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사무장병원 부당이득 10년까지 환수 가능"

법원 "사무장병원 부당이득 10년까지 환수 가능"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7.03.11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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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요양기관 아님에도 급여비 받아...5억 440만 원 환수 정당"
민법상 부당이득 징수권 소멸시효 10년..."신뢰 이익 침해 아니다"

▲ 서울고등법원
의료인이 아닌 자에게 의사 명의를 빌려줘 의료기관을 개설한 소위 사무장병원에 대한 부당이득 환수 기간은 10년 이내까지 가능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제2행정부는 A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 소송(2016누49701)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의료인이 아닌 B씨는 2009년 5월경 의사 A씨의 명의로 C의원을 개설, 인적·물적·시설·재정 관리는 물론 환자 유치·수익 배분 등 업무를 주도적으로 처리했다.

A씨는 매월 1000만 원의 급여를 받기로 하고 C의원에서 진료 업무를 했다.

B씨는 2009년 7∼12월 10일경까지 약 6개월 동안 신장투석 환자들에게 매월 보조금 명목으로 10만 원∼40만 원을 지급하는 등 영리 목적으로 금품을 제공하면서 환자 유인 행위를 하기도 했다.

A씨는 2010년 5월 31일 의정부지방검찰청 검사로부터 2009년 5월 12일경부터 2009년 12월 15일경까지 의료기관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자에게 고용돼 의료행위를 했다는 의료법 위반 피의사실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사무장 B씨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 2012년 2월 21일 의정부지방법원(2010고정1197)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5년 8월 20일과 2015년 9월 2일 A씨에 대해 의료법 제33조 제2항(의료기관 개설)을 위반해 의료기관을 개설하고, 요양급여비용을 청구·수령했다는 사유로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부당이득의 징수)에 따라 2009년 5∼12월까지 요양급여비용 중 본인부담금 5075만 원과 공단부담금 4억 5365만 원을 각각 환수한다고 통보했다.

A씨는 2009년 9월경 B씨로부터 원고 명의의 통장을 회수하고, 요양급여비용을 전적으로 관리하면서 C의원 운영에 관여하는 것을 차단했으므로 최소한 그때부터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할 수 없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불기소처분 후 6년이나 지난 시점에 고액의 환수처분을 한  것은 신뢰 이익에 반한다고 항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사무장병원의 경우나 의료기관 복수개설 그지 규정에 위반돼 설립된 이른바 네트워크병원은 모두 개설허가에 위법이 있는 경우"라면서 "이들은 동일하게 요양급여 환수처분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주장하지만 의료기관 복수개설 금지 규정에 대한 위반행위와 사무장병원의 개설·운영행위가 갖는 위법성의 정도나 의료질서 혼란, 국민건강상 우려되는 위해 등 사회적 해악의 정도를 동등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은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없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1심(서울행정법원 2015구합75367. 2016년 6월 2일 선고)에서는 "원고가 2009년 9월 중순경 B씨로부터 자신 명의 통장을 회수했거나 2009년 11월 19일 D씨에게 C의원을 양도하는 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사정만으로는 B씨의 의료기관 개설·운영 행위와 단절되는 새로운 개설·운영 행위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C의원은 의료법을 위반해 개설한 의료기관이고,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없는 요양기관에 해당하므로 건보공단이 요양급여비용을 징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는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을 쓴 사람 또는 요양기관에 제재를 하기 위해 규정된 것이라기 보다는 부당한 방법으로 얻은 재산적 이익을 환수함으로써 불공정을 시정하고, 재정의 손실을 원상태로 보전하기 위한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액을 징수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징수권 소멸시효 기간에 대해서도 "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가 정한 부당이득금 징수권의 소멸시효 기간은 민법 제162조 1항에 따라 10년(2004두7467. 2006년 11월 9일 선고)"이라며 "이 사건 처분이 이 기간 내에 이루어진 이상 신뢰 이익을 과도하게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고법 판결에 불복한 A씨는 대법원에 상고(2017두36205), 최종판결을 받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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