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형 교수팀, 그물망 형태 전극 심장에 전기 자극 전달
심장마비 부작용 해소...심장 기능 개선에 '효과'
심부전을 치료할 수 있는 '심장 자극기'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은 김대형 서울대 교수(화학생물공학부)팀이 나노선과 고무를 소재로 한 복합체를 이용해 소프트 심장자극기를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국내 심부전 환자는 2011년 11만명에서 2015년 12만명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심부전증은 전체 환자의 약 40%가 진단 후 1년 내 사망하며, 60%는 5년내 증상악화나 급성 발작으로 사망할 만큼 치사율이 높은 실정이다.
그동안 심부전 치료를 위해 심장의 좌우 심실을 망 구조물로 감싸고 기능이 저하된 심장을 회복시키는 '심근성형술'을 실시하거나, 심장보조기를 이용해왔다. 그러나 기존 보조기는 자극의 범위가 국소로 제한돼 일부 환자만이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오히려 심장 박동을 불규칙하게해 심장마비나 부정맥 등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 교수팀이 개발한 자극기는 심장 외부를 감싸는 그물망 형태의 전극으로 심장 전체에 전기자극을 전달해 수축을 돕고, 심장 이완할때는 부드럽게 늘어나 이완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또 심장마비나 부정맥 등의 부작용을 해소하고, 심장의 운동을 보조하는 역할까지 가능하면서 심장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
김 교수팀은 고전도성 전극을 만들기 위해 은 나노선을 채택하고, 금을 도금해 은 나노선의 독성을 최소화했다. 또 심장외막을 안정적으로 감싸기 위해 은나노선들을 고무와 혼합해 구불구불하고 탄성을 가진 그물 모양의 전극을 구현했다.
자극기를 심근경색을 유발한 실험용 생쥐에 적용한 결과, 심장신호를 정확하게 읽을 수 있으며 미세한 전기 자극으로도 심장을 효과적으로 재동기화 할 수 있었다.
자극기는 기계적 특성이 심장조직과 비슷해 심장의 이완 시 전혀 무리를 주지 않았으며, 수축 시에도 심장을 도와 심실벽의 스트레스를 줄여 심장의 부하를 덜어줬다.
김대형 교수는 "앞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기존 소재를 체내 장기에도 사용이 가능한 무독성 재료로 대체하는 추가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며 "자극기가 본격적으로 활용될 경우, 심근 경색이나 심부전 치료에 도움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 의학 분야 학술지인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