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일, 천안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선보여
20~29일 천안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닥섬유를 응용한 오브제 작업으로 독보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서양화가 양태모 작가의 개인전이 10일간 열린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15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선보였던 작품들과는 다른 새로운 신작들로 구성, 대규모 전시로 기획했다.
기존 작품들에 비해 한 층 더 성숙해진 표현기법은 비단 색의 표현 뿐 만 아니라 빛의 발산을 작품에 발현한 것이 눈길을 끈다. 어떤 작품들은 언뜻보면 마치 꽃의 화석표본 같기도 하다. 단단해 보이면서도 화려하고, 매우 거칠어 보이면서도 유니크하다.
양 작가는 캔버스에 부착된 닥섬유가 꽃이나 춤과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거기에 좀 더 많은 빛·희망을 첨가하고자 했다. 그래서 알루미늄과 스테인리스 가루 소재를 재료로 작업, 캔버스에 빛을 볼 수 있게 했다. 그것을 가벼움과는 다른 성스럽고 종교적인 느낌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한다.
양 작가는 "그동안 닥섬유를 우드 평면에 꼴라쥬하거나 산업폐기물에 닥섬유를 입히는 작업을 통해 일상·노동·기억·풍경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데 천착해왔다. 단단한 우드 평면에 부착된 가녀리지만 질긴 닥섬유가 만드는 시각적 이미지나 조형성은 아름다움보다는 삶의 고통과 노동의 고단함을 위한 것이었다. 산업폐기물에 입혀진 닥섬유는 죽음이 불가능한 폐기물에 수의를 입히고 그것에게 삶과 죽음을 되돌려주려는 시도였다. 그렇기에 기존 작업에서 작품과 관객의 소통 보다 작품 자체의 정당성을 중시했다"라며 "즉 작품이 그 자체로 삶과 죽음을 갖기를, 그 자체로 존재하기를 원했다. 그래서 기존 작업은 부정적이고 어둡고 강렬했고, 감상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작품을 통한 관객과의 소통은 부차적인 문제였다. 전시는 단지 연작의 완성이나 완수로서의 의미를 가졌다고 할 수 있다"고 이전 작업들의 컨셉트를 서두에 조심스레 밝힌다.
▲ 無爲化(무위화), Mixedmedia, 가변설치, 65x95cm, 2016.
이번 작품을 대하는 양 작가의 눈길은 한층 부드러워 졌다
"이제 나는 그런 비타협적이고 고지식한 자세에서 조금 자유로워진 것 같다. 그 단계를 이제 넘어온 것 같다. 그 만큼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철저히 그 작업에 집중했다"며 "한 색이 닥섬유에 입혀지기도 했다. 기존의 설치·입체·꼴라쥬의 형식은 이번에 회화 형식으로 조금 이동했다. 닥섬유는 이제 살아있는 인간을 위한 이미지·조형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것은 꽃이거나 춤이나 음악적 리듬을 만들어내려고 한다. 기존의 닥섬유의 이미지보다 부드럽고 아름답고 심지어 겸손하다. 아마 내가 그렇게 바뀐 것 같기도 하다. 여유가 생긴 듯하다. 나무에서 뽑아낸 섬유로 나무에서 올라오는 꽃을 만들어낸 것이다"라며 한층 성찰되고 편안한 모습을 보여준다.
나무와 꽃, 닥섬유와 조형적 이미지, 색과 빛, 회화와 오브제 등등의 관계는 이번 작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번 전시작에서 좀 더 강조된 것은 비단 색의 표현만이 아니라 빛의 발산이었다.
캔버스에 부착된 닥섬유가 꽃이나 춤과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었기에 거기에 좀 더 많은 빛, 희망을 첨가하고 싶었던 양 작가…. 그래서 그는 알루미늄 가루를 캔버스에 올린 닥섬유 위에 작업 말미에 뿌렸다. 반짝이 가루의 가벼움과는 다른 성스럽고 종교적인 느낌을 표현하고자 펄 물성을 이용했다.
닥섬유라는 소재가 주는 오브제의 느낌은 이미 그 자체만으로도 고색적이며 중후하고 무겁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그 안에는 '어떤 과거의 역사'가 담겨져 있는 듯하다. 그래서 많은 작가들이 사랑하는 작업재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닥섬유를 통한 오브제작업을 주로 하는 작가 양태모는 그것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소재들을 끊임없이 연구한다. 그래서 이번 작품들의 새로운 시도와 변화가 그에게는 또 다른 자기 도전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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