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대관 담당 임원 메디톡스에 1일부터 근무
균주논란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갈등 더 깊어지나?
전쟁 도중 아군 장수가 적군으로 넘어가 적장이 됐다. 장수를 빼앗긴 측은 황망할 따름이다. 장수를 데려간 측은 상대편의 전략과 향후 대응방안 등을 훤히 들여다 보면서 전투에 임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상황이 제약업계에서 벌어져 화제다. 대웅제약의 전직 임원 J씨가 이달 1일부터 보툴리눔 톡신을 생산하는 메디톡스의 홍보·대관담당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J씨는 지난 9월 대웅제약을 퇴사했다.
J씨의 메디톡스 입사가 화제인 이유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지난 달부터 대웅제약의 보툴리툼 톡신 '나보타' 균주 출처를 두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를 출시한 2014년부터 보툴리눔 톡신과 관련된 이슈가 나올때마다 나보타의 균추 출처가 명확하지 않다며 균주 출처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출처가 불분명하다보니 해외 시장에서 한국산 보툴리눔 톡신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고 보툴리눔 톡신의 국내 취득 과정을 파악해야 톡신 생산은 물론 안전관리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내심 메디톡스 균주를 불법적인 방법으로 가져간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 역시 메디톡스가 본격적으로 균주출처를 요구한 이래 한달여 동안 아무도 문제삼지않는 대웅제약의 회사 정보를 왜 밝혀야 하냐며 메디톡스의 의도가 무엇인지 반문하고 있다.
한달여 동안 지루한 진지전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임원 J씨의 메디톡스 입사소식은 새로운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임원 J씨는 대웅제약에서 27년 동안 제약사의 핵심이자 민감한 업무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 약가업무와 대관·홍보파트를 도맡은 '대웅맨'으로 통한다. 적지않은 내부 정보와 대웅제약의 일처리 방식을 누구보다 잘알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J씨가 메디톡스에서 맡은 역할 역시 대관과 홍보다.
J씨의 메디톡스 입사에 일단 대웅제약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법적 대응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까지 나왔다는 후문이다.
메디톡스와의 균주출처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J씨의 메디톡스 입사로 양측의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7년간 대웅을 위해 일한 J씨가 미련없이 메디톡스로 넘어갈 만큼 직원관리 등에 아쉬움이 있는 것 아니냐'는 내부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