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장' 부과체계 개편에 전자건보증 '오리무중'

'늑장' 부과체계 개편에 전자건보증 '오리무중'

  • 박소영 기자 syp8038@daum.net
  • 승인 2017.02.2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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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전자건보증추진팀까지 꾸렸지만 1년 넘게 제자리
부과체계 개편 지연에 발목 잡혀...도용·편법 재정누수 심각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전자 건강보험증 도입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시선이 온통 부과체계 개편에만 쏠려있어 전자건보증은 1년 넘게 미뤄지는 모양새다. 문제는 건보증 편법 이용·도용으로 줄줄 새는 건보재정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다.

지난 15일 건보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2017년 주요 업무보고에는 'ICT를 활용한 전자건보증 사업'도 포함돼 있다.

건보공단은 '정부와 전문가, 시민단체 등과 사회적 논의를 거칠 것이며, 업무재설계(BPR) 및 정보화전략계획(ISP)을 바탕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세부내용도 기재했다. 그러나 이는 정례적인 보고차원일 뿐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매번 주요 업무추진 보고 때마다 전자건보증 사업도 들어갔었다"라며 계속해서 미뤄지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전자건보증은 건보공단 단독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복지부의 의지가 필요한 사업"이라며 "그러나 전자건보증을 담당하는 복지부 담당자가 부과체계 개편도 함께 맡고 있다. 부과체계 개편이 워낙에 시급한 사안이라 전자건보증은 시작도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말 부과체계 개편이 마무리되는 듯해 올해는 전자건보증 추진도 이뤄질 것 같았다. 그러나 개편이 계속 미뤄져, 2월 15일에야 개선안이 발표됐다. 전자건보증은 언제 시작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건보공단은 현재 건보증은 본인확인 기능이 미흡해 대여 및 도용이 발생한다며 재정누수 방지와 감염병 대응, 응급환자 골든타입 확보 등을 위해 전자건보증이 필요하다고 계속해서 주장해왔다.

실제로 외국인 건보증 대여 및 도용은 심각한 수준이다. 2016년 국감 당시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이 건보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편법이용 건수는 2013년 14만 5207건에서 2015년 16만 1722건으로 증가했다. 이용 금액 역시 33억 8300만원에서 41억 1200만원으로 대폭 늘었다.

건보증 대여 및 도용은 2013년 1만 97건에서 2015년 1만 6251건으로 늘어났으며, 자격상실 후 부정수급은 2013년 13만 5110건에서 2015년 14만 5471건으로 늘었다. 편법이용 미환수 금액도 2013년 18억 400만원에서 2015년 26억 2900만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부과체계 개편이 상반기 중 마무리된다 해도 하반기 추진을 담보할 수 없다. 벌써 1년이 넘도록 추진 검토만 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성상철 건보공단 이사장의 임기가 올해 말로 끝나는 가운데, 성 이사장이 그간 역점사업으로 강조해온 전자건보증이 임기 전에 시범사업이나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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