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별 R&D 일부 지원으로 세계적 경쟁 어려워
황휘 회장 "M&A 인센티브 등으로 기업 이끌어야...의사 관심 필요"
국내 의료기기산업이 세계 7대 강국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기산업의 규모를 늘리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황휘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장은 최근 <의협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국내 의료기기산업은 매년 10% 성장하며, 전세계 시장에서 9위까지 올랐다"며 "앞으로 의료기기 시장은 신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의료기기산업 규모는 제약산업의 5분의 1 정도로 작다. 해외로 수출하는 의료기기 품목은 3조원 가까이 되지만, 초음파장비나 레이저·렌즈 등 일부 품목에 국한돼 있는 실정이다.
황 회장은 "의료기기산업이 자동차나 디스플레이·제약산업 처럼 국민의 성원을 받고 정부의 지지를 이끌기 위해서는 규모를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며 "지금보다 3~4배 이상 커지고, 50조원 규모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나 반도체 산업 등은 한국에 원천기술은 없지만, 외국 기술을 도입해 오히려 한국이 더 발전시켜 앞서가고 있다. 이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빠른시간안에 발전할 수 있었다.
중국 의료기기시장 역시, 과거에는 저가 제품만을 생산해왔지만 중국 정부의 적극 지원으로 글로벌 의료기기업체 GE헬스케어·필립스·지멘스 등에 못지 않게 경쟁력을 갖추고 발전하고 있다.
황 회장은 "한국의 첨단의료기기 비중은 아직 낮다. 수출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며 "의료기기 시장도 이제는 정부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산업으로 일궈 나가야 할때"라고 말했다.
기업 스스로 발전하기 보다는 한국이라는 공동운명체로서 민간기업을 도와주고 끌어줄때 세계적으로 경쟁력있는 업체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국내 의료기기 기업이 글로벌기업을 인수하는데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의 인센티브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수많은 기업과 M&A를 통해 발전하고 있다"며 "그러나 한국은 M&A에 소극적이다. M&A를 활발하게 해나갈 수 있도록 정부에서 재정적 지원과 세제혜택 등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면, 국내 의료기기산업이 발전하는데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금처럼 정부의 각 부처별로 R&D 자금을 일부 지원하는 것만으로 의료기기산업이 결코 발전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일부의 지원으로 신성장동력산업으로 나아갈 수 없다"며 "정부가 독려하고 인센티브를 주면서 기업이 적극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해 의사의 관심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의료기기협회는 지난해부터 '의료기기산업대상'을 제정해, 의료기기 개발 및 상용화에 이바지한 의료인을 시상하고 있다.
그는 "임상적 경험과 아이디어가 풍부한 의료인에게 의료기기 개발의 관심과 참여를 높여 의료기기의 국산화에 도움이 되고자 마련했다"며 "의료기기 개발하는 의료인을 적극 발굴해 세계적인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의료기기 산업대상의 인력풀을 이용해 정부의 R&D 지원도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며 "정부의 지원과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의사가 함께할 때 의료기기산업은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