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의료기기 허용·원격의료 확대 1차의료 말살 정책"

"한의사 의료기기 허용·원격의료 확대 1차의료 말살 정책"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5.11.09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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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의사회 7일 부산의사의 날 학술대회...의학대상 시상식 열려
양만석·추무진 회장 "원격진료 NO"...나성린 의원 "의협 동의없인 어려워"

▲ 부산의사의날 기념식과 의학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 왼쪽부터 양만석 부산광역시의사회장,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을 맡고 있는 김정훈 의원(부산남구갑),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부산진구갑).
한의사에게 현대 의료기기를 허용하는 것은 의료법상 의료와 한방의료로 구분하고 있는 이원적 의료체계를 무너뜨려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원격진료 역시 OECD 최고 수준의 의료접근성을 갖추고 있는 한국의 현실에 맞지 않고, 근근이 버티고 있는 1차 의료를 송두리째 뿌리뽑는 악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만석 부산광역시의사회장은 7일 롯데호텔부산에서 열린 제40회 부산광역시의사회 학술대회 및 부산광역시 의사의 날 개회식에서 규제개혁과 경제활성화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양 회장은 "준비되지 않은 우리나라 보건의료로 온 나라를 뒤흔든 메르스 사태가 다시 생각난다"면서 "전쟁이 나면 군인은 전선으로 뛰어들고, 불이 나면 소방관은 불속으로 뛰어 든다. 의사회원 역시 마스크 한 개에 의지한 채 용감하게 감염병 전선에 뛰어 들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메르스가 끝나자 마자 국민 건강은 아랑곳 하지 않고, 오로지 경제논리로 의사들을 옥죄는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고 포문을 연 양 회장은 "1차 의료를 말살시킬 수 있는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사용 허가나 우리나라 실정에 맞지 않는 원격진료를 시행하려고 한다"며 정부의 규제 완화와 경제 활성화 정책의 폐해를 비판했다.

보건복지부가 리베이트법 제정 이전의 일까지 법률을 소급 적용해 수 천 명의 회원들이 재판을 받하거나, 행정처벌을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현실도 개탄했다.

양 회장은 "저수가와 규제의 압박 속에 진료하는 회원들을 보면 회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회원들의 목이 타들어 가고 있다. 정치권에 의료계의 어려운 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10월 원로회원의 밤과 백운포 체육공원에서 회원과 가족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체육대회 때 보여준 부산 회원들의 단합된 마음에서 집행부가 앞장서서 나가면 언제든지 같이 한다는 것을 보고 느꼈다"고 밝힌 양 회장은 회원들의 단합과 결집이 의료계의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는 원동력이라는 점에 무게를 실었다.

▲ 부산시의사의 날 행사에 끝까지 참여한 회원들을 위해 행운권 추첨이 진행됐다. 마지막까지 남은 회원들은 상당수가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의협신문 송성철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은 "메르스 사태를 통해 부각된 유명무실한 의료전달체계를 개혁하고, 노인정액제 문제를 비롯해 진료의뢰수가 신설·회송수가 현실화·의원급 역점질환 확대 등을 통해 의원과 병원이 상생하는 방향으로 길을 모색하고 있다"며 의협 집행부 회무 추진 상황을 설명하면서 "동네의원의 회생을 위해 불철주야 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2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15년 동안 의원급에만 적용해 온 대표적 규제인 차등수가제 폐지를 결정했다"고 언급한 추 회장은 "의협 대의원총회 단골 수임사항인 차등수가제 폐지에 힘을 얻어 국민 건강과 1차의료 발전을 저해하는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분투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허용 문제와 관련, "국민의 건강과 환자 생명이 직결돼 있기 때문에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를 반대하는 것"이라며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일원화다. 일원화로 면허통합을 해야 정부가 생각하는 한국의학의 세계화도 가능하다"고 의료일원화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추 회장은 "원격진료도 국민의 건강이 걸려있다는 점에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허용과 같은 맥락"이라며 "환자의 안전과 국민의 건강이 달려있어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문제"라고 언급했다.

