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수술 시장 커지자 개발 붐…'독점' 깨질듯

로봇수술 시장 커지자 개발 붐…'독점' 깨질듯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6.08.1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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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레보아이' 임상시험…상용화 기대
미국·캐나다·일본 등 개발 경쟁

 

로봇수술 기기의 독점이 깨질 것으로 보인다. 로봇수술은 그동안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독주체제로 이어져왔지만, 앞으로는 경쟁체제를 기대해볼만 하다. 다빈치 로봇에 버금가는 새로운 로봇이 개발중이거나, 이미 개발을 완료해 허가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빈치 로봇수술은 전세계에서 2014년 한해동안 57만건, 국내에서 8840건이 시행됐다. 로봇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17억 달러에 그쳤던 세계 의료로봇시장은 연간 16%대의 성장을 기록하며 오는 2018년에는 37억달러(약 4조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로봇수술이 성장하면서 기업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 수술용 로봇 개발 '적극'…FDA 허가 준비 등 다양

전세계에서 미국이 수술용 로봇을 개발하는데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트랜스엔터릭스'는 지난 2006년에 설립하면서부터 다빈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수술 시스템과 수술용 로봇을 꾸준히 연구하며, 최근에는 '알프-엑스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다빈치의 단점을 보완해 의사 시선대로 카메라가 움직일 수 있으며, 햅틱 반응 센서를 탑재해 촉감을 구별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이 제품은 2017년 시장진입을 목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준비 중에 있다.

미국에서는 구글이 글로벌헬스케어 업체인 존슨앤존슨과 손을 잡고 수술용 로봇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구글은 2015년 12월 존슨앤존슨의 의료기기 자회사인 에티콘과 합작으로 '버브서지컬'이라는 의료 로봇 회사를 설립하며,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버브서지컬이 개발중인 수술용 로봇은 기존 제품의 20% 크기인 소형 제품으로, 환자에게 보다 근접해서 로봇 수술을 할 수 있다. 또 구글이 보유하고 있는 '기계학습' 기술이 탑재되면서, 의사가 집도한 수술용 영상과 이미지를 활용해 바람직한 로봇수술법 제안이 이뤄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구글 관계자는 "수술 전 과정이 디지털화되고, 머신러닝과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적용하면서 수술하는데 보다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의료기기업체 메드트로닉은 3년전인 2013년도부터 로봇 수술 플랫폼 개발에 돌입했다. 2018년 출시를 목표로 메드트로닉 독일에서는 로봇 팔을, 메사추세츠 주 캠브릿지에서는 소프트웨어, 코네티컷 주 노스 해븐에서는 기타 재료들에 집중 개발하고 있으며 150여명의 직원이 투입된 상태다.

메드트로닉의 수술용 로봇은 결장·흉부 등의 시술이 핵심 분야가 될 것이며, 메디트로닉이 인수한 코비디엔의 로봇 수술 장비를 편입시켜 추가로 개발중에 있다.

미국 국립아동병원 연구팀과 존스홉킨스대는 부드러운 조직을 자율적으로 봉합하는 로봇 '스타'를 개발하기도 했다. 스타는 8개 관절로 이뤄진 로봇팔과 조직을 꿰맬 수 있는 자동화된 봉합도구, 근육과 수축과 이완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 등으로 구성됐다.

스타 개발자는 "지금까지 의료계에서는 부드러운 조직은 힘을 가하면 쉽게 변형되고, 움직이거나 미끈거리기 때문에 자율로봇을 통한 수술을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새롭게 개발됐고, 동물을 대상으로 했을때 외과 전문의 이상으로 균일하고 정확한 봉합 결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스타는 기술적으로 보완을 하고, 향후 인간을 대상으로 한 수술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캐나다에서도 수술 로봇 개발에 뛰어들었다. 캐나다의 '타이탄메디컬'은 3D시스템을 장착한 단일공 수술로봇 '스포트'를 개발했다. 현재 FDA의 승인을 기다리며 2017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정부차원 수술로봇 개발 진행…다빈치와 차별화

산업용 로봇기술에서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는 일본은 정부에서 수술용 로봇 개발에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일본은 국산 의료기기 개발 강화정책으로 수술로봇·영상진단장치 등 5가지 중점 분야를 선정하면서, 수술 로봇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은 기존 디빈치가 경성 내시경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자유롭게 구부러져 체내 구석까지 수술이 가능한 '연성 내시경'을 사용한 수술 로봇을 올해 말까지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또 일본의 시스멕스와 가와사키중공업은 2013년 합작회사 '메디카로이드'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제품 개발에 돌입했다. 성능이나 비용면에서 다빈치보다 우위의 제품을 개발해 수술에 혁신을 줄 수 있는 로봇으로 2019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2008년부터 정부 투자…'레보아이' 임상 돌입

국내에서도 국산 수술용 로봇 개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로봇수술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2008년부터 지식경제부가 정형외과 관절치환수술 로봇 국산화에 5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이밖에 전남대학교 로봇연구소의 '혈관치료 마이크로 로봇'에 130억원, 고영테크놀러지의 '이비인후과·신경외과 수술로봇'에 130억원 등을 지원했다. 서울아산병원의 '영상유도 중재시술 로봇'과 현대중공업의 '근골격계 복구 수술 로봇', 가톨릭병원의 '안과 미세수술 로봇'도 연구 중에 있다.

특히 미래컴퍼니가 개발 중인 수술 로봇이 가장 먼저 실용화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컴퍼니의 최소침습 복강경 수술 로봇 '레보아이'는 다빈치와 유사한 제품으로 환자의 몸에 최소한의 절개를 한 후 수술용 카메라와 로봇팔을 삽입해 3차원 영상을 보며 의사가 수술을 하는 시스템이다.

레보아이는 동물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임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승인 받았으며, 세브란스병원과 함께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세브란스병원은 국산 수술용 로봇을 이용해 담낭절제술과 전립선 절제술을 진행중에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의료계·업체 "로봇 경쟁체제 긍정적…서비스 경쟁 기대"

이런 변화에 대해 의료계와 업체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그동안 수술 로봇에 대한 개발 열망은 있어왔으나, 여러가지 기술적 한계로 인해 실현되지 못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달라졌다. 많은 업체들이 다빈치를 따라갈 정도의 기술을 선보이며 FDA허가를 기다리고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빈치의 특허도 올해 상당수가 만료되는 만큼, 새로운 업체들의 진입장벽이 낮아질 전망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독점공급에서 경쟁자가 늘게되면 서비스는 나아질 것이고 문제로 지적된 가격도 내려가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업체 관계자는 "다양한 수술로봇 제품으로 더 많은 로봇수술법이 개발될 수 있다"며 "수술로봇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게 증가하는 만큼,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허가가 나온다면 수입대체 효과도 클 것이다. 수술로봇시장의 판도는 새롭게 바뀌게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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