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철 교수팀, 표적치료제에 잘 맞는 식도암 환자 선별 기준 제시
맞춤형 표적치료와 병용요법 통한 신치료법 개발 가능성 기대 높여
식도암 환자의 표적치료제 사용 기준을 마련할 수 있는 연구결과가 국내 의료진에 의해 발표됐다.
조병철 연세의교 교수(연세암병원 식도암센터·종양내과)팀은 최근 난치성 식도암 환자들 중 '상피세포 성장인자(EGFR) 수용체 신호'를 지닌 식도암 환자군이 표적치료제에 좋은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식도암은 국내 암 발생률 6위의 암으로, 남성이 여성에 비해 9.8:1로 압도적인 발병을 보이고 있다. 세부적으로 식도선암, 편평상피세포 식도암, 평활근육종 식도암, 흑색종으로 나누어지며, 북미와 유럽지역은 식도선암, 아시아에서는 편평상피세포 식도암 환자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조병철 교수는 "식도암은 다른 암에 비해 치료제 개발이 저조해 현재까지도 진행성 편평상피세포 식도암의 5년 생존율은 30%에 불과하고, 재발이나 타 장기로 전이될 경우 평균 6∼8개월의 생존기간을 보일 정도로 악성 암"이라고 말했다.
조병철 교수팀은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산하 8개 의료기관과 함께 편평상피세포 식도암 환자 중 재발했거나 타 장기로 전이된 난치성 식도암 환자 48명에 대해 제2세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억제 약물인 '다코미티닙'(dacomitinib)을 투여했다.
그 결과 6명의 환자에게서 암세포 성장이 멈추고 일부 사라지는 부분관해(partial response)가, 29명의 환자는 더 이상의 암세포 성장이 멈추는 질병 안정(stable disease)의 치료반응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평균 무진행 생존기간과 총 생존기간이 3.3개월과 6.4개월을 보여 기존 치료에 비해 향상된 치료효과를 거두 것으로 나타났다.
다코미티닙이 효과적인 치료효과를 보임에 따라 연구진은 48명의 식도암 환자 암 조직에 대해 첨단 유전자 시퀀싱 분석 및 통합분석(Multi-Omics)를 이용해 표적치료제의 반응을 살펴볼 수 있는 예측인자(Predictive Biomarker)를 찾는 후속연구에 돌입했다.
그 결과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신호'가 있는 환자군의 치료 반응율이 21.4%를 보인데 비해 수용체 신호가 없는 환자들은 5.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무진행 생존 기간에 있어서도 수용체 신호가 있는 환자군이 5개월을 나타난데 비해 없는 환자 군은 2.9개월로 짧았다. 평균 총 생존기간도 수용체 신호가 있는 환자군이 10개월로 신호가 없는 환자군의 4.8개월의 두 배 이상 생존기간을 보였다.
조 교수는 "재발 및 전이성 편평상피세포 식도암에 있어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신호 유무가 표적치료제의 반응 예측인자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EGFR 억제제로 치료받는 난치성 식도암 환자의 선별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이들 환자들의 개인별 맞춤 표적치료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의 질환극복기술개발 중점과제 사업의 지원을 받은 조병철 교수팀의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적인 암연구지인 <Oncotarget>지에 '재발성·전이성 편평상피세포식도암에서 dacomitinib의 효과와 반응 예측인자 발굴'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