험 심사위탁 필요성 못느껴"

올 초 보건복지위원회의 업무보고에서 논란이 됐던 심평원의 실손의료보험 심사 위탁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은 22일 심평원의 국정감사에서 "최근 열린 보험연합학술대회와 금유위회원회는 실손보험을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해 심평원의 심사 위탁을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심평원의 입장은 무엇인지 물었다.

손명세 심평원장은 "금융위를 비롯해서 공식적인 심사 위탁에 대한 협의를 요청 받은바 없다"며 "독자적으로 관련사항 검토할 필요성을 못느끼고 있다. 공식적으로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실손보험료 청구대행 및 심평원 심사방안 추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심평원이 실손의료보험을 심사한다는 것은 공공기관이 민간보험사의 이익을 대변하고, 나아가 민간보험시장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의협은 "심사전문기관이라는 심평원에 대한 신뢰성이 훼손되고, 의사의 진료 자율성 침해로 인해 국민건강 증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반발했다.

"수십억 아끼려고 전자보험증 도입 4800억원 소요"

이날 의원들은 건보공단이 추진 중인 전자건강보험증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의원은 "IC칩을 내장한 전자보험증 도입을 위해 약 48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건보공단은 종이 보험증을 제작하고 발송하는 비용이 지난해 57억이 소요되는 등 한해 50억원 넘게 지출되고 있으며, 종이 보험증 부정사용으로 재정손실이 매년 10억원 정도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의원은 "건보공단이 전자보험증 도입을 이유로 보험증 도용을 방지하고 비용 절감을 내세우고 있지만, 수십억원 아끼자고 국민이 낸 보험료 4800억원을 쓰지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며 "도입비용 아끼려다 전국민 개인정보가 쉽게 노출되는 더 큰 문제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 국정감사를 받고 있는 (왼쪽) 성상철 건보공단 이사장과 손명세 심평원장

같은당인 안철수 의원도 "건보공단의 안일한 태도와 업무 방식으로 건강보험증 부정사용자에 대한 검거율이 44%에 불과하다"며 "건보공단은 해결책을 전자보험증 도입이 유일한 해결책인 것처럼 주장하지만, 사회적 논란 때문에 추진하지 못했던 해당 사업을 이 기회에 도입하려는 꼼수일 뿐"이라고 질타했다.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도 독자적으로 추진할 사항이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의원은 "전자보험증에 담기는 개인정보외에 건강정보나 진료정보 등도 포함을 추진하는 만큼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후에 추진방향을 논의해야 한다"며 "얼마의 재정이 투입될지 재정절감 효과에 대한 구체적 산출근거가 무엇인지 충분한 자료가 제시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여야 의원의 질타에 성상철 건보공단 이사장은 비용투입보다 효과가 크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성 이사장은 "전자건강보험증은 초기 예산이 약 5000억원으로 많이 투입되지만, 이로 인해 건강보험증의 오용과 도용 문제가 막을 수 있다"며 "지금까지 나온 효과는 빙산의 일각일 뿐, 문제가 해결되고 메르스 사태 등 부수적인 효과까지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 성상철 건보공단 이사장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 마련 조속히 요구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이 시작됐지만, 1년여동안 아무런 대안이 나오고 있지 않다며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해 보건복지부는 건보 부과체계 개편기획단을 발족해 개편안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아무런 개편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남윤인순 의원은 "지난해 건보공단에 제기된 민원 7634만건 중 건보료 관련 민원이 79.1%를 차지하고 있다"며 "정부가 부과체계 개선에 늑장을 부리고 있음에도 성상철 이사장은 부과체계 개편을 촉구하기 보다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인 양승조 의원은 "건보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주 중 3주택 이상 보유하고 있는 자가 67만명에 달할 정도로 무임승차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며 조속한 개선안 마련을 촉구했다.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은 "개편안이 반발을 최소화하고 국민적 동의를  얻기 위해서는 여야 국회의원뿐 아니라 보험 가입자 대표와 정부 등이 모두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오른쪽) 손명세 심평원장이 답변하고 있다.

약국 청구프로그램 PM 2000, 인증 취소 진행 중

약국 청구프로그램 'PM 2000'이 인증 취소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대한약사회 산하에 있는 약학정보원은 PM 2000을 통해 받은 환자 조제정보 43억 3593만건을 약국화 환자 동의없이 불법 수집했으며, 이를 16억원을 받고 판매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심평원은 PM 2000에 대한 인증 취소 절차를 진행중에 있다.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은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인 건강정보와 조제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하고 판매한 사건에 대해서는 엄격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앞으로 관련 청구 소프트웨어에 대한 보안 관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손명세 심평원장은 대체 청구소프트웨어 인증을 위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손 원장은 "현재 PM 2000은 소송과 관계없이 적격결정 취소 절차를 진행중에 있다"며 "대안으로 새로운 청구 소프트웨어 인증을 신청할 수 있도록 약사회쪽에서 준비중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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