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포 염증 반응 저하 및 인슐린 저항성 개선'이 핵심 기전 입증
임수·오태정 교수팀, 세계 최초 확인...한국 의학수준 위상 끌어 올려
당뇨병치료제인 SGLT2 억제제가 심혈관 보호 효과를 어떤 기전으로 보이는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이 없었는데,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원인기전을 규명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번 연구결과는 우리나라의 의학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발표한 한국인 당뇨병 역학 데이터(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16)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13.7%로 나타났다.
특히 예비 당뇨병 환자군인 당뇨병 전단계 해당 인구는 25%로, 앞으로 당뇨병이 한국인의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당뇨병이 무서운 이유는 심근경색·뇌졸중과 같은 심혈관질환의 발생 및 사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30년 동안 수많은 연구를 통해 이러한 합병증을 줄이기 위한 시도가 있어 왔지만, 심혈관질환을 직접적으로 줄였다는 결과는 없었다.
다행히 가장 최근에 나온 SGLT2 억제제가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률을 감소시킨다고 보고된 바 있는데, SGLT2 억제제는 신장에 존재하는 단백질인 SGLT2(나트륨 포도당 공동 수송체 2)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과다하게 흡수된 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시켜 혈당을 조절하게 한다.
이러한 SGLT2 억제제에 대해서 2015년 보고된 심혈관 안전성 입증 연구에 따르면, SGLT2 억제제인 '엠파글리플로진'이 복합적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을 14% 줄였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는 학계 뿐만 아니라 당뇨병 환자들에게도 희망적인 소식이었지만 어떠한 기전으로 SGLT2 억제제가 심혈관 보호 효과 및 사망률 감소 효과를 보이는 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답이 없었다.
이에 임수·오태정 서울의대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연구팀은 SGLT2 억제제의 심혈관 보호 효과의 원인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논문을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총 네 군으로 그룹을 나눈 뒤, 두 군은 SGLT2 억제제인 엠파글리플로진 저용량(1mg/kg)과 고용량(3mg/kg)을 투여, 비교군으로 기존의 당뇨병약제인 설폰요소제(0.1mg/kg)를 투여했고, 마지막 대조군에는 생리식염수를 투여했다.
각 약물을 8주 간 투여한 후에 대동맥을 적출해 동맥경화 정도를 비교한 결과, 대조군과 설폰요소제 군에 비해서 엠파글리플로진을 투여한 군에서 동맥경화가 25% 감소함을 확인했다.(그림 1)
나아가 지방세포 내 염증반응을 확인한 결과 동맥경화와 직결되는 특이적인 왕관구조가 생리식염수를 투여한 대조군과 설폰요소제군에서는 존재했지만, 엠파글리플로진 투여 군에서는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했다.(그림 2)
결과적으로 엠파글리플로진이 지방세포의 크기를 감소시키고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지방세포의 염증 반응을 저하, 여기에 인슐린 저항성 개선을 이뤄 심혈관질환인 동맥경화를 보호하는 데에 핵심적인 기전임을 입증한 것.
임수 교수는 "최근 발표된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SGLT2 억제제인 엠파글리플로진이 심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률을 낮추는 결과를 보고했지만, 그 기전을 설명하는 후속 연구는 없었다"며 "국내에서 행해진 본 연구가 SGLT2 억제제의 심혈관 보호 효과에 대한 기전을 입증했다는 점에 임상적 의의가 있고, 더불어 한국의 의학 수준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새로운 당뇨병 약제의 심혈관 보호 효과를 세계 최초로 규명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제적 과학 저널인 <당뇨병지(Diabetologia)> 인터넷 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