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10명 중 7명..."최신 항암제로 치료 받지 못하고 있다" 답해
한국다발성골수종환우회, '포말리스트' 신약 보험적용 시급 주장
다발골수종 환자 10명 중 7명이 자신이 최신 항암제로 치료를 받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최신 항암제가 출시됐어도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하루 빨리 건강보험 적용이 되기를 간절히 원했다.
한국다발성골수종환우회(회장 백민환)가 환우 및 환우 가족을 대상으로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다발골수종환자 대부분이 '최신의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답해, 새로운 치료제의 보험급여 확대 등 치료환경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다발골수종 환자들은 기존에 건강보험 급여가 되는 치료제를 처방받은 후 내성이 생기거나 재발하면 새로운 치료제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새롭게 출시된 치료제는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환자들이 비싼 비용을 내고 사먹어야 하는 등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환우회는 얼마나 많은 환우들이 새로운 약제가 필요한지, 또 얼마나 시급한지, 그 안타까운 사연을 확인하기 위해 최근 환우 및 환우가족 7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및 심층면접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결과, 다발골수종 환우 10명 중 7명은 해외 다른 나라 환우들과 비교할 때, 최신의 치료를 받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심층면접조사에서 다발공수종 확진을 받은 지 6년된 한 환우는 "3개월에 한번씩 재발됐는지 검사를 받으러 병원을 가는데, 도살장에 끌려가는 기분"이라며 "이미 건강보험으로 치료 받을 수 있는 마지막 약제를 사용한터라 또 재발되면 치료제가 너무 비싸 사먹지도 못해 치료할 방법이 없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 환우는 "요즘 환우들은 인터넷 검색이나 뉴스를 통해 해외에서 얼마나 많은 신약들이 쏟아져 나오는지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왜 벨케이드, 레블리미드만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다른 치료제는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치료환경이 후진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환우들은 다발골수종을 치료할 때 자유롭게 처방 받을 수 있는 약제가 얼마나 다양하게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혈액암의 특성상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기거나 재발하는 환우들이 약 50% 가까이 되는데, 이들은 기존 치료제가 아닌 새롭게 출시된 치료제를 처방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백민환 환우회 회장은 "재발이 생길 수밖에 없는 병의 특성 때문에 선진국에서 다발골수종 신약을 많이 개발하는 것 같다"며 "치료가 되는 병인 만큼, 환우들이 새로운 약을 써서 생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정부가 신경을 써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환우들은 재발이 됐는데 더이상 쓸 수 있는 치료제가 없다는 것에 대해 대부분이 '신체적·정신적으로 가장 고통스럽다'고 답했다. 또 재발에 대한 환우들의 불안감은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는데, '매우 불안하다'고 응답한 환우가 80%였다.
전정일 환우회 사무총장은 "현재 환우들이 건강보험으로 처방 받을 수 있는 치료제는 2가지뿐"이라며 "문제는 딱 두 번 치료를 받은 후 재발이 된 환우들에 대한 구제책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포말리스트같이 새로운 치료제들이 국내에 들어왔지만, 건강보험 적용이 안되다 보니 약값이 너무 비싸고, 전액 본인비용으로 사먹는 환우는 열명도 안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설문에 응답한 거의 대부분의 환우(97%)들도 포말리스트 같은 '새로운 치료제의 보험급여가 매우 시급하다'고 응답해, 신약에 대한 환우들의 절실함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백민환 회장은 "건강보험 재정을 잘 관리해야 하는 정부관계자들의 노고도 잘 알지만 의사결정을 할 때, 질환의 특성을 반드시 고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발골수종 환우들에게는 신약은 생존권과 같"며 "포말리스트를 시작으로 새로운 치료제들이 건강보험 급여를 받아 재발로 고통 받는 환우들이 마음 편하게 치료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