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전 진료 나침반 '만성 심부전 진료지침' 첫 공개

심부전 진료 나침반 '만성 심부전 진료지침' 첫 공개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6.03.1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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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심장학회 심부전연구회, 4년 작업 끝에 15일 초판 발표
환자 3명 중 1명 4년 이내 사망...최적 진단·치료 가이드라인

▲ 대한심장학회 심부전연구회가 펴낸 <만성 심부전 진료지침> 초판.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과 심장질환자가 늘어나면서 심장의 펌프 기능이 떨어지면서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심부전'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혈액이 정체되면서 호흡곤란·부종·만성피로·신장 기능 저하 등을 유발하며, 반복적인 입원과 사망으로 이어진다. 환자 3명 중 1명이 4년 이내에 사망하는 '심부전'은 심장 질환의 종착역으로 불린다.

'심부전'을 효과적으로 진료, 유병률과 사망률을 낮추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만성 심부전 진료지침>이 의학계 주도로 제정됐다.

대한심장학회 심부전연구회(회장 전은석·성균관의대 순환기내과)는 15일 <만성 심부전 진료지침> 선포 기념식을 열고 초판을 공개했다.

전은석 대한심장학회 심부전연구회장은 "2000년 9만 9708명이던 심부전 환자는 2015년 12만 1159명으로 21% 증가했다"면서 "인구고령화와 식습관의 서구화와 신체활동시간 부족 등으로 심혈관질환 위험 요인이 증가하고, 최신 치료법 발달로 심장질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심부전 환자가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 실시한 '심부전 환자의 의료비 부담에 대한 다기관 연구'에 따르면 급성 심부전 환자가 1년 동안 입원하는 횟수는 1.3회이며, 의료비(외래 약값 제외)는 약 697만원인 것으로 조사돼 심장질환 중 가장 의료비가 많이드는 질환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일상 생활이 어렵고, 반복되는 입원과 높은 사망률은 물론 경제적인 부담까지 늘어나면서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이 일주일에 3∼4회 투석치료를 받아야 하는 신부전 환자에 견줄 정도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주된 입원과 사망 원인이자 심장질환 중 의료비가 가장 많이드는 질환이지만 정부와 국민은 물론 의료계에서도 심부전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제대로된 진단과 치료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전 회장은 "의료진에게 최적의 심부전 진료 방향을 제공하고, 진료의 질 개선과 진료전략을 제시하자는 취지에서 지침을 제정하게 됐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급성 심부전 지침 제정안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 전은석 대한심장학회 심부전연구회장(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이 14일 <만성 심부전 진료지침> 선포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만성 심부전 진료지침>은 18명의 제정위원회 위원을 중심으로 전국 순환기내과·심장내과·흉부외과·심장혈관내과 등 42명의 전문가가 집필진으로 참여, 4년 동안의 작업 끝에 빛을 보게 됐다.

최동주 만성 심부전 진료지침 제정위원장(서울의대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은 "이 지침은 만성 심부전 진단과 치료를 맡고 있는 의료진에게 도움을 주고, 판단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각국의 진료지침과 문헌은 물론 국내 데이터와 연구 논문을 반영했다"면서 "진료지침 제정 고문의 검토를 거치고, 대한심장학회·대한고혈압학회·대한심혈관중재학회·한국심초음파학회·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서명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지침은 ▲심부전의 정의 ▲진단 ▲약물치료 ▲비약물치료 ▲기구치료 및 수술요법으로 구성했다. 세부 지침마다 '권고 종류 기준표(COR)'에 따른 Level(A, B, C)과 Class(Ⅰ, Ⅱa, Ⅱb, Ⅲ)를 표기, 진단과 치료에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심부전 환자의 생존율 개선을 위한 약물로는 앤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앤지오텐신 수용체 길항제·앤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와 앤지오텐신 수용체 길항제 복합 투여·베타차단제·염류코르티코이드 길항제·하이드랄라진과 질산 이소소르비드 등으로 분류하고, 목적·대상 및 처방시기·처방법·환자교육·문제 해결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증상개선을 위한 이뇨제·디곡신·주사용 강심제를 비롯해 항응고약물·스타틴·이바브라딘·바소르레신 길항제·ARNI(LCZ696)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기술했으며, 좌심실 기능이 보존된 심부전 환자의 약물치료는 별도로 다뤘다.

진료지침 제정위원회는 심부전 환자의 사망률·이환율·재입원율을 낮추기 위해 전인적 관리와 다학제적 접근을 권고했다.

아울러 심부전 기능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참여가 가능한 환자에게 운동치료와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시행하고, 교육·상담과 심장재활을 시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심부전 환자의 동반질환인 심방세동·허혈성 심장질환·고혈압·당뇨병·만성 신질환·만성 폐쇄성 폐질환·빈혈·우울증·임신 등의 관리에 대해서도 다뤘다.

심율동전환 제세동기·심장재동기화 치료·좌심실의 기계적 보조장치·수술적 치료·심장이식·세포치료 등 기구치료와 수술요법도 소개했다.

최동주 진료지침 제정위원장은 "미국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는 만성 심부전 진단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심장재활프로그램에 건강보험급여를 하고 있고, 캐나다 역시 심장질환에 따른 사회적 부담 감소와 예방 관리를 위해 국가 차원의 종합 전략과 실행방안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면서 "고령화 시대의 위중한 질환인 심부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보건의료정책을 수립해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심장학회 심부전연구회는 전신에 피를 공급하는 심장의 펌프기능 이상으로 초래되는 심부전을 잘 알고, 조기 진단과 치료를 통해 건강한 심장을 유지하자는 취지에서 펌핑하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 <만성 심부전 진료지침> 제정안을 만드는데 앞장선 대한심장학회 심부전연구회 고문 및 임원진과 제정위원회 위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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