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막바지를 맞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법안 발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예산심의까지 겹치면서 지역구의 이익 챙기기와 함께 이익단체들의 민원성 입법에 마지막 실적쌓기까지 줄을 잇고 있다.
물론 선거철만 되면 정부도 선심성 정책을 펴는 것은 예외가 아니지만 정부입법에 비해 비교적 절차가 간소한 의원 입법이 총선을 앞둔 회기말에 크게 증가하거나 그동안 잊혀진 채 먼지가 쌓여가던 법안들을 꺼내들면서 정당한 법안에 쏟아야 할 입법권이 낭비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인적·물적 자원의 사회적 소모가 커지고 있다.
현재 보건의료분야에서 그 대표적 보기는 단연 '안경사 단독법'을 꼽을 수 있다. 발의된 지 1년이 훨씬 지나 관심권에 멀어졌으나 총선이 다가오자 여론몰이에 나선 것으로, 안경사에 대한 의사의 지휘·감독권을 폐지하고 의료행위인 타각적 굴절검사를 비의료인인 안경사에게 허용하자는 것이다.
발의를 한 새정치민주연합 노영민 의원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안경사는 안과의사보다 사회적 약자"라고 밝히고 따라서 "사회적 약자로서 보장받아야 할 이익과 권익이 침해당해선 안 된다"고 했다. 안경사와 의사를 사회적 약자 VS 사회적 강자의 구도로 몰아가고, 국민의 눈 건강을 사회적 약자 배려 차원에서 분배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억지 논리를 펴고 있다.
안경사 단독법은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에서도 난색을 표하고 있으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실 역시 발의된 안경사법안이 타각적 굴절검사를 허용하는 내용 이외에 현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내용과 거의 유사해 개별법으로서의 특이성이 부족하다"며 제정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한 사안이다.
이와 같은 포퓰리즘 입법은 국회의 권위를 실추시켜 국민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릴 것이다. 더욱이 대한민국의 헌법 46조 제2항은 국회의원의 의무를 적시하고 있다.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 너무 지당한 것이라 혹 잊지는 않았는지 다시 한번 이 조항을 명심했으면 한다. 아울러 지나친 선심성 입법을 차단할 장치 역시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