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환자 비율 남성 10배…40대 이상 여성 91%
유형 따른 치료법 제각각···정확한 검진·진단 필수
요실금은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흘러나오는 현상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요실금은 치료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질병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나온 소변으로 인해 쾌적한 생활이 어려운 것은 물론 외출과 같은 바깥 활동을 주저하며 자긍심 손상 및 자신감 결여로 이어질 수 있어 심한 경우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고통까지 따른다.
해외 논문에서도 요실금은 긴장과 불안을 유발하며 증상을 은폐하려는 중압감과 증상 노출로 인한 수치감으로 자아개념이 저하될 뿐 아니라 가족관계·가사활동·정신적 안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되고 있다. 또 이런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면 정서적 불안 반응과 우울 반응이 나타나고 계속적으로 요실금 상태가 지속되면 정서 장애나 외상성 신경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윤하나 이화의대 교수(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는 "평범한 일상을 방해하는 요실금은 매우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노화로 인한 당연한 현상으로 받아들이거나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질병이라고 여겨 병원을 찾지 않고 병을 키우는 환자가 상당수"라며 "하루에 8회 이상 소변을 보거나 소변을 잘 못 참고, 화장실로 가는 도중 소변이 나오는 경우나 기침·재채기를 할 때 소변을 본 경험이 있다면 요실금이 있다고 인지하고 빠른 시간 안에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에게 치료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성의 공공의 적 '요실금', 남성 비해 10배 이상 많고 40대 이상 여성 비율 높아
요실금은 남녀 모두가 겪을 수 있는 매우 흔한 질환이지만, 여성에서 더 흔하게 발생한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에 따르면 여성 10명 중 4명이 요실금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2015) 통해 2014년 요실금 진료인원을 성별로 비교해 보면 여성 환자(11만 4028명)가 남성(1만 79명)에 비해 약 10배 이상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30대에서 40대로 넘어갈 때 진료인원이 5배 정도 많아지고, 40대 이상의 여성이 전체 진료인원의 약 91%를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중년 여성들에게서 요실금이 유독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임신과 출산·갱년기·폐경 등으로 인해 요도와 방광 기능이 약해지고 이들을 지지하는 골반 근육이 약해지며 이로 인한 요도 폐쇄 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으로 보고된다. 특히 방광염을 자주 앓거나 현재 방광염이 있는 경우 요실금은 더 일찍 생기고 증상이 일시적으로 심해지며 만성적인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여성 요실금 유형 따라 치료법도 제각각···의사 검진 필수
요실금은 원인에 따라 복압성 요실금·절박성 요실금·두 가지 이상의 원인을 갖는 혼합성 요실금으로 크게 나뉜다. 여성 요실금의 가장 흔한 유형은 기침이나 재채기·웃음·줄넘기 등으로 갑작스럽게 복압이 증가할 때 방광의 수축 없이 소변이 나오는 '복압성 요실금'이다. 전체 요실금의 약 80∼90%에 해당하는데, 분만 후 또는 노화로 골반 근육이 약화돼 기침 등과 같은 복압이 상승할 수 있는 상황에 방광과 요도를 충분히 지지해주지 못하거나 소변이 새지 않게 막아주는 요도 괄약근이 약해져 발생한다. 이 때는 골반근육훈련과 전기자극치료와 같은 행동 요법이나 요도 뒤쪽에 끈을 걸어 요도를 지지해주는 수술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필요에 따라 약물치료를 진행한다.
요실금의 20∼30%를 차지하는 '절박성 요실금'은 소변이 마려운 순간 강하고 급작스런 요의 때문에 소변 누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소변이 몹시 급해 빨리 화장실에 가지 않으면 소변이 나와서 속옷을 적시거나 화장실에서 속옷을 내리면서 속옷이 젖는 것을 주로 경험한다. 이 때에는 방광의 용적을 늘려 배뇨 조절을 돕는 행동요법을 주로 쓰는데, 하부 요로 기능에 대한 환자 교육·수분 섭취 조절·방광 훈련·골반저근의 물리치료 등과 같은 방법이 있다. 또 상황에 따라 약물치료나 수술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윤하나 교수는 "요실금은 유형에 따라 효과적인 치료법이 다르므로 전문 의료진의 검진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간혹 요실금을 진단 받고 나면 자신감 저하나 우울감 등이 극대화되는 경우가 있으나, 막연히 걱정하기 보다는 의료진의 안내에 따라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고 올바른 배뇨 습관 및 규칙적인 운동 등 생활습관을 교정한다면 다시 일상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윤 교수는 요실금 자가 진단법으로 ▲화장실 도착 전에 소변을 흘리는 경우가 있다 ▲소변이 마렵기 시작하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마렵다 ▲소변이 자주 마려우며 참기 어렵다 ▲기침, 재채기 등을 할 때 소변을 흘린다 ▲소변을 보아도 시원하지 않다 ▲운동하거나 앉았다 일어나는 등 몸의 자세를 바꿀 때 소변을 흘린다 등을 소개하고 이 가운데 두 항목 이상 해당할 땐 요실금을 의심하고 전문의에게 진찰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요실금 예방 생활 수칙
약해진 골반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으로 기침이나 재채기, 뜀뛰기 등 복압이 증가할 때 소변을 흘리게 되는 복압성 요실금을 예방은 물론, 증상을 치료할 수 있다. 항문을 꼭 오므리고 그 상태로 10초 이상 유지하고, 오므렸던 항문을 서서히 펴고 몇 초간 쉰다. 이어서 1초 간격으로 항문을 오므렸다 폈다를 3회 연속 반복한 후 몇 초간 쉰다. 이는 하루 30회를 진행하는 것이 좋고 오전, 오후, 잠들기 전 각각 10회씩 나누어 실시하는 것도 방법이다.
건강한 방광을 갖고 있다면 정상적으로는 하루에 4~6회, 한 번의 소변량을 250~350cc 정도로 소변을 본다. 이보다 더 작은 양이나 2시간 이내 간격으로 소변을 본다면, 5분, 10분, 15분씩으로 매일 소변을 참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서 적어도 3시간에 한 번, 1회 소변량을 최소 250cc 이상을 볼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훈련을 해야 한다. 반대로 소변을 너무 참는 습관이 있다면 적어도 4시간 이내에 한 번은 볼 수 있도록 적절히 수분을 섭취하고 한 번의 소변량이 너무 많아지지 않게 400cc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소변량의 측정은 대략적으로 500cc 빈 우유 팩 등을 이용하면 쉽다. 소변이 샐 까봐 미리 화장실에 자주 가거나, 물을 덜 마시는 것은 방광 건강에 좋지 않다.
방광에 모이는 소변의 양은 섭취한 수분량과 땀으로 배출된 수분량에 따라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적당량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심한 운동을 하지 않는 가정주부의 적절한 하루 최소 수분 섭취량은 체중 1kg 당 물 20~30cc 정도다. 대개 1.5-1.8리터 정도면 충분하고, 취침 전 보다는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활동이 많은 시간에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땀을 많이 흘리지 않고, 몸을 많이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 하루에 물을 3리터 이상 마시면 오히려 콩팥의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또 변비가 심하면 소변을 자주 보게 되거나 요실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적당한 수분 보충으로 변비를 예방하는 것 또한 방법이다.
알코올 음료, 커피, 차, 카페인이 함유된 제품, 매운 음식, 신맛이 나는 주스나 과일류, 인공 감미료, 쵸콜릿, 시럽, 꿀, 설탕 등과 같이 방광을 자극하는 음식의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