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해진 연수평점 관리...현장 분위기는?

깐깐해진 연수평점 관리...현장 분위기는?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6.02.29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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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증 확인, 바코드 출결 체크...큰 혼란 없어
평점 불인정 학회들 '반발'...의협 "이해해 달라"

▲올해부터 개최되는 의사 연수교육에는 출결 확인을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 28일 열린 대한비만연구회 춘계학술대회에 참석한 한 회원이 바코드 출결확인 시스템 이 놓인 접수대에서 참석 등록을 하고 있다. 

C형간염 집단 감염 사태를 계기로 의사 연수교육 관리가 강화되고 있다. 올해부터 출결 확인 등 새로운 제도가 도입됐으나 현장에선 차분히 적응하는 분위기다.

2월의 마지막 주말인 28일, 서울 시내 곳곳에선 분야별 학술대회가 일제히 열렸다. 대한비만연구회는 제19회 춘계학술대회, 대한개원내과의사회는 제3회 내과박람회 및 제2회 금연심포지엄을, 대한정주의학회도 올해 첫 학술대회를 각각 개최했다.

이들 학회들은 대한의사협회 산하 연수교육평가단이 마련한 '2016년도 연수교육 관리방안'에 따라 올해부터 강화된 기준을 적용 받았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출결 확인. 교육 주최측은 접수대에 바코드 시스템을 갖춰 놓고 참석자들의 교육 시작과 종료 시점을 확인해 그에 따른 평점을 부여했다. 본인 확인 과정도 거쳤다. 신분증을 지참하지 않았거나, 신분증과 등록자가 다른 경우 교육을 받지 못했다.

 ▲이명희 대한개원내과의사회 회장

과거에 없던 것들이 갑자기 생겼으나 참석자들은 동요하지 않았다. 10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한 비만연구회의 경우, 교육 시작 시점에 참석자들이 몰려 본인 확인 과정을 일일이 거치느라 시간이 지체된 것 말고는 이렇다 할 문제가 없었다.

신분증을 지참하지 못해 발길을 돌린 회원들도 몇몇 있었으나 접수를 받아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시하거나 항의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명희 대한개원내과의사회 회장은 "아직은 초기라 신분증 지참 등에 익숙하지 않지만 3~6개월 정도 지나면 회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학술대회에 참석한 의사들은 큰 불편이 없었지만 주최측은 애를 먹고 있는 눈치다. 우선 개원의 단체가 연수평점을 인정받는게 녹록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민정 대한미만연구의사회 회장

김민정 대한비만연구의사회 회장은 "올해 새로 시행되는 연수교육 기준을 개원가 학회들이 충족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연수교육을 개최하는 학회들이 평점을 인정 받기 위해선 △교육장소의 적절성 △상업적 교육 여부 △의학회 회원학회 여부 △강사의 적절성 △교육 주제와 내용의 적절성 △강의시간과 희망 평점의 적절성 등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평점 신청이 반려된 학회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날 약 600여명의 회원이참석한 대한정주의학회는 연수평점을 인정받지 못했다. '과학적 근거 또는 효과에 대해 명확한 근거가 미약한 기능성식품 등 보완대체요법 관련 교육은 불인정한다'는 기준에 걸리고 만 것이다.

최세환 정주의학회 회장은 "우리 학회는 지난 2년 동안 회원들의 높은 관심과 호응을 받으며 의료계 내부의평가를 받았다고 자부한다"며 "노인 인구의 급증, 만성질환의 증가 등 다가올 '의료 빅뱅'을 대비하는 미래의학은 기능의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우리 학회의 평점을 인정해주지 않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세환 대한정주의학회 회장(왼쪽), 유승모 대한밸런스의학회 회장

역시 평점을 인정 받지 못한 대한밸런스학회 유승모 회장도 "평점을 주는 기준에 명확성이 없다. 개원가가 생존의 돌파구를 찾으려면 (우리 같은 학회를) 장려하고 평점도 더 많이 줘야 하지 않나"라며 "평점을 인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연수교육 현장 점검에 나선 김나영 의협 연수교육평가단 운영위원장(분당서울대병원 내과/의협 학술이사)은 "올해 현재까지 25개 기관에서 신청이 들어와 16곳에 대한 심사를 우선 진행했는데 12곳은 인정, 4곳은 기각됐다"며 "정주의학회 경우 춘계는 불인정 됐으나 가을 학술대회 때 보완해 신청하면 다시 심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개원가의 어려운 현실을 잘 알고 있다. 가능하면 평점을 인정해주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김나영 의협 연수교육평가단 운영위원장

연수교육평가단이 마치 평점을 무기로 교육 기관을 규제하는 곳으로 비쳐지는 것에 대한 섭섭한 속내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소양교육 1평점' 논란이 일어나자 전화를 걸어 심한 욕설을 하신 분도 있었다. 정말 힘들다"며 "의협은 회원을 보호할 의무가 있고 평가단 역시 그런 정신을 충분히 갖고 있다. 회원이나 단체에 어떠한 패널티도 가하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특히 "평점 관리 강화는 (다나의원 사태 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사회 분위기 등에) 이끌려 가는 측면이 있다. 의협은 회원과 정부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충실히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런 부분을 감안해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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