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장기기증은 느는데 사후 장기기증은 준다?

뇌사 장기기증은 느는데 사후 장기기증은 준다?

  • 박소영 기자 syp8038@daum.net
  • 승인 2016.01.2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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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동의로 이뤄진 비율 높은 만큼 평소 장기기증 의사 밝혀야
높아진 뇌사 장기기증, 그러나 해외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

장기기증이라고 모두 같은 건 아니다. 뇌사 장기기증자 수가 지난해 500명을 돌파하며 꾸준한 증가세인 반면 사후 장기기증자는 지속적인 내리막을 면치 못하는 추세다.

▲ 뇌사 장기기증자 통계.
뇌사 장기기증자 수는 2000년 52명에서 2005년 91명으로 약 2배 증가, 이후 2008년 256명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200명대를 넘었고 20011년에는 368명, 2012년에는 409명을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해 501명으로 기록하며 15년만에 10배로 뛰어올랐다.

그러나  사후 장기기증자 수는 2000년대 들어 단 한 해도 연 200명을 넘어보지 못했다. 2009년 182명이 최대였으며 2012년 99명에서 2013년 82명, 2014년 73명으로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5명으로 대폭 줄어 2000년대 들어 역대 최저의 기증률을 보였다.

▲ 사후 장기기증자 통계.
그렇다면 뇌사 장기기증자 수가 느는 데 반해 사후 장기기증자 수는 줄어드는 이유는 뭘까.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관계자는 "뇌사 장기기증의 경우 언론매체와 홍보대사 등을 통해 장점을 꾸준히 알림으로써 유가족들이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되었다"며 "기증인에 대한 예우를 그리는 유가족 사후케어 사업을 2013년부터 하고 있으며, 뇌사 추정자 신고제를 통해 뇌사로 추정될 시 한국장기기증원으로 의무 신고를 하게 된 점도 뇌사 장기기증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뇌사는 병원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유가족이 자연스럽게 장기기증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많다는 점도 들었다. 그러나 사후 장기기증은 관련 고지나 안내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어 실제로 실천에 옮겨지는 경우가 적다는 것.

또 기증을 위해서는 생전에 기증 의사를 밝히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뇌사 장기기증 경우 '좋은 일에 동참하고 싶다'는 유가족의 판단으로 이뤄지는 비율이 높은 만큼, 기증자가 특별히 유언이나 희망서약을 남기지 않았을 경우 사후에 장기기증을 고려하는 비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편, 뇌사 장기기증자 수가 늘어난다는 게 반갑긴 하나 외국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수준이다. 때문에 장기이식을 받으려면 상당히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가 공개한 우리나라의 인구 100만명당 뇌사 기증률(PMP)은 2010년 5.5명에서 2015년 9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뇌사 장기기증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스페인의 PMP가 2013년 35.1명이며, 벨기에 29명, 미국 25.9명, 프랑스 25.5명과 비교할 경우 우리나라는 턱없이 낮다.

그 결과, 2014년 기준 1인당 평균 장기이식 대기시간은 3년 1개월에 해당하는 1137일이다. 장기별 평균 대기시간은 신장이 5년이 조금 못되는 1822일으로 가장 길었고, 췌장은 2년 3개월에 해당하는 822일, 간장은 244일, 심장은 177일, 소장은 162일을 기다려야 이식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관계자는 "외국은 국민의 30~40%가 뇌사 및 사후 장기기증 희망서약자인 반면 우리나라는 2.5%로 미미하다"며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 개선이 많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앞으로 더 나은 참여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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