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기획위, 선정작업 사실상 마무리...치매국가책임제 '확실'
실손보험 반사이익 환수·비급여 급여화...복지부 위상 강화 '유력'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이하 국정기획위)의 국정 운영 5개년 계획과 국정 100대 과제에 대한 선정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보건의료정책의 포함 여부와 우선순위에 대해 의료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정기획위는 26일 제6차 전체회의를 열어, 문 대통령에게 국정 운영 5개년 계획과 국정 100대 과제를 최종 보고하기 위한 마무리 점검을 했다. 이에 5개년 계획과 국정과제에 어떤 보건의료 관련 정책이 얼마나 포함됐고, 또한 정책 시행 중요도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지금까지 국정기획위에서 언급한 보건의료정책 관련 발언들을 근거로 주요 국정과제에 포함될 보건의료정책들을 추론해보면, 가장 우선시되는 정책은 치매국가책임제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보건의료 핵심공약으로 치매국가책임제를 내세웠고, 당선 후에는 치매 관련 시설을 방문해 조속한 시일 내에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추가경정예산에 2023억원의 치매 관련 예산을 편성해 국회에 보고한 상태다.
여당 의원들도 앞을 다퉈 국회에서 치매국가책임제 시행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제도 시행을 위한 점검과 준비에 착수했다.
국정기획위는 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의 부분적 통합과 건보 보장성 강화로 인한 실손의료보험의 반사이익분을 환수하는 방안도 마련하라고 보건복지부에 주문했다. 이를 위해 두 보험을 연계 관리하는 법안을 연내에 제정하고, 보건복지부와 금융감독위원회 등 범부처가 참여하는 정책 협의체도 구성할 계획이다.
특히 민간보험회사들의 상품 개발 시 보건복지부와의 사전협의를 의무화하고, 정책 협의체를 통해 실손의료보험의 반사이익분을 산정하고 환수할 방법을 모색하도록 할 방침이어서, 보건복지부의 민간의료보험에 대한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국정기획위는 "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 정책을 연계해 실손 보험료 인하를 유도하고, 국민 의료비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대적인 비급여의 급여화 작업도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김성주 국정기획위 자문단장은 최근 "국민 상당수가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에 가입돼 있지만, 막상 병원에 가보면 정작 혜택을 받지 못하는 비급여 항목이 많다. 이를 전면적으로 급여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새 정부의 궁극적인 목표는 건강보험 비급여의 급여화를 통해 보장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이번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연계 관리도 그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건보 보장성을 강화하면서 국민 의료비 부담은 줄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보건복지부의 책임과 권한도 강화될 전망이다. 정부 부처 중 예산 규모가 세 번째로 큰 보건복지부지만 그간 예산 확보를 위한 기획재정부와의 협의에서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국정기획위는 그간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 중심의 정책 운용이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며 예산 편성 주도권을 경제부처 이외 부처에 상당 부분 이관할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김성주 국정기획위 자문단장은 "지금까지 기재부가 최상위 기구로 예산을 정하고 배분하면서 폐해가 컸다"며 "톱-다운(Top-down) 방식의 예산 편성을 보텀-업(Bottom-up)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각 부처의 예산 총액을 기획재정부가 통제하던 시스템을 개선해, 부처별 예산 편성 자율성을 일정 부분 높이겠다는 의미다.
공공의료 위상 강화를 위한 각종 정책도 우선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과정부터 의료의 보장성과 공공성 강화를 역설해왔다.
김연명 국정기획위 사회분과위원장은 최근 '지역별 의료 공공인프라 간담회'에서 "공공의료 역할을 강화하고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지난 정부에서 진주의료원 사태 때문에 많은 국민이 불안해했다. 이번 정부에서는 공공의료의 중추인 지방의료원 역할 강화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면서 "진주의료원 사태에서 나타난 여론은 착한 적자 중인 지방의료원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확인케 했다"며 "의료의 공공성 강화라는 새 정부 정책 기조도 마찬가지"라고 확인했다.
한편 이외에도 문 대통령과 여당은 대선 과정에서 많은 보건의료정책을 공약했다.
주요 보건의료공약을 살펴보면 ▲일차의료특별법 추진 ▲의료전달체계 개편 ▲적정수가-적정급여-적정부담 실현 ▲의원 중심 만성질환 관리체계 강화 ▲대형병원 외래진료 축소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실시 ▲약가 결정구조 개선 ▲복수차관제를 도입 및 질병관리본부의 처 승격 ▲민간의료기관의 공공적 역할 확대 및 지원 등이다.