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형 교수, "성과 바탕 급여방식 고민할 때"
항PD-L1 10% 이상만 급여?...한계 있다
"'항PD-L1 반응률 10% 이상'을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의 급여기준으로 선정한 것은 작위적인 면이 있다."
대표적인 폐암치료 전문가 강진형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대한항암요법연구회장)가 면역항암제 옵디보의 비소세포폐암 치료 급여기준을 '항PD-L1 반응률 10%'이상인 환자로 제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작위적인 면이 있다"며 10일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심평원 암질환심의위원회는 최근 옵디보 급여기준을 '항PD-L1 반응률 10% 이상'인 환자로 제한하는 안을 결정해 심평원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평원은 질환심의위원회의 결정을 근거로 늦어도 내년 초 제약사와 급여협상을 벌여 급여여부와 급여기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강 교수는 옵디보의 급여기준을 '항PD-L1 반응률 10% 이상'으로 제한한 것은 두 가지 면에서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먼저 옵디보의 대표적인 임상시험 'Check-Mate 057'를 보면 '항PD-L1 반응률 10% 이상'인 환자의 '전체 생존율(OS)'이나 '무진행 생존기간(PFS)', 반응률(ORR)'이 항PD-L1 반응률과 상관없이 투여한 환자군보다 좋은 효과를 보인다.
문제는 옵디보 관련 모든 임상시험을 항PD-L1 반응률과 상관없이 설계한 것이라 항PD-L1 반응률에 따른 데이터가 모두 후향분석이라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후향적으로 특정 항PD-L1 반응률에 따라 분류한 데이터는 때때로 일관되지 않은 결과를 보이기도 한다.
'Check-Mate 017'을 보면 항PD-L1 반응률이 5% 이상인 환자군의 PFS가 4.8개월로 항PD-L1 반응률 10% 이상인 환자군 3.7개월보다 긴 것으로 나타난다. 항PD-L1 반응률이 높아질수록 좋은 약효를 보이는 경향성이 뒤집힌 셈이다.
왜 1%, 5%가 아닌 10% 이상을 급여기준으로 했냐는 질문에 의학적으로 대답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Check-Mate 057'을 보면 항PD-L1이 1%나 5%, 10%이상일 때 반응률(ORR)이 각각 31%, 36%, 37%로 차이가 크지 않다. 심지어 PFS는 5%나 10% 이상일 때 각각 5.0개월로 같다. 의학적으로 급여기준이 '1%나 5%가 아니라, 왜 10% 이상이냐?'고 묻는다면 애매한 상황에 처한다.
강 교수는 "급여기준이란 재정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한계를 감안한 고육지책으로 이해는 하지만 의학적으로 보면 작위적인 면이 있다"고 말했다.
옵디보의 경우 항PD-L1을 급여기준으로 삼기보다 대안으로 "성과를 바탕으로 한 급여방식 적용이 필요하다"고도 밝혔다.
옵디보를 비롯해 면역항암제는 최소 두달 정도 투여하면 효과를 볼 수 있는지 예측할 수 있는 만큼 효과가 있는 환자는 급여하고 효과가 없는 환자는 정부와 제약사가 약속한 원칙에 따라 비용을 부담하는 '성과급여' 방식을 적용하자는 제안이다.
일부 폐암 전문가들도 일단 써보고 급여하는 성과급여 방식의 필요성을 제안한 바 있다.
이미 성과급여방식은 몇몇 희소난치성 질환의 경우 적용되고 있다.
일부 폐암 전문가들의 옵디보에 대한 성과급여 적용 제안에 급여기준 결정권을 가진 심평원 등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