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신약, 개발 어려운 이유는?

방사선 신약, 개발 어려운 이유는?

  • 박소영 기자 syp8038@daum.net
  • 승인 2016.07.20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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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암 치료 위해 임상2상 끝난 약이라면 환자 쓸 수 있어야
정치외교적 성과 위해서라도 저선량 방사선 연구 강조

▲ 강건욱 대한핵의학회 대외협력이사. ⓒ의협신문 박소영
"특정 암 전반을 타깃으로 한다면 '대박'일 것이다. 그러나 방시선기술을 활용한 신약은 '재발에 재발을 거친 말기 암 환자'라는 국소 타깃을 갖는다. 이 점에서 임상지원을 받기 어렵다."

강건욱 대한핵의학회 대외협력이사가 20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제27차 방사선의학포럼에서 "방사선기술 신약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타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특정 암 전반이 아닌 말기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수 환자군이 많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항암제만큼 큰 시장이 안 되는 이유가 방사선분야에선 맞춤형 치료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이뤄져야 제약사들이 몇천억원이 드는 임상시험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적은 환자군을 갖고 있는 희귀암의 경우 큰 회사들이 뛰어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 이사는 "독일의 경우 연간 1000명 이하의 환자라면 임상시험 없이도 의사가 환자에게 처방을 내릴 수 있다. 미국은 의사 권한 하에 임상2상이 끝난 약을 처방할 수 있다"며 "국내에서도 임상2상이 끝난 약을 환자에게 쓸 수 있으나 활성화돼 있지 않다. 식약처와 미래부는 이 제도를 활성화해야 하며, 희귀암의 경우 임상2상에 스폰서가 붙지 않았다면 정부나 원자력의학원에서 이를 보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임상3상을 진행해 제약사가 대량시판을 할 수 있도록 하면 작은 벤처들도 신약개발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환자 치료와 신약개발 산업의 육성이라는 선순환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인규 방사선생명과학회장은 "정치외교적 성과달성을 위해서라도 저선량 방사선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특히 "방사선기술에 특화된 신약개발에 집중할 것"을 요구했다.

▲ 김인규 방사선생명과학회장. ⓒ의협신문 박소영
김 회장은 "방사선이나 원자력 연구의 가장 큰 문제는 저선량"이라며 "저선량과 관련된 연구는 성과창출 자체가 쉽지 않다. 그러나 정치적, 외교적 관점에서 저선량 방사선 연구는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한 예로 그는 "일본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우리나라 정부가 취한 수산물 수입 규제가 불합리하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당시 일본은 세슘만 검사해서 수출하겠다고 했지만 우리나라는 다른 물질의 검출정보도 같이 보내라고 요구했다"며 "정치외교적 관점에서 왜 이러한 자료들을 보내야 하는지의 당위성 즉, 방사능의 구체적인 영향력에 대한 근거가 필요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이러한 점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상연구도 중요하지만 기초연구도 활발해야 한다. 막연하게 실용화 가능성이 있다는 게 아닌, 구체적인 프로젝트의 수행방향을 다듬어야 한다"며 "신약개발도 중요하지만 방사선 의학 분야에서는 어떤 쪽의 신약개발에 특화할 것이냐에 집중할 때"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원자력 및 방사선 분야의 국가상위계획인 제5차 원자력진흥종합계획과 제2차 방사선진흥계획을 올해 말 공표할 계획이다. 방사선기술을 이용한 치료기술 개발과 신약산업 등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있으나, 방사선분야 R&D는 아직 기술역량과 산업생태계가 취약하고 연구개발 성과가 미흡하다는 평가다. 이로 인해 R&D재원 축소와 일몰사업 적용 등의 위기에 몰려있어 가시적인 성과 창출에 대한 요청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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