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임상시험센터...신약임상개발 모든 단계 수행 가능
다양한 치료제 임상시험 진행…폐 관련 치료제 임상 가장 기대
임상시험은 의약품 등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증명하기 위해 사람을 대상으로 약물의 약동·약력·약리·임상적 효과를 확인하고 이상반응을 조사하는 시험을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임상시험 규모는 매년 증가 추세며 국내 임상시험시장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신약개발과 임상시험을 주도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최근 들어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 대한 R&D 비용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다국가 임상시험의 원천인 글로벌 신약개발 시장은 과거 80% 이상이 미국과 유럽에서 수행됐으나 아시아권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최근 생물학적 제제와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전문영역에 대한 보다 세분화된 접근이 이뤄지면서 오히려 임상시험의 수요는 더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신약 및 의료기기의 개발, 맞춤형 시료수집과 중개 및 임상연구의 활성화, 가장 안전한 세포치료제 생산, 의료관광 수익의 확대 등을 통해 의료산업화를 선도하는 병원이 되기 위해 세브란스병원은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선도적으로 세브란스의 의료산업화를 이끌고 있는 임상시험센터의 현재의 노력과 미래의 방향성을 박민수 임상시험센터 소장(어린이병원 신생아과)을 통해 들어봤다. |
Q. 주요 대형병원들이 의료산업을 선도하는 병원이 되기 위해 임상시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임상시험센터에 대해 간략히 소개를 해 준다면?
세브란스 임상시험센터는 보건복지부 지정 지역임상시험센터에 선정된 이후 국내의 임상시험 수준과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다. 또 글로벌 수준의 임상시험 역량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AAHRPP 전면 인증 및 JCI HRPP분야 인증을 획득했다. 그 결과 2013년 임상시험 글로벌선도센터에 선정돼 진정한 글로벌 수준의 임상시험센터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임상시험의 효율성 추구를 위해 관련업무들의 전산화 시스템인 u-CTMS을 구축해 센터의 지원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연구지원시스템(CRMS)과 e-IRB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국내 최초로 원내 OCS/EMR과 연동시킨 e-CRF시스템을 개발해 데이터의 안전성과 정확성 및 사용자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적의 연구진 선정과 임상시험대상자 모집을 통한 연구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지난 10년 간 임상약리학 기반의 고난이도 초기 임상시험부터, 국제 수준의 연구진에 의한 다양한 질환 대상의 후기 임상시험까지 우수한 성과를 확보한 세브란스병원 임상시험센터는 '차세대 의료발전을 위한 아름다운 도전'이라는 미션 아래 국내 신약개발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과 세계의 환우들에게 보다 나은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최고의 윤리적·과학적 임상시험을 내걸고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지원 시스템, 적극적인 교육과 트레이닝, 국내 최대 55개의 임상시험 전용 병상을 갖춘 연구 병실 및 임상약리/임상시험 전문가를 보유한 세브란스 임상시험센터는 신약임상개발의 모든 단계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서비스를 지원하고 국제적 수준의 조기임상시험을 수행할 수 있다.
Q. 최근 어떤 성과들을 이뤄냈는지 궁금하다.
세브란스 임상시험센터는 올해로 10주년 됐다. 2005년도에 보건복지부로부터 지역임상시험센터로 선정을 받고, 5년에 걸쳐 총 45억원 정도의 연구비를 받아서 센터를 만들게 됐다. 서울시에서도 지원을 받아 총 128억원 정도 투자됐다. 2006년 개원했을 당시 장비와 공간 차원에서 능력있는 센터로 거듭났다고 본다.
임상시험 승인 건수는 2009년 총 769건이었는데, 2014년도에는 1212건으로 증가했다. 2014년 임상시험 승인건수를 임상단계별로 보면 1상 32건, 2상 60건, 3상 140건, 4상 37건, 의료기기 90건, 후향적 연구 454건, PMS 39건 등이다. 또 다국가 임상시험이 193건, 국내 다기관 임상시험이 253건, 단일기관 임상시험이 766건 된다.
최근 트렌드를 보면 후기 임상은 많지 않다(임상 3상 이후). 그러나 초기임상은 꾸준히 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이 포커스를 맞추는 것은 임상 2상쪽이다.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조기 임상시험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연간 IRB 심사를 하는 건수가 1000건 정도 된다. 이 가운데 2/3(60∼65%)가 연구자 주도 임상이고, 나머지 1/3이 제약사 임상이다. 보통 글로벌 제약사가 의뢰하는 임상이 50%, 국내 제약사 임상이 50% 정도 된다. 실제로 글로벌 임상은 15∼17% 정도가 진행되고 있다.
임상시험센터는 글로벌 제약사와 협약을 맺고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으로 화이자, 사노피, GSK 등과 협약을 맺었으며, 글로벌 CRO와도 협약을 맺고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최근 들어 아시아 지역 중 우리나라에 대한 R&D 비용을 점차 늘리고 있다. 그 결과 2008년에는 세브란스병원이 국내에서 최다수의 다국적 제약회사 임상시험 의뢰 건수를 기록하는 성과를 낳았다. 이는 우리나라가 신약개발에 참여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국내 의료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다양한 질환에 대한 치료제 임상시험을 많이 하고 있다. 그 중 폐 관련 질환 치료제 임상시험이 진행중인데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오고 있다. 기대되는 임상시험이다.
