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호르몬 '옥시토신' 폭식증 환자 치료 효과 주목

사랑 호르몬 '옥시토신' 폭식증 환자 치료 효과 주목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5.10.0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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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480칼로리 줄여...섭식장애·비만 치료제 개발 실마리 찾아
김율리 인제의대 교수·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팀 '플로스원' 발표

▲ 폭식증 유병률은 전 인구의 4%로 추산되고 있으며, 대다수의 폭식증 환자가 병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감춘 채 치료받지 않고 있다.<사진=서울백병원 홍보팀>
사랑의 호르몬  '옥시토신'이 음식섭취를 통제하지 못하는 폭식증 환자의 열량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김율리 인제의대 교수(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와 재닛 트래져 영국 킹스칼리지런던대학 교수팀은 폭식증 환자에게 옥시토신을 투여한 결과, 섭취 열량이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를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폭식증 환자를 대상으로 옥시토신 효과를 입증한 세계 최초의 연구로 치료제 개발 가능성에 청신호를 밝혔다.

폭식증은 섭식 행동을 통제하지 못하고, 간헐적인 폭식을 하는 것이 특징인 섭식장애의 일종. 특히 신경성 폭식증의 경우는 폭식으로 인한 체중증가를 피하고자 구토나 지나친 운동 등의 보상 행동을 하는 특징이 있다.

연구팀은 섭식장애를 앓고 있는 거식증 여성 35명·폭식증 여성 34명·건강한 여성 33명(평균 연령 22세)을 대상으로 옥시토신과 위약을 1주일 간격으로 투여한 후 하루   동안의 섭취열량을 측정했다.

연구결과 폭식증 여성은 위약 상태에서 하루 평균 2757칼로리를 섭취했으나, 옥시토신 투여 후에는 2277칼로리를 섭취, 하루 평균 480칼로리를 적게 섭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한 여성은 위약 상태에서 2295칼로리를, 옥시토신 투여 후 2179칼로리를 섭취, 평균 116칼로리가 감소했다.

음식을 거부하는 거식증 환자는 위약 상태에서 1988칼로리를, 옥시토신 투여 후 2151칼로리를 섭취한 것으로 조사돼 163칼로리를 더 섭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옥시토신은 폭식증 여성과 건강한 여성에서 표정을 인식하는 능력을 향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건강보험공단 통계자료를 보면 섭식장애로 진료받은 환자는 2008년 1만 940명에서 2012년 1만 3000명으로 5년 사이에 18.8%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폭식증 유병률은 전 인구의 4%로 추산되고 있으며, 대다수의 폭식증 환자가 병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감춘 채 치료받지 않고 있다.

폭식증 환자는 반복적인 폭식·굶기·구토 등 혼란스런 섭식 습관과 영양 불균형으로 인해 뇌의 보상회로와 스트레스 체계가 붕괴, 회복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폭식증은 정신 심리치료를 적용하고 있지만, 치료 반응률이 50% 이하이고, 항우울제 치료반응률은 19%에 불과하다.

▲ 김율리 인제의대 교수(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옥시토신은 신뢰·사회성·불안·스트레스 등을 관장하는 신경회로의 핵심역할을 하는 호르몬으로 동물연구에서 뇌의 식욕 관련 신경회로에 작용한다는 보고가 있다.

최근 정상 남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옥시토신이 인슐린 반응성을 높여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율리 인제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정신질환에 대한 옥시토신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근거를 추가했다"면서 "개념을 입증하는 단계이고, 광범위한 임상시험이 필요하지만, 옥시토신은 섭식장애·비만·대사성 합병증 등의 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섭식장애 치료제 개발을 희망하는 섭식장애 환자의 부모가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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