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앞둔 고가항암제 "한미, 너만 바라봐!"

협상앞둔 고가항암제 "한미, 너만 바라봐!"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6.06.2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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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글로벌 신약후보 올리타 급여 과정 주목
올 하반기 올리타 배려 분위기 편승(?) 기대

손지웅 한미약품 부사장이 최근 열린 올리타 기자간담회에서 올리타의 효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 해 투여비용이 1억원을 호가하는 고가 항암제를 출시한 제약사의 급여담당자들이 한미약품이 최근 시판허가를 받은 '올리타(성분명: 울무티닙)'의 급여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올리타의 급여방식과 급여가격 책정 정도를 보고 최근 한국 정부의 고가 항암제에 대한 정책 전환 정도를 판단하겠다는 심산이다. 올리타가 한국 정부의 급여정책 변화정도를 측정하는 '바로미터'가 되는 분위기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EGFR T790M 변이를 보인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올리타를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하면서 국산 첫 글로벌 치료제로의 등극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 5월에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한국에서 시판허가를 받으면서 올리타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올리타와 비슷한 시기인 지난 5월 식약처 허가를 받은 항암제를 가진 A제약사를 비롯한 B·C·D 제약사 급여담당자들은 급여협상을 앞두고 올리타의 급여 전략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털어놨다.

A제약사의 한 급여담당자는 한 해 1억원이 넘는 비싼 항암제를 출시한 후 "'위험분담제(RSA)'를 활용한 급여방식을 고려했지만 올리타가 RSA 방식이 아닌 일반 급여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자 솔깃해졌다"고 말했다. 올리타를 일반 급여방식에 따라 급여한다면 자사의 항암제 역시 일반 급여방식으로 급여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B·C·D 제약사 급여관계자들 역시 올리타 급여방식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울리타의 급여전략을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일반 급여방식은 건강보험공단과 제약사가 말그대로 협상을 벌여 특정 치료제의 보험약값을 정하고 고시하는 방식이다. 그에 비해 RSA는 표시가격과 실제가격을 다르게 하는 일종의 '이중가격제'다.

제약사는 자신이 원하는 가격을 표시가격으로 보장받지만 보험약값은 별도로 책정해 실질적인 이익은 표시가격에 못미친다. 제약사는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급여협상을 벌일 때 한국의 상대적으로 높은 표시가격을 내세워 압박할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실질적인 부담을 줄이면서 급여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 선호되고 있다.

최근 몇년간 비싼 치료제로 급여협상에서 어려움을 겪던 '잴코리'를 비롯해 '레블리미드'·'얼비툭스'·'에볼트라'·'솔리리스' 등 10개 항암·희소질환 치료제가 '스티바' 등이 모두 RSA 방식을 통해 급여등재에 성공했다.

물론 높아지는 급여가능성에 비해 표시가격에 훨씬 못미치는 낮은 보험약값은 감수해야 한다. 제약사는 불만이지만 한국 정부의 나름 견고한 급여여부 기준을 넘기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국산 표적항암제 올리타가 식약처 허가를 받은 이후 한국 정부의 나름 견고한 급여여부 기준이 더욱 유연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신약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그 어느 국산 치료제보다 큰 올리타를 한국 정부가 배려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다.

 
울리타의 급여과정과 보험약값 책정 정도를 보면 한국 정부의 달라진 태도(?)를 가늠할 수 있지않겠느냐는 예상이다.

올리타와 비슷한 시기에 급여협상에 들어가면 올리타 배려효과에 어느정도 편승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어 보인다.

당장 보건복지부는 28일 약값 책정 개선책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날 한국에서 처음 등재한 신약 등을 우대하는 일종의 올리타 우대 정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올리타의 급여 전망에 대해 "일반방식으로 협상할지, RSA로 할지 등을 포함해 아무 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최근 밝혔다. 올리타에 대한 특별한 배려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의 이런 원론적인 입장에도 다국적 제약사의 급여협상 담당자들은 올리타의 급여과정과 책정될 보험약값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올리타 급여를 계기로 한국 정부의 고가 항암제에 대한 급여문턱이 조금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올리타에게 투사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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