이밖에 심장질환 관련 스텐트, 캡슐 내시경 개발 등에 대한 임상시험이 진행중에 있다. 특허기술 등에 대한 부분도 있어 기대된다.
Q. 국가 임상시험 글로벌사업단장에 선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 공모한 '임상시험 글로벌사업단 사업단장' 공모에서 단장으로 최종 선정됐다. 임상시험 글로벌사업단은 글로벌 임상시험 환경 변화에 대한 경쟁적 대응과 전략적 준비를 위해 출범했으며, 임상시험산업 선도 국가 실현을 위한 사업 추진과 임상시험 글로벌 허브로의 도약 및 글로벌 신약개발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사업단은 2019년까지 5년간 사업을 수행하며 이미 선정된 11개 병원과 올해 선정 될 임상시험 글로벌선도센터에 지원될 총 450억원을 관리한다. 또 첨단융복합형 임상시험 기술개발에 총 5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국가 임상시험 R&D 정책 및 기획을 위한 사업단 본부과제를 신설해 운영하게 된다. 사업단 주관 연구기관으로는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를 지정했으며 사업수행 중 평가를 받아 5년간 단장으로 연임할 수 있다.
Q. 최근에는 세브란스병원 임상시험센터가 국가임상시험사업단의 임상시험 글로벌센터로 선정됐다.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임상시험 글로벌선도센터는 임상시험산업의 글로벌 역량 강화와 산업화 도모를 위한 보건복지부의 프로그램으로 발전 추진동력을 발굴하고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며 임상시험센터의 글로벌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국내 임상시험 산업은 아직 제약산업 규모나 임상시험 인프라 투자 측면에서 글로벌 기준으로 보면 일부 제약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잠재적 대상자-임상연구자-임상시험센터 간, 그리고 후보물질 발굴-임상-제약산업 간 연계성 또한 시스템적인 관점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번 임상시험 글로벌선도센터 선정을 계기로 유기적 네트워크를 통한 임상 자원의 유용성 확대와 효율성 제고로 고부가가치의 초기 임상시험을 중심으로 한 임상시험 유치를 도모하고 국내 임상시험기관 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장기적으로 임상시험 네트워크 허브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예정하고 있다.
더 나아가 글로벌선도센터의 지속 발전을 뒷받침할 핵심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이용한 홍보마케팅을 강화하는 것까지 계획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미 신성장동력으로서 의료산업화에 주목해 다각적으로 전략적인 노력을 경주해오고 있다. 실제 이번 선정에는 병원의 수준 높은 임상시험 수행 역량과 의료원 최고경영진의 지원, 지속적인 지원의지가 주요한 선정 이유로 평가됐다.
Q. 피험자의 안전과 권익을 위한 장치도 필요할 것 같다. 이에 대한 복안은 있나?
글로벌 기업 스탠다드에 준하는 표준작업지침 및 운영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 등 관련 시스템을 이용한 사전 스크리닝으로 피험자 모집을 정확히 예측하고 다양한 질환의 피험자를 빨리 모집할 뿐 아니라 여러 임상 과와 임상시험센터의 원활한 협조체계를 갖추고 있다.
특히 임상연구 전용 외래 진료실, 항온항습실이 설치된 임상시험 약국과 전문약사, 수준 높은 임상연구 코디네이터, 기밀유지 제공을 위해 구획화 된 모니터링실, 통계 지원, 데이터 관리 및 첨단 분석 장비 및 전문가, 임상시험 의뢰업체를 위한 전용공간 확보 또한 세브란스병원 임상시험센터의 경쟁력 중 하나다.
임상시험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여기에 참여하는 피험자의 안전과 권익, 복지 또한 예민하고 중요한 문제다. 피험자들을 보호하는 강력한 장치인 '피험자보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피험자보호센터를 만든 것은 세브란스병원이 처음이고, 그 다음 다른 기관에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식약처에서도 이것을 만들 것을 권고하고 있을 정도다.
Q. 국가의 지원에 대해 하고 싶은 얘기가 많을 것 같다.
일부에서는 임상시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가치와 의미에 대해 왜곡된 시각이 국민들에게 있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임상시험에 대해 충분히 이해시키는 것이 힘들다.
임상시험을 잘 하기 위해서는 꾸준하게 전문가를 양성하고 키워내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인력이 충분하면 퀄리티가 다르게 나온다. 임상시험센터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인력에 대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
또 임상시험에 대한 진정한 가치를 자꾸 왜곡시키지 말았으면 좋겠다. 국회, 정부, 시민단체 등이 모두 정확한 정보를 알아야 한다고 본다. 임상시험의 중요가치를 정확히 알아줬으면 좋겠다.
진료는 의사가 자신의 알고 있는 지식을 최선을 다해 실천하는 것이고, 연구는 더 알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연구는 진료보다 더 최선을 다해서 해야 한다. '진료 + α(연구)'가 되어야 한다.
이밖에 임상시험 참여자의 안전과 권익은 그 어떤 과학적인 결과보다 더 우선해야 한다. 그것이 원칙이다. 이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자 대상의 교육이 있어야 한다. 또 이것을 실천할 수 있는 시스템과 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데 정부 지원이 좀 더 많았으면 한다. 나의 권익을 보호해주는 장치가 잘 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야 대상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