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피토, 특허만료가 위기? 오히려 기회였다"

"리피토, 특허만료가 위기? 오히려 기회였다"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5.11.16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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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아 한국화이자 부사장(글로벌 이스태블리쉬트 제약사업 부문)

김선아 한국화이자 부사장
20XX년, 미래 어느 날 '리피토 효과(Lipitor Effect)'가 보통명사로 사전에 등재되는 날이 올 수도 있어 보인다.

'리피토 효과'란 이렇다. 특허만료를 맞아 제네릭이 출시되면서 오리지널 약의 처방규모가 떨어지는 일반적인 현상과는 반대로 특허만료 이후에 처방규모가 커지는 이례적인 현상을 가리킨다.

2008년 특허만료 이후에도 처방규모가 커진 화이자의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로부터 비롯됐다. 반대어는 '페이턴트 클리프(Patent Cliff)' 정도가 될 듯하다.

2015년 현재  '리피토 효과'는 아직 보통명사가 되지는 못했지만 화제가 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리피토 효과의 기획자랄 수 있는 김선아 한국화이자 부사장(글로벌 이스태블리쉬트 부서)을 최근 만나 화제가 된 리피토 효과의 성공 배경을 물었다.

일단 리피토가 좋은 약이기 때문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대답이 돌아왔다.

오랜 기간 임상시험과 실제 임상에서 쌓인 높은 신뢰도가 제네릭의 가격공세를 이겨내고 오히려 반격을 할 수 있었다는 말이다. 시장상황도 좋았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리피토의 처방대상 범위를 넓힌 것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화이자의  '적극적은 대응' 혹은 '공격같은 방어'도 주효했다고 봤다.

김 부사장은 이스태블리쉬트 업무를 방어가 아닌 공격이라고 생각한다. 특허만료로 인한 처방규모 축소를 막는 게 아니라 제네릭이 쏟아지며 부풀어 오른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업무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그는 수비수이면서 공격 DNA를 가진 전형적인 '리베로'다. 리베로는 수비수로 정의되지만 늘 공격을 염두해 둔다.

올해 화이자의 대표 치료제 '쎄레브렉스(성분명: 세레콕시브)'가 특허만료를 맞았다. 쎄레브렉스 역시 '리피토 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까?

100여개의 제네릭이 대규모 공세에 들어간 만만치 않은 김선아 부사장의 'A매치'가 주목받고 있다.  목표는 역시 'AGAIN 리피토'다.

<일문일답>

김선아 한국화이자 부사장
일반적으로 특허만료 사업부는 방어에 주력하는 수비수라고 볼 수 있는데, 한국화이자의 사업부는 유독 공격수의 이미지가 강하다.

특허만료된 의약품이라고 방어만 해야 하나? 보다 적극적으로 시장을 키워 나가기 위해 공격수의 면모가 필요하다. 리피토는 특허만료 이후 적극적인 영업 마케팅을 펼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리피토 특허만료 당시 고지혈증 시장은 성장하고 있었고 고지혈증 치료의 필요성은 여전히 높았다. 시장 확대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런 상황을 바탕으로 대규모 공세에 나섰다. 고지혈증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리피토의 장점을 전달하고 우선 선택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복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제형을 다양화했다.

최근에는 고지혈증 치료에서 한 단계 나아가 건강한 심혈관 관리를 위한 캠페인에 의료진의 참여를 독려하면서 리피토의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는 계속 공격할 작정이다.

보기 드물게 특허가 만료된 이후에도 한국인을 대상으로 리피토 임상시험을 했다. 리피토 효과의 원인이자 한국화이자의 공격적인 방어 개념을 떠오르게 한다.

대규모 글로벌 임상시험뿐 아니라 한국인에 대한 리피토의 효과를 연구해 한국환자를 위한 최적의 치료개념을 만들고 싶었다. 'AT-GOAL(2010년)'을 통해 한국인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상태에 따른 리피토의 효과적인 LDL-C 강하 효과를 확인했다.

425명의 한국인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환자의 80% 이상이 리피토 투여 4주만에 LDL-C 치료 목표수치에 도달했다. 'AMADEUS(2013년)'는 440명의 제2형 당뇨병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환자의 90% 이상이 리피토 투여 8주만에 역시 LDL-C 치료 목표수치를 달성했다.

