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 "국민 생명을 인기투표로 결정하나?"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여부에 대한 대국민 공동 설문조사를 해보자는 한의계 제안을 의협이 단호히 거절했다.
최근 한의사협회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과 관련해 외부 기관에 설문조사를 공동의뢰하자고 의협측에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의협 범의료계 비상대책위원회는 27일 "상황 타개를 위한 한의계의 꼼수에 불과하다"며 "재론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못박았다.
충분한 정보 제공 없이 이뤄지는 여론조사는 감성적인 인기투표에 그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비대위는 "대다수 국민은 국가가 부여하는 배타적·독점적인 면허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의료행위와 한방의료행위가 명확히 구분되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이중적 보건의료제도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고찰이 부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으로 촉발되는 미래의 안전 이슈 보다는 당장의 편리함에 더 마음이 쏠릴 수 있다. 말이 좋아 국민여론조사지 인기투표에 다름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순한 여론조사가 아닌 합리적 논리에 따라 사회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현대사회에서 모든 사회 문제를 여론조사를 통해 결정할 수 없다. 비효율적이고 합리적이지 않다"며 "세부 전문분야별로는 전문가 그룹의 치열한 과학적 근거 싸움과 합리적 논리에 의해 방향성이 결정된다"고 밝혔다.
특히 의료는 전문성과 과학성이 강조되는 영역이며, 생명과 직결된 영역이므로 의료 이슈는 법과 원칙, 합리적 토론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전문가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다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비대위는 "국민의 생명 이슈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투표가 아니다. 미래 세대에 미칠 영향과 전체 국민건강·안전 문제에 대한 고민이 투영되는 과학적인 결단의 영역"이라며 "한의협은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장난을 쳐선 안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