▲ 부산광역시의사의 날과 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부산시의사회 집행부 임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의협신문 송성철

양만석 부산시의사회장과 추무진 의협회장이 단호하게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허용과 원격진료에 반대 입장을 밝히며 수위를 높이자 축사를 위해 단상에 오른 나성린 의원(부산진구갑)은 "원격진료를 담은 의료법 개정안이 계속 보류되고 있다. 의협에서 상당한 동의가 없으면 시행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 의원는 "메르스 사태로 의료기관들의 타격이 크다.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으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촤근 인하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문제와 조세특례제한법의 의원급 의료기관 포함 문제로 화제를 돌렸다.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원회 의장(부산남구갑)은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는 금융위와 당정협의를 통해 성사시켰다"면서 "조세특례제한법은 조세전문가인 나성린 의원과 함께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게 조정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보건과 복지 분야가 확대되면서 두 명의 차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의료계 수장들과 당정책위원회서 다룰 수 있는 현안을 함께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산시의사의 날 기념행사에는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원회 의장(부산 남구갑)·나성린 의원(부산진구갑)·김기천 부산시 건강체육국장·정홍경 의협 고문·이무화 부산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구인회 부산시병원회장·최경옥 부산시간호조무사회장 등이 참석,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 부산시의사의 날 의학대상 학술상 을 받은 배용찬 부산의대 교수(부산대병원 성형외과)와 시상을 한 양만석 부산시의사회장.ⓒ의협신문 송성철

제34회 의학대상 시상식에서 학술상의 영예는 '복잡한 구개열 환자의 새로운 교정술(부산 변법)'을 개발, 구개열 환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한 배용찬 부산의대 교수(부산대병원 성형외과)가 안았다. 배 교수는 성형외과를 전공할 수 있도록 이끈 김성후 은사와 구순구개열 환자모임인 '행복미소', 매년 베트남·라오스·미얀마에서 함께 안면기형 수술 봉사를 하고 있는 '인지회' 동지들을 비롯해 연구를 함께 진행한 이재우 교수와 부산대병원 성형외과 가족들에 게 영광을 돌렸다.

▲ 부산시의사의 날 시민보건의학연구상 수상자인 배우용 동아의대 교수(동아대병원 이비인후과). 오른쪽은 양만석 부산시의회장.ⓒ의협신문 송성철

'후각 장애의 원인에 따라 치료 효과 분석'으로 제47차 시민보건의학연구상을 받은 배우용 동아의대 부교수(동아대병원 이비인후과)는 "후각장애는 치료가 잘 안된다. 원인별 치료 효과를 분석해 효과적인 치료 방침을 마련하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갑상선 암에서 비만이 미치는 영향'으로 시민보건의학연구상을 공동 수상한 김정훈 고신의대 교수(고신대복음병원외과)는 학술대회 참석 문제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해 박종남 부회장이 대리 수상했다.

부산시의사의날 의학대상 봉사상을 받은 임홍섭 원장(부산 사하구 임홍섭내과의원). 부산지역 1호 메르스 환자를 발견, 확산을 막은 주인공이다.ⓒ의협신문 송성철

지난 6월 부산지역에서 처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의심환자를 발견, 신속히 보건소에 신고하고, 감염병 예방 수칙을 지킬 것을 당부해 주변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도록 함으로써  감염병 확산을 막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임홍섭 원장(임홍섭내과의원)은 사회봉사상을 받았다.

학술대회에서는 안희배 부산시의사회 학술이사가 사회를, 정재일 학술위원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의료, 미래를 만나다(김치원 서울와이즈요양병원장)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의 이해(강기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위원) ▲특강-옥션에서 그림 고르는 법(강금주 원장·해운대 이듬갤러리) 등의 강연이 이어졌다.

▲ 7일 열린 부산시의사회 학술대회에서 김상호 동아의대 교수(동아대병원 신경과)가 어지러움증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펄룸에서 열린 학술 프로그램은 김보석 부산시의사회 공보이사가 사회를, 설미영 부산시의사회 부회장이 좌장을 맡아 △새로운 감염질환(이혁 동아의대 교수·동아대병원 감염내과) △외래에서 만나는 성의학(박남철 부산의대 교수·부산대병원 비뇨기과) △어지러움증(김상호 동아의대 교수·동아대병원 이비인후과) △항문질환(황성환 부산시의사회 의무이사·부산항운병원 외과) 등 개원가 외래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질환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전했다.

부산시의사의 날 의학대상 시상식에 이어 성악에 취미가 있는 부산지역 남여 의사들이 화음을 맞추고 있는 부산의사합창단과 1999년 창단, 13회 정기 연주공연을 한 관록의 닥터심포닉밴드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부산의사미술회가 주최한 제13회 부산의사 미술전 및 사진전도 함께 열려 회원들의 눈길을 끌었다.

▲ 부산시의사합창단이 7일 부산시의사의 날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 오랜 관록을 자랑하는 닥터심포닉밴드가 7일 부산시의사의 날 축하공연 피날레를 장식하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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