일반적으로 특허만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임상시험을 하는 약은 많지 않지만 리피토는 특허만료 이후에도 대규모 글로벌 혹은 한국인 데이터를 축적해 국내 의료진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이런 리피토 사례는 화이자와 이스태블리쉬트 부서가 무엇을 지향하는지를 보여준다.

리피토 특허만료 이후 경쟁 스타틴과 성공적으로 처방규모를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아토르바스타틴이나 로수바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등을 복합한 복합제가 출시되면서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경쟁도 예상되고 있다.

제네릭과 복합제의 공세, 경쟁 약물의 특허만료에 따른 약가 인하 등이 새로운 위협이 되겠지만 오히려 전체 고지혈증 치료제 시장이 커지며 리피토에게 유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토르바스타틴 복합제 출시는 결국 아토르바스타틴인 리피토의 효능과 가치를 방증한다고 보여 긍정적이이다. 미국과 유럽, 국내 가이드라인은 지질 강하를 위한 우선적인 치료제로 스타틴을 권고하고 있기 때문에 복합제 출시가 리피토의 아성을 흔들지 못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여러 제약사가 다양한 고지혈증 치료제를 내놓으면서 시장도 커지고 질환 인지도도 높아질 거다. 경쟁을 기대하고 있다.

리피토, 에제티미브 복합제를 화이자 차원에서 내놓을 계획은 없나?

노코멘트다.

리피토의 성공이 부담되지는 않나? 리피토의 성공적인 특허만료 방어 사례를 다른 특허만료 약에게서도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을 것 같다.

특허만료 약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은 흔한 사례는 아니다. 리피토의 강점이 여러 상황과 맞물려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 한국화이자의 이스태블리쉬트 사업부는 특허만료 이후에도 다양한 전략적 시도를 통해 리더십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올해 특허만료 된 대표약 쎄레브렉스 역시 리피토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자신하나?

특허만료 후 100여 개의 제네릭이 출시된 것으로 알고 있다.  '터프'한 시장이 될 것이다. 100여개의 제네릭 출시로 개원가 시장은 2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쎄레브렉스의 장점과 가치를 널리 알려 시장팽창 효과를 누릴 것이다. 쎄레브렉스 특허만료를 방어해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커진 시장을 공략할 것이다.

만일 김선아 부사장이 제약사를 차려 화이자 약 가운데 3개 가지고 나갈 수 있게 됐다. 무슨 약을 선택할 것인가?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다. (잠시 뜸을 들이다) 리피토와 쎄레브렉스, 노바스크를 가지고 나가겠다.

그럼 언급하지 않은 약들은 다 버리고 가는 걸로 알겠다.

하하하

모두 특허만료된 약이다. 동시에 현재 김선아 부사장 파트에서 담당하는 약이기도 하다.

특허만료가 약의 무덤만은 아니다. 계속 얘기했듯이 제네릭 출시로 커진 시장을 공략하면 처방규모를 늘릴 수 있다. 이들 약을 선택한 이유는 모두 좋은 치료제이기 때문이다. 모두 효과와 안전성을 오랜 기간 임상시험과 실제 임상에서 증명했다. 향후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한국 시장을 고려했을 때에도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두근두근 버킷 챌린지'와 같은 공익캠페인도 활발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대한민국의 건강한 심혈관 만들기 대장정' 캠페인의 일환이다. 전국 내과·가정의학과 개원의가 올해 5월부터 약 두 달간 건강한 심혈관 만들기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다른 의료진을 추천해 2000명을 달성했다. 한국화이자는 릴레이 추천 2000명 달성을 계기로 2000만원을 한국구세군자선냄비본부에 기부했다.

기부금은 전국 심장병 어린이의 치료비로 사용됐다. 올해는 한국구세군의 국내외 심장병 어린이 치료사업 20주년을 맞이하는 해라 의미가 특히 각별했다.

한국화이자가 '화이자링크'를 통해 의료진과의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화이자링크'는 한국화이자가 주도하는 의료진 대상 맞춤형 인터넷 채널이다. 더 많은 의료진, 특히 지리적으로 도시와 멀어 최신 정보로부터 소외될 수 있는 의료진에게 최신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도입했다.

현재 2000명의 의사가 화이자링크와 '링크'돼 있다. '화이자링크 2.0'을 5월부터 도입해 모바일로도 접속할 수 있도록 했다. 의료진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화이자와의 '링크'를 원하는 의사의 참여를 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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